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해지기

잡기장
유연하게 그때그때 대처하는 삶은 언뜻 그럴싸해보이긴 하지만
뭔가 해보려고 할때, 특히 없던 것을 새로 만들어보려고 할때는 그런 자세가 그닥 좋은 것 같지 않다.
그래서 좀 바꿔봤다. 뭔가 세련된 방법을 찾다가 시작도 못해왔기에, 우직하게 돌아가는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가기 위해, 얼마나 그렇게 될지 모르지만 "단단해지기"로.

그렇게 며칠이 지나니 다시 마음이 약해지네.
일이고 뭐고 다 뭐냐... 지금이 기로인것도 같다. 점점 더 힘들어질지도 모르지. 아직은 뭔가 기대지 말고 스스로 힘을 내보자구.

서로에게 힘을 주는 것을 부드럽게, 능숙하게 할 수 있으면 좋겠다.
난 부담스럽게, 서툴게 주는 사람인가봐. 받는것도 그렇고.
내가 알아채지 못해서일뿐 많은 사람들이 계속 내게 힘을 주고 있을거야. 내가 원하는 한가지 형태만 생각하니 그런 것을 많이 놓치고, 전해져 오는 힘을 많이 흘려보내는 걸지도.

편한 관계라는 건 정말 어떤거지. 그 생각이 떠나지 않아.
나는 누군가에게 "좋은 사람"일 순 있어도 "편한" 사람, "친근한" 사람은 아닌 것 같으니까.
근데 모르겠어. 난 내가 편한 사람 같은데. 알고보면.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가지만 어느 정도의 거리에서 더 나가지 못하는 나.
뭐 그게 나쁘진 않아. 나도 거리두기를 좋아해. 우리는 그동안 너무 "침범"당하고 살아왔으니까. 예의가 부족하니까.
그래도 어쩔때는, 우스개 잘하고 수다 잘 떨고 금방 금방 서로 친해지는 듯한 사람들 보면 많이 부럽지. 물론 그게 정말로 친해지고 가까워지는게 아닐진 몰라도, 그래도 요즘은 그렇게들 친해지는 거 아닌가. 결국. 난 언제나 웃으며 그들을 바라보며 "그 자리에 머무는" 사람.

사람들을 연결해주고 자리를 만들고 뒷받쳐 주지만 결국 그들이 나란히 걷는 한 발짝 뒤에서 따라가는 사람. 내 옆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을까 싶어 계속 스쳐가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혹시 외로워하지 않나 싶어 다가가고, 함께 가자고 하지만 역시 보면 내 가장 가까운 자리는 비어 있는 사람. 채워지지 않는 갈망. 마실수록 목마름. 가끔은 그래서, 내 앞에서 가는 사람을 원망하기도 하지. 물론 그들이 날 밀어낸 게 아니라는 건 알아. 내가 선택한 거리지. 나쁘진 않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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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과 헤어져 집에 혼자 자전거 타고 돌아오며 종종 이렇게 속으로 말하곤 하지.
나도 사실 사람들하고 우스개도 잘하고, 주책도 떨고 재밌는 사람인데. 이었는데. 어째 점점 그렇게 못하는거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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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가 그닥 좋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내게 호의적으로 다가오면 나도 경계해. 부담스럽고 피하고 싶어. "이 사람 왜 이래?" 그러며 뭔가 몸이 뒤틀리는 것 같고 두드러기가 날 것 같기도 하고.
나도 생각보다 그리 친절하거나 많이 잘해주는 사람은 아냐. 원하지 않는 친절과 일방적인 배려는 폭력일 수 있다는 거 알고 나도 싫어해. 나를 좋아해줘 대신 너무 가까이 오진 마. 내가 말할때까진. 뭐 나도 그런 생각해. 나도 결국 이기적이야.

그런데 왜 난 내가 만나는 사람마다 오버하는 걸까. 나의 "오버"가 내 방식의 "거리 두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뭐 그렇다해도 서로 뾰족하게 쏘며 거리 두는 것보단 이런 "호의적인" 아우라로 나를 감싸 거리를 두는게 더 낫지 않겠어? 적어도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 가능성은 적겠지. 내가 싫고 부담스럽고 역겹고 해서 날 멀리하겠다면 그건 막지 않아. 차라리 나도 모르게 상처를 주는 것보단 낫지. 그런데 그렇다고 상처를 안 주고 산 것 같진 않고.

