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의 나날을 보내다,
간만에 스르르 잠이 오려는 새벽에
난 어쩌다 이 책을 펼쳐버렸던가...
내가 이제껏 살아오며,
무슨 일 하세요? 라는 질문에 감히 '노동운동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해왔던 것이
사무치도록 부끄럽게 만드는 글들...
사실, 김진숙동지의 말빨과 글빨을 익히 알고 있던 터라,
그리고, 게 중에는 내가 직접 들었던 연설문도 실려있는 걸 알고 있었던 터라,
(2003년 10월22일 부산역광장에서 열린 '노동탄압 규탄 전국대회'/김주익열사 장례식에서 김진숙동지의 연설을 듣고, 눈물 훔치지 않았던 노동자가 몇이나 됐던가...)
진짜 이 앙당물고(각오하고) 읽기 시작했지만,
'책을 내며'라는 첫 대목부터 난 눈물을 훔치기 시작했고,
첫번째 글 '20년만의 복직'을 읽으면서는 목놓아 울어버렸다.
혼자 집에서 책을 편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하는 생각을 하며,,,
책을 읽어가다, 남은 쪽수 줄어가는 게 아까워
불 끄고 누워 울다가
결국 다시 일어나 불을 켜고 책을 폈다.
그냥 가슴이 터져버릴 것만 같았다...
부끄러움이 사무쳤지만,
다만, 김진숙동지가 나에게 부족하다는 이유로 타박할 것같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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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꽃나무
2009/08/05 17:30왜 제목이 소금꽃나무일까가 가장 궁금했다. 친절하게 표지에 다 나와있다. 작업복에 땀이 말라 소금기가 남아 있는 모양을 꽃나무라고 부른 것이다. 땀이 말라 있는 옷을 보고 이런 걸 떠올릴 수 있다니 감탄하고 책을 펼쳤다. 책의 앞 부분에는 경찰에게 잡혀 가고, 대공분실에 잡혀 고문 당한 이야기도 나온다. 덜덜덜 무서운 느낌이 들었고 그런 것을 견뎌내고 싸워온 지은이가 대단하게 보였다. 지은이가 처음부터 노동조합 활동을 했던 것은 아니다. 남동생 학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