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이게 참 문제다.
최근 술을 먹고 사고를 많이 친다.
전국노동자대회 전야제 때는 전야제 시작하자마자 퍼대기 시작해서,
두시간 만에 나의 정신은 오간데 없이 사라지고 육신만 살아서
좀비처럼 곳곳을 돌아다녔나보다.
결국, 목격자 증언에 따르면 난 여의도광장 시멘트 바닥에 수직으로 고꾸라졌단다.
다음날 아침 난 미간, 콧등, 입술에 일직선으로 난 상처를 발견했고,
획 돌아가 삐뚫어진 안경을 발견했다.
어제는 급기야 음주운전을 했다.
아침에 일어나 설핏 주차장이 꽉 차서 도로가에 차를 둔 기억이 나서
후다닥 내려갔더니, 이미 '주차위반' 딱지가 붙은 뒤였다.
음주운전한 벌이라 생각하니, 그닥 억울하진 않았다.
다른 사람이든 나든 다치지 않고 집에서 눈 뜬 것에 감사해야지...
술, 만 열일곱살 이후 꾸준히 무척 많이 마셔온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부쩍 심하게 마시고, 마시면 취하고, 취하면 사고치고...
게다가 요즘은 밥을 거의 안먹으니...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할 것이다...
내가 먹어치워 없애는 소주의 양만큼
내 기억력도 함께 해치워지는 것 같다.
'다르게 살기' 목록에 '술'을 대하는 방식도 포함시켜야 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