그렇게 사는것도 나쁘진 않았는데, 가까워지던 멀어지던 일정 거리를 유지하던, 그냥 그렇게 살았는데, 그래도.. 어떤 사람들하고는 좀더 가까워지고 싶단 말야.

용기가 필요한거 같아. 누구 말마따나 (그는 다른 맥락에서 한 말 같지만) "버릴 수 있는 용기". 습관적으로, 무의식적으로 반자동으로 나오는 "접촉의 방식"을 버릴 수 있는 것. 상대와 상황에 맞지 않게 그것만 고집하지 않는것. 완전히 버릴 필요는 없겠지. 버린다기 보단 그걸 습관이 아니라 "깨어 있는" 상태에서 상황에 맞게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한거 겠지. 그래 그거야. 중요한건 내가 두려워하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천천히 선택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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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계속 단단히 살거다. 뭐, 언제나 그래왔듯 난 잘 해내고 있어. 하지만 자꾸 생각나긴 하네.
얍! 힘내기. 사람들이 보내는 힘 놓치지 않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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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23 13:30 2007/08/23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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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린 2007/08/23 15:45 URL EDIT REPLY
ㅎㅎ 잘 살고 있구만 뭐. 걍, 함께 시화호로 자전거타고 달리며 힘든 생각은 바람에 날려 버리고 마음은 단단하게 먹어 보아요~ ^^
지각생 2007/08/23 15:55 URL EDIT REPLY
땡큐 :) 시화호는 못가지만 마음은 단단히 먹었음 ㅋ
맑은숨 2007/08/23 16:38 URL EDIT REPLY
음...많이 공감가는 글이네요...후후
이번에 작업중인 메일링리스트가 어느정도 정리되면 무언가 이루어지겠죠? 기대됨다^^
스머프 2007/08/23 18:13 URL EDIT REPLY
자막 안넣어도 되니까 CD줘~~~
지각생 2007/08/23 19:27 URL EDIT REPLY
맑은숨// 저도 기대됩니다 ㅋ 고맙삼!

스머프// 아.. 정말 미안해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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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얘기해보고 싶은 것들 : 정보통신활동?

사회운동
누구 언제 어디서던, 이런 주제로 지각생에게 말을 걸어준다면 아주 즐거울거외다.

정보통신활동가 공용 메일링을 제안해놓고 답장을 기다리는중. 지금까지 세 곳다섯 곳에서 답장이 있었다. 느긋이 기다리기로 하면서, 뭔가 좀 더 구체적인 얘기를 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 메일링을 같이 했으면 하는 사람은 꼭 홈페이지 담당같은 기술 실무자뿐이 아니라, 상근활동가만이 아니라, 꼭 관계 있는 사람만이 아니라, 정책 활동을 하는 사람이던, 자원활동가던, 그냥 관심만 있고 다른 걸 하는 사람이던 상관없다. 그리고 실제로 어떤 얘기들을 주고받게 될까? 내가 생각하는 것을 조금더 얘기하는게 좋겠다. 아니, 내가 생각하는 게 아니고 같이 생각하고, 얘기해보고 싶은 것들. 장기적인/지속적인 정보통신활동을 위해, 밀도 있게 협력해 당면 문제를 함께 해결해가기 위해.


덧. 이런 얘기를 메일링리스트에서 한다는 말은 아님. 쓰고보니 -_- 평소에 사람들 만나면 얘기하고 싶다는 거.


* 정보통신기술 활용능력, 혹은 기술력과 정보통신활동의 관계.

  뭔가 전문적인 기술력이 있거나, 흐름에 대한 통찰이 있는 사람들만이 정보통신활동을 할 수 있는가? 내 잠정적 결론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정보통신활동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활동"은 포괄적이고 범위가 넓다. 직접 뭘 만들거나, 시스템을 유지/관리하진 않더라도, 어떤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람. 매뉴얼을 만들거나 교육을 하면 좀 더 분명하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자신의 활동에 정보통신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사람"은 정보통신활동을 하는 거라고 생각하고, 난 그렇게 스스로 인식하는 사람들의 풀이 넓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사실 어렵고 복잡한 기술과 주제에 대해 다루는 것도 필요하지만, 휴대폰 문자 보내기, 전통적인 게시판 글 올리기도 할 수 없는 사람들이 아직 많다는 것을 생각하면 아주 쉬운 것, 모두가 할 수 있을 것 같아 스스로 인식도 못하는 것을 더 "정보소외"된 사람들에게 퍼뜨리는 것도 지금 어쩌면 가장 절실한 역할일지도 모른다. 빈곤, 젠더 등 다양한 문제로 생기는 정보격차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사실 누구나 대부분 할 수 있는게 아닐까. "특출나지 않은" 사람들의 정보통신활동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난 생각한다.

