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 엄마, 나 지금 집에 내려가고 있어.
엄마 = 언제 올라갈건데?
나 = 내일아침 일찍.
엄마= 그럴거면 왜 오냐.
나 = 할 이야기도 있고.
화순.
엄마 = 할 얘기가 뭔데?
나 = 이따...
엄마 = 사무실에 먼 일 있냐?
나 = (머쓱한 웃음)
엄마 = 그만뒀냐?
나 = 응
엄마 = ...
잠시 후.
엄마 = 야, 니네 오빠 노는 거 지겹지도 않냐?
나 = 난 일하는 게 지겨워. 노는 건 오빤데 왜 내가 노는 게 지겨워?
엄마 = 그럼 뭐할건데?
나 = 놀거야.
엄마 = 음. 다음달에 의료보험료 내라고 청구서 날라오겠구나...
잠시 후.
엄마 = 근데, 왜 그만뒀냐?
나 = 일하기 싫어서, 10년이나 다녔잖아. 나 놀래.
엄마 = 짤렸구나.
나 = (버럭) 하여튼 엄마는!
엄마 = ...
돌이켜보면 잘한 거 하나도 없는데,
우리들은 왜 늘 엄마한테 이렇게 당당한걸까?
벌컥 성내고, 금새 후회하면서도
엄마한테는 왜 그렇게 함부로 하게 될까...
그만뒀다는 이야기 하려고 천리길 달려온 것으로
내가 여~엉 싸가지 없는 딸은 아니라고 위안한다...
근데, 엄마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도 좀 바꿔야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