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기본소득은 얼마가 되어야 하냐고...
간만에 기본소득과 관련된 흥미로운 문제제기 하나를 보게 되었다. 아, 여기서 흥미롭다는 건 그 문제 자체가 흥미롭다는 게 아니라 그 문제에 대해 과연 어떤 반응이 나올 것인가가 흥미롭다는 거다. 물론 난 이 질문에 대해 기본소득론자들이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데 내 전 재산 500원과 발톱의 때를 건다.
이 글이 제기하는 질문은 그동안 내가 수도 없이 기본소득론자들에게 물었던 질문이다. 과연 얼마를 줘야 기본소득이라고 할 수 있는가?
기본소득론자들이 주장하는 '원래 의미의 기본소득'은 수급자의 '적절한 삶을 보장하는 수준'에서 책정되어야 한다. 난 그 수준이 얼만지 계산이 되질 않는다. 그래서 계속 묻는 거다. 당신들이 말하는 '적절한 삶을 보장하는 수준'이 2019년 10월 25일 현재 얼마인가?
난 이 질문에 답을 들어본 적이 없다. 이 질문에 대한 직접적인 답변 대신, 위 링크 건 글에서 제기하는 문제에 해당하는 자신들의 주장만 언제나 늘어놓은 자들이 바로 기본소득론자들이다. 다른 모든 여건이 존재하는 상태에서 지급하는 '최저소득'수준의 것을 그들은 자꾸 기본소득이라고 한다.
이젠 개나 소나 기본소득을 이야기하면서 지들 꼴리는 대로 말을 막 갖다 붙이는 경향까지 나타난다. 대표적으로 정의당의 강상구는 보행자에게 지급하는 일종의 수당에 '녹색기본소득'이라는 용어를 갖다 붙인다. 가관이다.
뭐 누차 이야기하는 거지만, '기본소득'이라는 용어가 되었든 사회적 수당이 되었든 간에 남한사회에는 상당한 수준의 개별적 현찰복지가 필요하다. 그래서 내 백보 양보해서 그런 모든 것에 기본소득이라는 단어를 갖다 붙이는 것까지는 다 그냥 넘어가준다니까.
하지만, 무슨 '원래 의미의 기본소득' 뭐 이런 말이 중첩되면서 자신들이 오염시킨 기본소득이라는 단어와 충돌하고 뒤섞이고 혼란의 아비규환을 만들어내는데 이걸 어떻게 정리할 생각은 안 하고 되려 더 뒤죽박죽이 되게 만들고 있는 저 기본소득론자들은 좀 뚝배기 처 박고 반성이라도 해야 하는 거 아냐? 사기를 치는 게 아니라면 애프터서비스는 제대로 해야지.
암튼 뭐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저 질문에 어떤 반응이 나올지 흥미롭긴 하다. 내가 건 게 맞을지, 아니면 갑자기 기본소득론자들이 대오각성해서 엄청 그럴싸한 답변을 들고 나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