 이런 걸 함께 얘기하고, 공유하고 싶은 이유는 내 추측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고(특히 이쪽으로는), 그걸 밖으로 드러내는 것은 더 소극적인 경우가 많다. 대개 정보통신 관련한 주제로 얘기가 나오면 최신 기술, 신기한 것들에 대한 얘기, 전문적인 주제로 가는 경향이 많아 더 그렇다. 그래서 실제로 자신이 주변에서 쉽게 할 수 있고, 하면 좋은 다양한 정보통신활동이 있을텐데 스스로 그런 것을 거리 두는 경향이 있진 않을까? 이런 것을 서로 얘기하다 보면 의외로 많은 것을 스스로 알고 있고, 할 수 있는게 많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적극적으로 상상하고 고민하게 되지 않을까?


* 정보통신활동과 다른 활동과의 관계
 
  환경 단체에서 홈페이지를 만들고 관리하고, 웹자보등을 만드는 사람은 분명 환경운동을 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몇년동안 그 일을 하고 다른 곳에 갔을때, "나는 과연 환경운동을 한게 맞는가" 싶어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정보통신만이 아니라 사무 회계 일만 오래 한 사람이라던가, 실제 사람들을 조직하고 물건들을 만드는(행동 실무를 준비하는) 다양한 사람들이 비슷하게 이런걸 느끼지 않을까 한다. 이건 "정책 중심의 활동"의 한계이기도 하다. 혹은 정보통신활동을 별도의 전문 노동으로 한정지어 생각하는 영향이라고도 할 수 있고.

 여성, 노동 기타 부문도 마찬가지. 그 안에서 분명 계속 노동을 하고 활동을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몸이 축나고 에너지가  소진됐을때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지 않겠는가. 나는 뭐하고 있나.. 이쪽 활동하는 사람도 점점 줄고, 조직에서도 그런 사람을 확충하려는 노력을 점점 소홀히 한다. 하지만 분명 어디던 정보통신활동은 지금보다 적극적으로 하면 했지 줄일 수 있는 성격의 것이라곤 생각지 않는다. 매 순간, 이슈마다 "정보통신"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행동하는 건 늘 필요한 일이다.

 애시당초 정보통신활동이라는게,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치는 그런 성격이 있다보니, 한 부문/조직의 틀에 갇혀서는 제대로 할 수 없는게 아닐까 한다. 정보통신활동은 별도의 무언가로 따로 조직되서 이뤄지고, 그런게 계속 각 부문/조직과 연결되서 적용되는 그런게 필요한건 아닐까. 더 깊이 알고, 관여하고 싶어 각자 그 조직안으로 들어가는 거야 물론 좋은 것이고, 그 안에서 연결고리가 되겠지만, 전체적으로 봤을때는, 정보통신활동가들이 어디에 있던, 별도의 흐름을 만들어가는게 좋을 것 같다.



* 기술 활용 능력과 상상력
 
 - 사람들의 기술 활용능력이 늘어난다면, 그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것을 상상할 수 있는 지평이 열릴 것이다. 전에는 아예 생각도 못하던 것을 이제 익숙하게 사용하게 됐을때, 좀 더 개선된 무언가를 원하게 될 수 있다.
 - 더 많은 사람이 상상한다면 누구나 좀 더 쉽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에게 지금 있는 기술들을 보급해서 새로운 상상을 하게 만드는 것과
  상상하고, 실현해서 지금 막혀 있는 지점들을 뛰어넘을 수 있는 것을 만드는 것. 그니까 쉽게 말해서, 물론 둘 다 하긴 해야겠는데, 한정된 역량 안에서 "지금 있는 기술"을 교육해 전체적인 요구수준을 늘리고, 많은 상상이 일어나게끔 저변을 넓히는 것과, 지금 이대로도 "쉽게 쓸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 주는 것 중 선택해야한다면 뭘 우선시 할건지. 후자로 간다면 조금 더 숙련된 정보통신활동가가 필요하거나, 일반 IT인들과의 협조가 강화되거나..

