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생각나서
걍 갑자기 생각나서 하는 포스팅. 뭐 언젠 안그랬냐만은...
총선후보들의 선전물에서 학력과 학벌의 기재를 하지 말자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긍정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일장일단이라는 것이 있겠지만, 어쨌든 이런 논의가 앞으로 광범위하게 펼쳐졌으면 좋겠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면 왜 대학이라는 것에 그렇게 목을 매달고 살아야 하는지 궁금해진다. 왜 그럴까? 우째 이런 일이??
사회생활로 흔히 이야기되는 직장생활을 위해 대학을 나와야 할까?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직업 중에 대학을 나와야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될까?
한국고용정보원이 분류하고 있는 직업의 종류는 직업명에 따른 분류만으로 무려 10,000종이 넘는다. 이 10,000종이 넘는 직업 중 반드시, 기필코, 무조건 대학을 나와야 수행할 수 있는 직업은 몇 개나 될까?
예컨대 연구직의 경우 고도의 지식집중적 작업을 해야하는 사람들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연구보조자 같은 기능직은 과연 대학을 나와야 할까? 최근 환경미화원을 뽑는데에도 대졸자가 몰려들었다는데, 과연 환경미화원에게 대학교육 이상의 고등교육이 반드시 필요한 걸까?
한국에서는 박사 부모를 둔 배관공 아들은 있을 수 없는 일인지 모르겠다. 아마 집안망신이라고 "호적에서 파"버릴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게 왜 문제가 될까?
배움에 목말라 하는 것은 어찌보면 인지상정이다. 그러나 배움 그 자체가 아니라 학력과 학벌이 목적이 되어버리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이런 본말전도의 사회를 살아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본말전도의 문제를 고민하기 보다는 어떻게 해서든 대학을 가야한다는 고민만 이 사회에 넘쳐나고 있다.
공부하고 싶은 사람은 언제든지 누구나 공부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 우리 사회는 어떤가? 공부하기 싫어도 공부를 해야하고 공부하고 싶지만 공부하지 못하는 사회, 그 혼란함이 지배하고 있지는 않은가?
하위 10%는 8개월치 소득을 다 쏟아 부어야 등록금을 댈 수 있다는 이 사회에서 그나마 형편이 되는, 혹은 굶을 각오가 되어 있는 사람들은 자식을 대학에 보내기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한다. 등록금은 천정부지로 올라가고 있지만 등록금을 없애자고 나서기 보다는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아보러 발품을 파는 학생들이 넘쳐난다.
다시 말하지만 이제는 짱돌을 들어야 한다. 대입에 대한 과중한 부담을 강요당하고 있는 수험생,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하루 3~4개 이상의 알바를 뛰어야 하는 대학생들. 이젠 짱돌을 들고 거리로 나가야 하지 않겠나?
덧 1 : 연속 포스팅에 짱돌들라고 이야기하다뉘. 이거 완전 사회불안조장세력이 되는 거 아녀???
덧2 : '짱돌'이라 함은 한 손으로 적절히 감싸쥘 정도의 크기를 가진 인마살상용으로 사용되는 돌을 말함. 제대로 맞으면 골로 감.
흠.. 근데 혼자 짱돌 들면 무섭잖아요-_-;
왠지 지금 상황에서는 짱돌 들고 나가면 휭-한데
나 혼자 서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방법이 없을까...;;
에... 공부하고 싶은 사람은 공부할 수 있게 해주는 체제면 좋을 듯... 덜덜덜; (공부하고 파도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생겼어요. 뭐 사실 학점 때문이지만 ^^:;:)
넝쿨/ 글쵸... 이게 짱돌도 여럿이 던져야 맛이지 혼자 던지는 건 영 심심하기도 하구요. 방법이 없을지 고민을 좀 해야겠어요. 전국 청년학생 짱돌 투석의 날이라도 기획하던지...
에밀리오/ 공부하고 싶은 사람이 공부하도록 하는 것이 당연한 건데요. 이게 언제부턴가 공부하고 싶지 않아도 할 수 없이 공부하게 만들거나 공부하고 싶어도 돈이 없으면 공부하지 못하게 만들거나 하게 되었죠. 참 어이가 없는데, 이거 빨리 해결하지 못하면 이 땅에 미래가 없습니다.
박사까지 마친 사람이 환경미화원을 한다는 건, 직업의 귀천 등과는 관계없이 사회적 비용 낭비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들 중에는 분명 나름대로 꿈이 있어서 박사까지 마쳤을 텐데, 그래봤자 시간강사로는 제대로 살아가기 힘드니 결국 꿈을 포기하는 것 아니겠어요.
이런 식이면 솔직히 한국의 학계 자체가 무너지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참군/ 이런 거죠. 환경미화원을 하다가 공부가 하고싶어졌다. 그럼 대학을 가서 공부하고요. 학벌 위해서 학위따는 것이 아닌 어떤 분야를 깊이 파다 보니 박사까지 되는 거, 이런 게 자연스러운 건데 말에요. 박사까지 마친 분들이 환경미화원을 하는 것이 사회적 비용낭비일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개인이 자신의 성취를 위해 열심히 공부했다면 그건 사회적 비용으로 따질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 같아서요.
시간강사문제때문에 국회 앞에는 도대체 언제부터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 때부터 천막농성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천막에서 꾀죄죄한 몰골로 노숙을 마다하지 않고 있는 그분들의 모습이 참군님 글을 보다가 떠오르네요. 한국의 학계는... 사실 거의 대부분 무너졌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학계라는 이름으로 남아있는 분야가 몇 개나 되는지 궁금할 정도네요. 참 많이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