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의 "탄핵의 추억"
"과거를 묻지 마세요"라는 노래도 있었다. 남북평화시대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필수적으로 들어야 할 노래가 아닌가 싶다. 뭐 전적으로 개인적인 생각이다만. 암튼 그래서 과거가 중요한 건데,
'과거' 이명박이 어디 갔다가 방명록에 "바치겠습니다"로 써야 할 것을 "바치겠읍니다"라고 써서 논란이 있었다. 이걸 저 화천인가 어딘가 짱박혀 있던 이외수가 뭐 맞춤법이 틀렸느니 교정을 해주겠느니 하면서 비아냥거리기도 했었고. 이명박이 한 짓거리가 괘씸한 건 별론으로 하고, 나도 국민학교(초등학교), 중학교때 "~읍니다"로 배웠지 "~습니다"로 배우지 않았다. 늦은 나이에 대학에 들어가 교양필수과목이었던 작문인가 하는 과목을 들을 때 노상 습관을 못 버리고 저 "~읍니다"라고 썼다가 교수에게 얼마나 망신을 당했던지... 암튼 그래서인지 몰라도 이명박의 다른 과거는 다 용서할 수 있지만 저 "~읍니다"는 용서를 넘어 동병상련까지 느끼는 바다. 그걸 또 껀수 만났다고 희희낙락하면서 놀려대던 이외수 같은 자들이 경박하기 짝이 없을 지경이고. 하긴 이외수가 경박한 걸 뭐 그때 처음 안 것도 아니니...
그런데 이런 과거는 잊어줄 수 있지만, 4대강 해먹고 자원외교 한답시고 돈 빼돌리고 형제자매 대대손손 먹고살게 만드는데 공적 권력을 유용한 과거는 잊을 수가 없는 거다. 이렇게 사람마다 잊어도 좋을 과거와 잊으면 안 되는 과거들이 있다. 그런데 통상의 경우 자신들에게 유리한 과거는 죽어도 안 잊지만 불리한 과거는 쉽게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정치인들은 여기서 더 나가 남들도 자신의 이불킥할만한 과거를 함께 잊어주길 원하는 듯 하다. 하지만 대중들은 그런 거 잊지 않는다. 예를 들면 추미애가 간직하고 있을 "탄핵의 추억"
노무현 탄핵의 선봉은 한나라당쪽이 아니라 기실 추미애가 뜬 게 맞다. 열우당에 밀려 쪼그라들었던 민주당의 대표주자였던 추미애가 동을 뜨지 않았다면 아마도 한나라당이라고 해서 섣부르게 탄핵을 밀고 나가지 못했을 터. 난 그 당시 "탄핵찬성=반민주" vs "탄핵반대=민주" 구도를 만들고 밀고 나갔던 참여연대 김기식류의 같잖은 만행도 역겨웠지만, 추미애가 왜 탄핵을 고집했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판사출신인 점을 감안해도 민주계의 차기 주자감이었던 그가 정치적 고려를 무시한 채 밉상 두드려 팬다는 심정으로 탄핵으로 몰고 가서 얻을 이익이 뭔지 도통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아닌 말로 노통이 한 거라고는 열우당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말밖에 없었는데, 이걸 정치적 중립의무 위반이라고 난리를 치는 것들이며 여세를 몰아 탄핵까지 가면, 아니 씨앙 대통령을 시험봐서 뽑지 왜 정당이 밀어주고 국민이 뽑아서 그 자리에 앉혀놓나? 쿠데타정권이 사적으로 권력을 남용하다보니 그거 막자고 공무원의 중립의무 만들어 놓은 건데, 이 나라는 어째 좀 이상한게 대통령이 자기 뽑아준 당에 대해 덕담 한 마디를 못하게 하는 게 말이 되나?
아무튼 그랬던 추미애가 정권차원에서 노골적으로 전개한 특정인사의 선거운동을 덮는데 앞장을 서고 있다. 이거 과거 추미애 입장이라면 탄핵을 열두번은 해야 할 일이 아니던가? 도대체 지가 편리할 때는 과거를 들추고 불리하면 과거를 덮고, 아니 덮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지금 딴 사람처럼 행동하는 거 아닌가? 이러면서 무슨 자한당과 차별성을 이야기하는 건지. 점점 더 가관이 되어간다. 아무래도 진중권이 몇 년 더 힘을 내야 할판이다. 진중권도 조만간 환갑인데, 환갑의 키워력을 보면서 노익장을 칭찬해줄 날이 올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