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로 눈내린 겨울산이 보이고, 가까운 쪽 바위 위에는 사람들이 나란히 서있다. 등지고 서있는 사람들 등에는 "설악산 그대로!"라고 적혀있으며 가운데에는 "설악산 케이블카 반대"라고 적힌 둥근 배너를 든 사람이 서 있고, 바로 앞에 "설악산 그대로"라고 적힌 작은 배너를 든 사람이 앉아있다.


"설악산을 그대로, 케이블카 필요없다"


겨울의 끝자락인 2월 12일에 우리는 최정화 선생님의 도움으로 설악산과 마주한 성인대에 올라갔습니다. 박그림 선생님과 만나 설악산을 바라보며, 설악산과 우리의 생존과 존엄을 바라며 외쳤습니다. 

 

18명의 사람들과 강아지 두 마리가 나란히 의자에 앉거나 서서 주먹을 든 채 서 있다.


산에서 내려온 뒤, 속초시에 위치한 서점 ‘완벽한 날들’로 이동해서 故이강길 감독의 ‘설악, 산양의 땅 사람들’ 상영회에 참가했습니다.


환경부라 불리는 환경파괴부와 개발사업 협력자들이 권한을 남용하여 절차와 제도를 무시하며 케이블카 사업 추진을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시범’ 사업으로 시작한 개발사업들이 이후 어떤 수순을 밟아가는지, 한 번 위락시설이 설치된 보호구역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파괴되어 가는지, 셀 수 없이 많은 상실을 겪어왔습니다.

 

눈내린 겨울 산을 찍은 흑백사진이다.


​우리 이웃들의 보금자리이자 우리의 생명을 지탱해주는 서식지를 유원지로 만들어 파괴하며 얻는 한 줌의 이익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요. 설악산이 지금과 같이 언제나 그 자리에서 우리를 보듬어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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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15 18:43 2023/02/15 18:43

나무와 풀이 있는 길가에 몇몇 사람들이 바닥에 자리를 깔고 절을 하고 있는 흑백 사진. 사진 위쪽으로 '제주와 연대하는 새해맞이 생명평화 백배, 1월 1일 아침 7시 밤섬 북측 한강변'이라고 쓰여 있다.

 

평화의 섬 제주를 위한 행동에 연대하는 생명평화 백배를 하며 2023년의 첫 해를 맞이하고자 합니다.


강정에서는 매해 첫째 날 강정천 끝단 멧부리에서 범섬을 바라보며 백배를 한다고 합니다. 우리는 같은 시각에 한강변에서 밤섬을 바라보며 백배를 할 예정입니다. 한강의 주요 습지 중 하나인 밤섬은 1968년에 군사독재정권의 한강개발계획에 따라 원주민들이 이주되고 섬은 폭파되었습니다. 우리는 밤섬을 바라보며 개발 앞에 파괴되고 군사화되어가고 있는 제주도의 땅과 바다를 생각하고자 합니다.


함께하실 분들은 아침 6시 40분까지 지하철 6호선 상수역 4번 출구 앞으로 오세요. 한강으로 이동해서 7시부터 백배를 시작합니다. 바닥에 깔 돗자리나 매트를 꼭 가지고 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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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27 16:06 2022/12/27 16:06

어두운 강변에서 몇몇 사람들이 큰 현수막을 들고 서있다. 현수막에는 “땅과 발맞추자. 토지 착취를 멈춰라”라고 적혀있다.

 

강과 바로 옆 도로를 위에서 내려다 본 모습이다. 녹조로 가득한 강물은 불투명한 초록색을 띄고 있다.

 

9월 9일, 추석을 하루 앞둔 맑은 밤하늘에 뜬 보름달과 물에 비친 달 그림자는 무척 아름다웠습니다. 하지만 다음날 낮에 다시 찾아간 영주댐 상류의 내성천 강변에서 우리는 아직도 끝나지 않은 4대강공사의 영향을 여실히 볼 수 있었습니다.