 한가지 분명한 내 생각은, 상상력은 기술활용능력과 밀접한 관계는 있을지 몰라도 절대적이진 않다는 것이다. 기술을 몰라도 상상할 수 있다. 그러니 사람들이 기술에 대한 두려움을 넘고(이것도 충분한 한 주제군) 되던 안되던 엉뚱한 상상을 해보도록 조장하면 좋겠다. 실제로 정보통신기술이 발전한 것은 대부분 전문적인 기술자가 아니라 "컴맹"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뤄진게 아닌가? 운동하는 사람들의 "기술에 대한 두려움"을 어떻게 넘을 수 있을까. 기술 활용 교육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데, 그럼 역시 교육에 올인해볼까?


그외... 뭔가 더 있는데 딱히 잡기가 어렵네. 정보통신활동이 뭐지? 그 용어 자체를 계속 써야되나? 정보통신기술을 어찌해야 할까

 계속 변해가는 기술을 습득해 전문성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그것을 사람들에게 보급하고, 지금 필요한 것들을 해결하며 새로운 상상을 하고.. 절대적으로 부족한 정보통신활동가들. 그런걸 따라가기에도 벅차다. 하지만 사실 따라가는 것으로 부족하고, 기술의 흐름을 다시 "사람을 위한"것으로 가져오기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이 필요하다. 애초에 기술이란 힘없는 사람들을 위해 발전하는 거였다. 손으로 못을 박을 수 있는 사람에게 망치가 절실하지 않고, 눈에서 레이저가 나온다면 톱 없이 나무를 자를 수 있을 거고, 슈렉처럼 튼튼한 사람은 수레바퀴가 "있으면 좋은" 정도이겠지만, 힘없고 약한 사람에게 기술은 스스로의 한계를 넘게 해주는 절실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 기술이 어디 그런가. 힘 있는 자들이 주도해서 계속 그런 사람들을 위한 것만 만들게 하는 방향으로 되고 있다. 로봇이 지금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가? 그걸 구입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만 도움이 되는 것 아냐? 로봇을 어떻게 만들까보다 "지금 우리가 로봇부터 만들어야돼?"라고 물어봐야하는게 아닐까.

 우리가 할 일은 현란하고 복잡하고 값비싼 기술이 아닌 절실하고 단순하고 값싼 기술이 더 고안되고 보급되도록 하는 일이다. 기술이 발전할때 소수자를 우선적으로 배려하도록 개입하는 것이다. 기술활동과 정책활동은 떨어질 수 없는 것이고, 활동가만이 아니라 자유소프트웨어 운동가같은 "열린" 기술자들과의 협력이 필요하다. 더 많은 교육활동이 필요하다.

아.. 이제 중구난방. 시작할 땐 뭔가 나올 것 같았는데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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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21 18:00 2007/08/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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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 2007/08/21 22:29 | DEL
지각생님의 [함께 얘기해보고 싶은 것들 : 정보통신활동?] 에 관련된 글. 나는 활동가는 아닌거 같다. 활동가냐 아니냐의 기준을 적극성에 둔다면 말이다. 나는 적극적으로 활동하려고 하지는 않는다. 그냥 소극적으로 뒤에서 키보드만 두드리면서.. 지켜보는 소심쟁이다. 내가 하게 되는 활동은 지극히 제한적인.. 남는 시간에 가능한 것들 뿐이다. 즉, 내가 다른 일로 바쁘지 않고.. 하는데 재미가 있거나.. 나름 보람을 느껴야 한다. 왠지 재미없어 보이고
아, 넷! 2007/08/25 00:20 URL EDIT REPLY
아이고, 글도 그냥 술술 잘 써버리네... 요새 술 좀 마셨는가...
인터넷에 대한 비평으로 읽어도 무리 없겠네요. 사실, 인터넷 기술은, 그리고 여러 (사회화된; 혹은 문화적으로 수용된) 기술들은 사실 수많은 사람들이 (개발도 한 것이 많고) 사용하면서 발전시킨 것들인데, 더 많은 돈과 힘을 위해 돈있고 힘있는 것들이 가로채 가는 것이라고나 할까... 현재 인터넷이 그렇고, 지각생의 뭔가 필요하다는 것은 바로 이런 대목이기도 하다고 생각...

