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선정 교양도서 목록
NeoPool님의 [생활도서관 르네상스] 에 관련된 글.
2008년 국방부 선정 권장교양도서...가 아니라 듣기에도 섬뜩한 "불온도서" 목록. 그 책들이 궁금하여 확인해 봤다. 친절하게 가격까지 알려준다.
["북한 찬양" 명목으로 불온도서가 된 책들]
북한의 미사일 전략 - 전영호, 최한욱 공저/도서출판 615 <10000원>
북한의 우리식 문화 - 주강현/ 당대 <10000원>
지상에 숟가락 하나 - 현기영/ 실천문학사 <8000원>
역사는 한 번도 나를 비껴가지 않았다 - 허영철/ 보리 <12500원>
왜 80이 20에게 지배당하는가? - 박준성/ 철수와영희 <12000원>
북한의 경제발전 전략 - 전영호/ 도서출판 615 <5400원>
통일, 우리 민족의 마지막 블루오션 - 전상봉/ 시대의창 <15000원>
벗 - 백남룡/ 살림터 <6500원>
미국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 - 노암 촘스키, 김보경 역/ 한울 <9000원>
대학시절 - 허문길/ 개마고원 <7000원>
핵과 한반도 - 최한욱/ 도서출판 615 <10000원>
["반정부 · 반미" 명목으로 불온도서가 된 책들]
미군범죄와 한미 SOFA -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 편/두리미디어 <7000원>
소금꽃나무 - 김진숙/ 후마니타스 <10000원>
507년, 정복은 계속된다 - 노암 촘스키, 오애리 역/ 이후 <13000원>
우리 역사 이야기 1,2,3 - 조성오/ 돌베개 <5000, 5500, 6000원>
나쁜 사마리아인들 - 장하준, 이순희 역/ 부키 <14000원>
김남주 평전 - 강대석/ 한얼미디어 <15000원>
21세기 철학이야기 - 21세기코리아 연구소/ 코리아 미디어 <10000원>
대한민국 사(전4권) - 한홍구/ 한겨레출판사 <44000원>
우리들의 하느님 - 권정생/ 녹색평론사 <10000원>
["반자본주의" 명목으로 불온도서가 된 책들]
세계화의 덫 - 한스 피터 마르틴 외, 강수돌 역/ 영림카디널 <13000원>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 프레시안 특별취재팀/ 프레시안북 <12000원>
국방부가 뭔 생각을 하고 이런 짓을 하는지 모르겠으나, 얘기를 들어보니 이번이 처음은 아닌 것 같고 그동안 별 말 없더니 재수없게 사건 터진 정도로 생각하는 듯 하다.
생각컨대 국방부가 이렇게 도서목록을 구체적으로 지적하여 장병들의 교양생활에 적극 개입하는 이유는 아무래도 대한민국 장병들의 지능을 퇴화시킴으로써 판단능력을 결여한 2mB급 삽질맨으로 거듭나게 만들려는 의지의 표출인 듯 하다. 얼마나 좋은가? 까라면 까고 박으라면 박고.
북한공산괴뢰집단에 대한 무한한 적의로 무장한 채, 조국의 심장에 총칼을 디미는 그 누구도 용서하지 않겠다는 결연한 각오로 군복무를 하다가 그 정신 그대로 제대한 후에도 재향군인회에서 소집하는 각종 시국집회에 적극 참여하는 한편 촛불들고 설치는 좌빨들을 향해 각종 욕설과 폭력을 행사할 수 있는 그런 병력의 창출을 위해 오늘도 노심초사 국방부는 불온도서목록을 만들고 장병들의 정신상태를 오염시키지 않도록 하기 위해 그 책들을 위병소 근처에도 오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 아, 쒸바 숨차다... 헉헉... 장하다, 국방부!
한참 혈기왕성한 20대 초반의 청년들을 군대로 끌고 가서 살인병기가 되도록 강요하는 것도 모자라 그들의 지식활동마저 편협한 국방부식 몰입교육으로 통제하려는 이 19세기 형 훈육시스템. 이런 우편향적 몰입교육이 세상을 빨갱이 없는 밝은 사회로 만들기는 커녕 오히려 그 부작용만 심화된다. 그 대표적인 예가 이렇다.
링크따라가기 귀찮아 하실 방문객을 위해 친절하게 퍼 놓은 기사의 주요내용은 이렇다.
...
"계속 때려요, '퍽퍽' 하는 소리가 났다니까요. 머리도 마구 때리고 메뉴판으로도 때리고 그래서 제가 왜 그러십니까..."
때린 사람은 육군 공병학교 정훈공보실장인 신 모 소령, 맞은 사람은 직속 부하인 조 모 대위였습니다.
군 수사당국은 신 소령과 조 대위의 대질심문과 술집 등 폭행 장소에 대한 조사를 통해 신 소령의 폭행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신 소령이 사무실에서 조 대위의 등을 내리 찍는 데 쓰인 드라이버도 뒤늦게 확보했습니다.
...
국방부표 우편향 몰입교육을 받으며 장기복무한 소령계급의 군인 하나가 직속부하 대위를 드라이버로 찍어버린 이 엽기적인 사건. 이게 무슨 뒷골목 양아치 쉑도 아니고...
21세기가 온건지 안 온건지 도저히 헷갈리는 요즘이다. 뭐가 뛰니까 뭐도 뛴다더니 어청수가 삽질을 하니까 국방부 장관도 삽질로 화답하는 건가... 뇌가 세멘 공구리로 만들어진 건지 잘 모르겠다만 어쨌든 이 한심스런 넘들이 국방을 담당하고 있으니 이것들을 믿고 발 뻗고 잠을 자야되는 건지 불안하기 짝이 없다.
그나저나 저 책들 중 상당수가 울 집에 있는데, 이거 완전히 좌빨의 아지트 아녀? 국방부에서 수색 들어오기 전에 죄다 분서갱유라도 해야 하나? 아니 그래 이것들은 전방만 지키는 줄 알았더니 사람들 머리속까지 지킬려고 용을 쓰냐?
덧 : 하긴 김진숙 지도위원의 책을 읽으면 눈물나고 신열이 올라서 전투력이 많이 떨어지긴 하겠다. 국방부가 걱정할만도 한가???
권정생의 '우리들의 하느님' 까지...
권장도서목록이 발표되었군요^^
돌/ 어이가 막히죠... 쩝...
이든/ 그렇씹니돠~! ㅍㅎㅎㅎ
우석훈씨의 평 완전 웃겨요.. 일부를 보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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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생의 <우리들의 하느님>
이 책이 왜 금서인지에 대해서, 어떠한 합리적 이유도 찾아보기 어렵다.
군인들이, 권정생 선생의 책까지 보았다는 점에 대해서, 그 대단한 학식에 대해서 찬사하는 바이다.
하여간 돌아가신 권정생 선생이 무덤에서라도 흐뭇해하시기는 할 것같다.
더불어 최근 운영이 엄청나게 어렵다는 녹색평론사에도 홍복이다.
군부의 금서 소동 덕분에, 녹색평론 살림살이에 약간이라도 보탬이 될 것 같다.
하여간 군인들의 알뜰하신 보살핌에, 그저 감읍할 뿐이다.
리건/ 우석훈이나 진중권이나 지금 아마 입이 찢어질 겁니다. 이건 뭐 앉아서 씹을 거리를 만들어줬으니 얼마나 즐겁겠어요. 안그래도 씹는 신공이라면 천지를 격동하게 할 사람들인데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