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작
노대전야제를 앞둔 지루한 오후. 뭐 이것 저것 하면서 자료도 정리하고, 블로깅도 하다가 이 무료한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 고민하던 행인, 거의 자동 반사적으로 꼴통들의 요즘 생활은 어떤가를 궁금해하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또다시 기막힌 기사를 발견했다는 거 아닌가.
출처는 누가 뭐래도 대~한민국 꼴보수들의 정신적 지주이시며 기갑병 출신도 아닌 주제에 땡크몰고 주석궁에 들어가는 꿈을 항상 꾸면서 살아가고 있는 갑제옹의 사이트. 갑제옹이 직접 작성한 것은 아니나 역시 이 동네, 대~한민국 꼴통포털의 명색에 어울리게 신기무쌍한 고발장 하나 턱 하니 올려놓았다.
통일부장관 이종석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는 고발장이었다. 고발인은 "국민행동본부"라고 하는 단체의 본부장 "서정갑"씨. 조갑제 닷컴에 올라와 있는 서정갑의 고발장. 희안하리만큼 멋지게 어울리는 그림이 아닌가 말이다. 어느 네티즌이 설파했듯이 이 땅 머리가 없는 보수우익에게 머리와 생각할 것을 지속적으로 대어주는 정신적 보고인 갑제옹과 대령연합회 회장을 역임하면서 팔다리 없는 보수우익에게 팔다리 붙여주기를 해주고 있는 서정갑. 두 사람의 쌍쌍파티는 날이 갈수록 행인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다.
이종석 통일부장관에게 걸린 혐의는 국가보안법상 편의제공의 죄. 06년 5월에 있었던 남북청년학생교류통일행사에 국고지원을 하고, 혁명열사릉에 참배한 민주노총의 방북행사에 국고지원을 했으므로 이는 이적단체에 금품지원을 한 것이기에 국가보안법 상의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서정갑 본부장의 주장이다.
애초부터 존재자체가 코메디인 국가보안법을 철폐하기 위해서는 그 국가보안법이라는 법률이 코메디일 뿐임을 만방에 알려야 한다고 주장해왔던 행인. 그 주장을 좌파도 아닌 극우세력이 실천적으로 동의해주는 오늘날의 상황을 보면서 적지않게 보람을 느낀다. 이제 서정갑 아자씨마저도 국가보안법을 코메디로 만드는데 일조하는 구나. 우익들까지 총궐기 하여 국가보안법을 코메디로 만드는 이런 현상이 계속된다면 국가보안법 완전철폐의 그날도 그리 멀지는 않았다는 희망에 부풀게 된다.
법원이 또라이가 아닌 한 이종석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실형을 받게 될 일은 전혀 없다. 법리적으로 보더라도 이종석은 남북교류협력법과 남북협력기금법에 따라 조치를 한 것 뿐이고, 절차적으로 하자를 발견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실천하는 우익의 팔다리 서정갑 옹은 결국 자신이 지키고자 했던 국가보안법을 코메디로 만드는데 일조하고 있는 셈이다.
일심회 사건이 검찰에 송치되었는데, 검찰은 매우 조용하게 사건을 재수사하고 있으며, 평상시같았으면 큰 건 하나 했다고 설레발이를 쳐야할 안기부... 아니 국정원은 입닥치고 버로우하고 있다. 실제 이 사건의 경과를 보면 국정원 얘네들이 국가보안법 자체를 지들이 알아서 코메디로 만들어버렸기 때문이다. 벼룩도 낯짝이 있지, 지 발등 지가 찍어놓고 잘했다고 잔치를 벌일 수는 없는 일.
국가 최고의 정보기관인 국정원의 헛발질과 함께 남한 최고의 우익 팔다리 서정갑 옹의 이런 자뻑쇼가 벌어지는 것은 아무래도 이제 자기들이 설 자리가 점점 없어지고 있다는 위기감에서일 것이다. 한나라당이 정권 잡으면 뭐하나? 정치판에서 닳고 닳은 걔네들이 정권 잡는다고 해서 서정갑같은 자들을 우러러 받들 것도 아니고, 국정원더러 박정희때처럼 쏠리는 대로 하고 싶은 거 다 하라고 내버려둘 것도 아니고.
그러다보니 자기 존재감에 대한 자기확신마저 점점 사라져가는 상황. 어떻게든 이 난국을 넘어서야 대~한민국의 애국애족은 지들이 다 하는 것처럼 포장질을 하면서 먹고 살 궁리를 하게 되는 것이 지금 야들의 심리상태다. 결국 하는 짓이 이런 뻘짓. 제 발등 찍기, 내지는 지 똥꼬에 똥집찌르기 같은 이 희안한 일들이 실제로는 자기 스스로 자신들의 목을 죄는 것임을 이들은 잘 모른다.
암튼 얘들은 고생하고 그 덕분에 행인은 웃는다. 마빡이가 처절하게 자기 마빡을 때리다가 헐떡거리며 주저앉는 모습을 보며 관객들은 안타까워하긴 커녕 오히려 박장대소하고 웃듯이. 국정원과 서정갑의 발작을 보며 안타까워하기보다는 되려 유쾌해지는 행인의 심리. 일종의 도착증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