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를 할 일이 있는데
사과라는게 사실 하는 사람 맘 편하자고 하는 거다 보니
어찌보면 말하지 말고 걍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쩝. 상황이 좀 그렇다.
누구랑 싸우고 나서는 거의 내가 먼저 사과를 하는 편이었는데
때로는 별로 미안한 마음이 들지 않지만 서로 삐져 있는 어색한 분위기를 바꾸려고
눈 딱감고 사과한 적도 많았다. 그러면 그 사람이 오히려 당황해하며 어쩔 줄 몰라하다, 자기가 더 미안하다고 그러는게 보통이다. 물론 자존심 강한 사람은 앞으로 조심해! 하고는 나중에 괜히 뭔가 해주고 그러기도 하고. 여튼 지금껏 내가 겪고 터득한 바로는, 사과는 먼저 하는 쪽이 확실히 유리하다. 보너스로 "용기 있다" 소리도 듣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은 그냥 닥치고 있는게 낫겠다. 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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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번개를 하며 다시금 확인한 것이
성억압이 만든, 혹은 강화한 조심성, 배려심 따위는 집어 던져야겠다는 생각이다. 물론 이게 금방 되지 않을 거다. 지금까지 해온 게 있으니. 언제나 아쉽지만, 늦게라도 깨우치고 실수를 반복하지 말아야지. 그게 지각생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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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집회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 되니
분산 네트워크 투쟁 방식에 대한 고민을 더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며칠 전에 쓴 "거미줄 메시지"의 아이디어를 잘 살려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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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고 싶은 것중 못하고 있는 것들을 여기 생각나는 대로 나열해보자. 그러면 언젠가는 하겠지
- "민중적 CMS" 연구, 보급 : 웹 기술을 몰라도 누구나 쉽게, 빨리 홈페이지를 만들고, "어떻게"할까 고민하느라 버릴 에너지를 "뭘" 할까에 돌릴 수 있게 하고 싶다.
- 안내서 만들기 : 전에 했던 것처럼 기본기에 대한 안내서를 더 만들고 싶다. 공통적으로 적용될 만한, 세세한 특수한 경우의 참고서 말고, 그럴때 응용할 수 있는 기본기.
- 분산네트워크 운동에 대한 공부, 글 : 그림도 그리고, 해서, 지금 한국 운동에 왜, 어떻게 분산적인 투쟁 방식을 도입할 건지에 대한 고민을 환기하고 싶다.
- 외국어 공부 : 드디어 어제, 영문 이메일 두통을 써 보냈다! 스페인어도 배우고, 흠흠 이제 한국의 틀에만 갇혀있지 않을테다.
- 성 해방 : 나는 달라질테다!
- 흠... 뭔가 더 그럴 듯한 걸 꼽고 싶은데, 술기운에 졸음 온다는 핑계로 넘어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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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심이 부족했다. 옳다고, 좋다고 생각하는 대로 행동하지 못하고 무너졌다. 그 댓가는 크다. 내 속도를 좀 줄여야해. 너무 급한 탓이다. 컴퓨터도 이제 좀 줄여야지. 사실 컴퓨터와 멀어질 수록 아이디어가 나오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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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과 감정을 그대로 얘기해버릇 하자. 혼자 고민한다고 답이 나오지 않는다. 기껏해야 엉뚱한데로 새거나 극단으로 치우치거나, 확실하게 정하지 못하고 흔들리거나 한다. 더 많은 사람들과 얘기해보자. 최근에는 거의 활동가들하고만 만났다. 연말이고 하니 그럴 기회가 많을 건데, 그동안 못 만났던 사람들 좀 많이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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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 좀 가지라고 한다. 주말에 뭔가 해보겠다고 하니 사람들이 그런다. 흠. 그러네. 내 사생활이라.. 왜 이리 재미없게 살어. 뭐, 한때는 그런 기획들이 재밌던 적도 있지만, 지금은 분명 뭔가 다른 걸 필요로 한다. 기타 기본부터 다시 익히고 싶다. 다른 악기도 배우고 싶은데.. 내년엔 해야지. 7월에 있는 에코토피아에 맞춰 준비를 해봐야지. 돈 벼락좀 떨어져라. 3년 안에 "6개월 인도 여행"이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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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했던데로, 올해까지만 하고 그만 둬야지. 알바하면서 자유활동을 할거다. 알바가 할만하면 아예 그것만 할수도 있고. 어느 조직에도 안 속하고 자유롭게 한 1년정도 버티면서 움직여 보고 싶다. 이사 비용 마련하고, 지긋지긋한 카드 빚만 떨어낼 수 있다면, 그래서 나 한사람 추스리는 것만 신경쓰게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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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잠이 깰때는 아무 꿈도 기억하지 않고 깨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