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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한미 FTA, 중산층 붕괴 초래” | ||
[이코노믹리뷰 2006-06-16 08:36] | ||
● Book 낯선 식민지, 한미 FTA | 이해영/ 메이데이 한미 FTA 옹호논리를 반박한 학술서. 저자는 FTA가 대미종속 심화, 성장 잠재력 약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주장한다. 제목부터가 도발적이다. 1980년대 사회구성체 논쟁에서나 등장할 법한 ‘식민지’라는 단어가 눈길을 끈다.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저자의 시각을 한눈에 가늠할 수 있다. FTA야말로 두 나라가 이득을 취할 수 있는 상생(相生)의 길이라고들 하는 데, 저자는 왜 ‘삐딱한’ 시선을 보내는 것일까. 저자인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의 주장은 크게 세 갈래다. 우선 한미 FTA가 우리 경제를 미국의 초국적 자본에 예속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것. 그는 빗장을 대거 풀게 되는 국내 서비스나 농업 부문이 세계적 경쟁력을 자랑하는 미국 기업의 공세를 견뎌낼 수 있을 지에 대해 회의적이다. 특히 외환 위기 이후 규제 장벽을 낮춘 국내 금융시장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개방은 국민 경제의 성장 잠재력 약화, 국부 유출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이 교수가 이번 자유무역협정을 사실상 한미 두 나라의 수직적 경제 통합 협정이 될 것으로 단언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협정이 양극화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도 저자가 보기에는 논리의 비약이다. FTA 체결이 수출과 고용 증가라는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정부 주장은 검증을 거치지 않은 가설에 불과하다. 수년째 한국경제를 괴롭히는 고용 없는 성장의 추세가 FTA 협정 체결로 바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 특히 법률·회계 등 세계 최고 경쟁력을 자랑하는 미국의 서비스 기업의 진출이 활발해져도 전체적인 고용증대가 아니라, 소수의 국내 고급 인력들의 고용을 늘리는 데 그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양국간 교역량 및 수출 증가 등 가시적 성과를 배제할 수는 없다지만, 치러야 할 대가가 너무 크다는 것. 이 교수는 무엇보다, 우리 국민들의 후생 수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중요한 협정이 충분한 사전 논의 과정을 생략하고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낸다. 그가 이번 ‘자유무역 협정’의 성격을 고도로 정치적이라고 보는 배경이기도 하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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