 

모래강 내성천은 낙동강의 상류 지천입니다. 낙동강은 약 50m의 낮은 표고차로 340km의 긴 길이를 흐르는 느린 흐름의 강입니다. 대규모 준설과 보 공사로 인해 강의 시스템은 완전히 망가졌습니다. 지천과 지천이 만나는 자리 마다 흐르지 못하는 강물은 정체되어 있으며, 수질 정화 체계와 지하대수층, 연안 생태계의 연결고리 역시 파괴되어가고 있습니다. 긴 낙동강 유역을 따라 형성된 여러 마을과 대도시에 모여 사는 주민들의 먹는 물 안전 뿐만 아니라, 강에 기대어 농사와 생활을 영유하던 모든 이들의 미래 역시 위협받게 되었습니다. 4대강사업을 주도한 자들은 수많은 이들의 삶을 대가로 막대한 이익을 얻었지만, 이에 대해 책임을 지는 주체는 아무도 없습니다. 

 

강가로 덤불이 우거져있고 멀리에 다리와 산이 보인다. 덤불 사이로 많은 제비 무리가 이동하고 있다.


내성천 강변에는 4년째 수 만 마리 제비 무리가 정기적으로 머물고 있지만, 4대강사업의 일부인 영주댐의 담수가 진행되며 이들의 자리도 위기에 처했습니다. 우리가 3일 동안 아침 저녁으로 마주친 제비만 해도 3만 마리 이상에 이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러나 영주댐의 시공사인 삼성물산이 사후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하며 기록한 내성천 유역의 제비 개체수는 지난 13년을 통틀어 1300마리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합니다. 우리의 생존을 지탱하는 강과 땅을 비롯한 모든 것을 사적인 이익을 도모할 기회로만 여기는 이들에게 하늘을 새까맣게 덮은 제비 무리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점점 어두워져가는 하늘을 낮고 빠르게 지나는 제비들이 우리 옆을 가까이 스쳐갈 때, 혹시 부딪히지는 않을까 잠시 걱정을 했습니다. 하지만 제비는 뛰어난 비행 실력과 탁월한 시력으로 사람들과, 또 서로서로와 적절한 균형을 이루며 유연하게 움직였습니다. 우리는 거의 반 세기 만에 다시 우리 곁에 찾아온 제비 무리들과 더불어 서로의 존엄을 지키며 앞으로도 계속 생존해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여러 사람들이 알록달록한 현수막을 들고 서있다. 색깔 천 조각이 연결되어있는 현수막에는 여러 생물들의 모습과 “댐보다 습지를”, “우리가 강이 되어주자”, 반갑다 제비야”, “환영한다 제비야” 등의 문구가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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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15 16:40 2022/09/15 16:40

 

어두운 강변에 네 명의 사람이 강을 바라보고 서있는 뒷모습이 보인다. 사람들 뒤에는 짐이 실린 자전거가 세워져 있고, 강 너머로 나즈막한 산과 하늘, 구름이 보인다.

 

2022 에코토피아 바이크투어는 태풍의 북상으로 일정을 변경하여 예정 출발일의 하루 뒤인 7일에 시작되었습니다. 3일에 걸쳐 강과 산, 도로를 지나 오는 동안 자전거도 사람도 많은 일을 겪었지만 여러 낯선 이들과 친구들의 도움을 받고, 서로를 다독여가며 9일 저녁에 제비가 머물고 있는 내성천 강변에서 먼저 도착한 지리산 친구들, 지율 스님과 만났습니다. 우리는 잠자리로 돌아가느라 낮고 빠르게 움직이는 수 만 마리 제비 무리를 가만히 바라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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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15 16:27 2022/09/15 16:27

2022 ecotopia bike tour, 제비 머무는 내성천으로 자전거 타고 가자 / 에코토피아 캠프를 향해 자전거로 이동하는 바이크투어가 진행됩니다. 중간에 합류하는 분들은 일정을 참고하세요. 경로가 변동될 수 있으니, 미리 연락을 주시길 바랍니다. 잠은 텐트에서 자고, 식사는 직접 준비하며, 점심은 도시락을 먹으며 이동합니다. / 9월 6일(화) : 서울 한강변 ~ 경기 여주시 (약 100km)  > 9월 7일(수) : 여주 ~ 충북 충주시 (약 65km) > 9월 8일(목) : 충주 ~ 경북 문경시 (약 82km) > 9월 9일(금) : 문경 ~ 경북 영주시 (약 80km) / eastasia.ecotopia@riseup.net

 

에코토피아 캠프를 향해 자전거로 이동하는 바이크투어가 진행됩니다. 중간에 합류하는 분들은 일정을 참고하세요. 경로가 변동될 수 있으니, 미리 연락을 주시길 바랍니다. 잠은 텐트에서 자고, 식사는 직접 준비하며, 점심은 도시락을 먹으며 이동합니다.
 