아, 한가지 읽다가 계속 밟히는 게, ~하던, ~하던... 이라는 표현: '~던'은 과거에 경험한 거에 붙이는 조사(라고 그러나?)이고, 위의 글에서는 대부분 접속해주는 '~든'으로 쓰는 게 맞고 맛나고...
지각생 2007/08/25 11:04 URL EDIT REPLY
아, 네// 아, 네.. 교정 감사. (속말 : 뭐여! -_-)
ㅋㅋ 요즘 술 좀 마시고 있긴 하지. 줄이려니 계속 마실일이 생긴단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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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적 스케줄

잡기장
뒤늦게 인기 폭발이다.
지난 주 수요일부터 오라는데가 많아 죽겠다.

수요일은 jachin 이 자유소프트웨어 활동하는 IT인들과 고기파티 벌이는데 갔다. 그 전날 잠을 별로 못자 11시까지 정신없이 자는데 전화. 야채구이 먹으러 오세요. 엉? 야채구이? 그런게 있나 싶어 나갔다. 다른 사람들 고기 구워 먹을때 버섯과 야채 실컷 "구워" 먹었다. -_- 저녁에 미디어문화행동 회의. 그리고 뒷풀이. 집에 가니 3시.

목요일은 해리와 정보통신활동가네트워크 얘기를 하고, strongberry 를 만나 저녁을 얻어먹었다. 바지락 칼국수를 시키고 난 면만 건져먹었다. 어차피 국물도 먹을 건데, 그리고 그거 만드느라 이미 일정 수 만큼 죽었는데, 해물은 먹는 채식인데, 그저 "조개를 싫어하니까" -_- rails 책을 번역하고 있다는데 rails에 대해 들어보니 끌린다. IT노조에 필요한 프로그램이 하나 있는데 rails 로 만들어봐야겠다. 집에 안갔다.

금요일은 마감 독촉 받는 원고 쓰고, 부탁받은 일들을 하나씩 처리. 저녁엔 정보통신활동가 멜링 만들자는 메일 뿌리려 했으나 갑자기 메신저로 말을 걸어와 오늘 밤에 집에 혼자 있는데 놀러오란다. 왜이러나 싶었는데 꽤나 진지하다. 정말 외로운 건가 -_- 망설이다 가기로 한다. 집은 안산이다. 자전거 타고 가면 1시간 40분. 그 때 시간이 이미 저녁 5시. 조금 있으면 날 어두워지는데 코스는 악명 높은 수인산업도로. 갑자기 서두르게 됐다. 부랴부랴 하던거 정리해 출발했다. 날은 오지게 덥다. 그치 집에서 채식피자를 해먹다. 둘 다 더운 날 어둡기 전에 도착하려고 막 밟았더니 진이 빠져서 술 조금만 먹고 뻗었다. 외박.

토요일은 2시 서울역 노동자대회. 날 부른 그는 지하철로 도착했으나 안산에 또 갈일이 별로 없는 나는 자전거를 타고 올라와야했다. 도착하니 기운이 하나도 없다. 전날보다 더 더운 날씨. 번개를 안때렸다면 안갔을지도 모른다. 이 더운날 누가 나오겠냐 싶으면서도 어떻게든 2시에 서울역 도착. 역시 아무도 안왔다. 날이 워낙 더우니 집회는 금방 끝나고 이랜드 매장 점거하러 흩어진다. IT노조는 상암으로. 난 먼저 출발한대놓고 종로로 샜다. 전날 하던 일 몇개 더 처리하고 나와 상암으로 가다 보니 서대문에서 발바리와 조우. 세번째 주 토요일이다. 100명쯤 되어 보이는 사람들이 자전거떼를 이뤘다. 나도 그들과 함께 여의도까지 달렸다. 밤이 되서야 상암에 합류. 감동의 문화제를 10시까지 함께했다. 그리고는 집에 들러 씻고 옷갈아 입고 다시 종로로. 갑자기 군대 친구들이 모였다고 오란다. 신나게 놀다가 미문동 방에서 잤다. 외박.



