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성적이의신청 끝판왕을 봤다
아니 이거 뭐 똥을 밟으니까 그랬나 막판까지 뒷덜미 잡게 만드는 넘이 있네... ㅋㅋㅋ 웃어야 할지 모르겠다만.
내 웬만한 성적이의신청을 다 겪어봤다고 생각했다만, 대학원에서 A0 성적을 받아놓고 이게 과락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거나, 내가 정말 열심히 했는데 이 성적밖에 받지 못했다는 걸 인정할 수 없다거나, 이 성적 받을 바에야 아예 퇴학하겠다거나 하는 식으로 말하는 자를 본 적이 없었는데, 우와... 이건 뭐 이의신청이 아니라 협박이네, 협박.
생각해보니 난 성적이의신청이라는 걸 해본 적이 없다. 딱 한 번 이의신청을 하고 싶었지만, 성적의 문제가 아니라 감정의 문제로 번질 듯하여 생각 끝에 그만둔 적이 있긴 하다. 수업시간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던 교수였는데 답안지의 내용과 관계 없이 아마도 괘씸죄에 걸려 성적을 개판으로 줬다는 심증이 있었다. 그래서 성적이의신청을 하려다가 괜히 이의신청하러 가서 개싸움 날 듯해서 관둔 건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한 번 해볼 걸 그랬다는 아쉬움이 든다. 저런 놈도 있는뎈ㅋㅋㅋㅋㅋ
난 대학원 석사과정 1년 동안 거의 죽을 똥을 싸며 수업을 들어야 했다. 영알못도 이건 뭐 바닥에 있는 넘이 수업시간마다 진행되는 원서강독과 발표에 거의 잠을 못잤다. 석사 1학기와 2학기 동안 학기중에 하루 4시간 이상 잠을 잔 적이 없다. 그런데 내가 잠을 못잔 것과 성적은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 성적이라는 건 취침시간의 장단과 비례하는 것이 아니라 내용물의 질에 비례하는 것이므로.
그 와중에 A0도 몇 개 받았는데, 난 이걸 과락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과락은 F지. 어떻게 A0가 과락일 수가 있나? A0를 과락이라고 여길만큼 자존심이 강한 건 인정하겠다만, 솔직히 말해 학점이 지나치게 인플레이션이 되어서 그렇지 진짜 내 제자라면 저거 한 C정도 주면 될 내용들이었는데. 저 이의신청자...라기보다는 협박하는 사람의 입장 하나는 자신이 박사과정 진학을 하려는데 이 성적으로는 도저히 명함을 내밀 수 없다는 거다. 이러니 요즘 박사 진학하는 자들의 성적을 믿을 수가 없지. 성적이 전혀 변별력이 없는데 왜 성적표는 만드는지 도통 이해를 할 수가 없다.
게다가 이 성적 받을 바에야 퇴학을 하고 다시 시작하겠다? 나 이거 원... 이런 정신머리로 무슨 연구를 하겠다는 건지. 이게 뭐 연구를 하러 학교를 다니는 건지 성적 사냥하러 다니는 건지 알 수가 없네. 아니 나중에 이런 자들이 학위 받아서 박삽네 하고 돌아다닐 걸 생각하니까 아주 끔찍하다. 아무튼 오후 2시까지 일이 끝나야 하는데, 이거 뭐 이따위로 하면서 무슨 대학교육개혁이고 지랄이고. ㅎ
어차피 끝나는 튜터링이니 내 맘대로 하고 배째라고 할 수도 있다만 나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므로 교수와 연락을 하여 절차에 따라 처리를 하고자 하는데 교수께서는 아직 연락이 안 되고. 답답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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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A+ 달라는 거였는데 뭘 항의씩이나. 아니 지 맘대로 학점 받고 싶으면 그냥 교수를 하지 왜 학생을 하나? 깽판이 통한다고 생각들을 하니 이런 일이 벌어진다. 단호할 때는 단호해야 하는데, 그냥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넘어가다보니 이렇게 되는 거다. 진짜 내 학생 같았으면 때려 치우라고 욕을 한 바가지 해줬을텐데, 이건 뭐 어이가 없어서. 암튼 이제 끝이다. 별 XX 같은 것들하고도 이젠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