(사진은 토토가 찍어줌)

일요일은 다시 2시에 이주노동자집회. 이정도는 별로 덥지 않다는 말이 정말일까 전날보다 늦게 끝난 집회. 이주노동자 집회는 재밌다. 하지만 사람은 전날의 반도 약간 안된다. 꿋꿋이 연대하고 있는 이랜드와 전철연을 보며 역시 그렇구나 하는 생각. 명동성당까지 행진한다. 왠일로 행진을 안 막는데? 자전거로 따라간다. 천천히 자전거로 가면서 한 손을 들어 팔뚝질도 하는데 이게 의외로 엄청 재밌다. 앞으로 어디가나 "집회는 자전거." 해리와 짱돌을 태우기도 하고, 나중엔 문감독을 태우고 이동하며 촬영. 행진하며 외치는 구호도, 가끔 못알아들어서 그렇지 더 재밌다. 한국식 구호는 너무 길다. 두 문구로 하지 않고 짧게 한 문구로 하면 좋을텐데, 꼭 16글자를 맞추는 한국노동자들. 끝나고 IT노조 사람들과 밥을 먹다. 미문동으로 와 드디어 부탁 받은 일 하나를 온전히 끝내다. 음악을 들으며 미뤄놨던 서버 점검 시작. 역시 12시를 넘긴다. 집에 가니 또 3시.

월요일, 아침부터 서버 맛갔다는 전화에 금방 깼다. 짜증 제대로지만 밥은 먹고 조금 손보고 나니 벌서 12시. 왠지 이렇게 하루를 계속 보내다가는 어디 가서 신경질 낼거 같아 잠을 더 자기로 한다. 다시 일어나니 4시. 서버는 상태가 더 안좋아져 있다. 역시 직접 가서 손보는 수밖에. 자전거를 타고 고고~ 하늘이 아름답다. 모처럼 한강을 달린다. 기분이 좋아진다. 그대로 잠수교까지 가서, 건너 쭉 달려 서초동까지. 간 김에 천천히 제대로 손보기로 한다. 하드디스크를 체크하고, 커널을 컴파일하고, MySQL을 5.0으로 업그레이드. 보안상 위험한 것들 몇개 손보고 나니 10시.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정보통신활동가 메일링리스트 제안 메일을 뿌리리라. 뿌리고 이것저것 하고 나니 벌써 12시. 오늘은 또 "에코캠프+살살페 후속" 번개가 있다. 전화해보니 아직 다 흩어지진 않았다. 어차피 집에 가는 방향에서 마시고 있으니 속도를 내어 달린다. 비가 살짝 와서 길이 차갑게 젖어있으니 자전거가 쭉쭉 잘 나가는 것 같다. 1시에 도착해보니 사람들이 아직 꽤 있다. 놀다 집에 오니 역시 3시.

한가하고 심심할때 번갈아 불러주면 참 좋을텐데 이렇게 몰아서 불러주니 정신이 없구나. 내일(오늘)은 회의가 세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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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21 04:27 2007/08/21 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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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고 2007/08/21 08:50 URL EDIT REPLY
태그가 이놈의 인기는. 부럽당- 크-
지각생 2007/08/21 11:53 URL EDIT REPLY
이놈의 인기는 ____________다.
쥬느 2007/08/21 11:57 URL EDIT REPLY
어머 지각생 싸인해주셈셈셈 !!>< (써글..)
지각생 2007/08/21 12:09 URL EDIT REPLY
번호표 뽑으삼 (가렵네..)
산오리 2007/08/21 12:57 URL EDIT REPLY
자전거 타다 힘들때 길바닥에 드러누우면 진짜 편하고 좋던데..
자세 지대로 나왔네요, 그래도 그늘을 찾아서...ㅎㅎ
지각생 2007/08/21 13:44 URL EDIT REPLY
바로 고거죠. 그늘을 찾아서.. :)
ScanPlease 2007/08/21 22:29 URL EDIT REPLY
토요일에 서울역에 갔다가 상암 갔었는데... 이렇게 된 거로군요.
지각생 2007/08/22 13:49 URL EDIT REPLY
스캔도 상암 갔었구나. 내가 늦게 가서 못만났군요.
ScanPlease 2007/08/22 16:03 URL EDIT REPLY
저 문화제 끝날때까지 있었어요. 다만 문화제 하는 데 말고 다른 문쪽을 지키고 있었죠. 거기서 보드게임을 할라고 시도까지 했었다는.ㅋㅋㅋ
지각생 2007/08/23 00:10 URL EDIT REPLY
온 세상을 게임장으로.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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