* 추석연휴기간이기에 대중교통 이용시 빠른 예매를 권합니다.
* 공동식사는 채식으로 준비합니다. 
 
일정
9월 6일(화) : 서울 한강변 ~ 경기 여주시 (약 100km) 
9월 7일(수) : 여주 ~ 충북 충주시 (약 65km)
9월 8일(목) : 충주 ~ 경북 문경시 (약 82km)
9월 9일(금) : 문경 ~ 경북 영주시 (약 80km)
 
문의 및 연락
eastasia_ecotopia@riseup.net
facebook.com/eastasia.ecotopia
twitter.com/ecotopia_EA
instagram.com/eastasia.ecotop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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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01 17:13 2022/09/01 17:13

2022 에코토피아 캠프 : 우리의 집 우리의 서식지 / 2022년 9월 9일-11일, 경상북도 영주시 내성천 강변 / blog.jinbo.net/eastasia_ecotopia

 

2022 에코토피아 캠프:우리의 집 우리의 서식지 / 2016년, 낙동강의 상류 지천인 모래강 내성천에 영주다목적댐이 들어섰습니다. 1조원을 넘게 들여 지은 거대한 물그릇은 강을 가로막고 서있습니다. 인근 주민들을 비롯하여 모래강 유역을 보금자리 삼아 살아가는 여러 생물들의 삶도 많은 변화를 겪었습니다. 4대강사업 이후 하류 낙동강의 변화는 더욱 심각했습니다. 모래강을 터전으로 삼는 많은 생물들이 내성천을 주요 기점 또는 보금자리로 삼아 이동하는 현상이 관찰되었습니다. 그리고 30여년 동안 개체수가 급감해온 환경지표종 제비의 집단 숙영지가 2018년에 내성천에서 발견되었습니다. 댐은 들어섰지만 제비는 살아갑니다. 우리는 삶의 터전이 파괴되는 와중에도 삶을 이어나갑니다. 우리 자신의 목소리로, 서로를 지키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봅시다. / 에코토피아 캠프는 참가자 모두가 자율적으로 워크숍을 운영하고 캠프를 꾸리는 주인이 됩니다. 지속가능한 삶의 방식을 고민하고 실천해봅니다. 먹고 자는 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것은 스스로 준비합니다. 가부장제의 위계질서를 비롯한 어떤 형태의 억압도 지양하며 인종주의적, 성차별주의적 행동을 거부합니다. 유용한 기술과 생각을 공유하고, 서로를 돕고 관계를 쌓아나가며 캠프를 꾸리고자 합니다. / 장소:경상북도 영주시 평은면 체육공원 / 일시:2022년 9월 9일(금)~11일(일). 토요일 저녁 6시, 제비맞이 행사 참가 / 준비물:먹고 자는 생활에 필요한 물품, 준비하는 워크숍에 필요한 물품 / 문의 및 연락:eastasia._ecotopia@riseup.net

 

2016년, 낙동강의 상류 지천인 모래강 내성천에 영주다목적댐이 들어섰습니다. 1조원을 넘게 들여 지은 거대한 물그릇은 강을 가로막고 서있습니다. 인근 주민들을 비롯하여 모래강 유역을 보금자리 삼아 살아가는 여러 생물들의 삶도 많은 변화를 겪었습니다. 4대강사업 이후 하류 낙동강의 변화는 더욱 심각했습니다. 모래강을 터전으로 삼는 많은 생물들이 내성천을 주요 기점 또는 보금자리로 삼아 이동하는 현상이 관찰되었습니다. 그리고 30여년 동안 개체수가 급감해온 환경지표종 제비의 집단 숙영지가 2018년에 내성천에서 발견되었습니다. 댐은 들어섰지만 제비는 살아갑니다. 우리는 삶의 터전이 파괴되는 와중에도 삶을 이어나갑니다. 우리 자신의 목소리로, 서로를 지키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봅시다.

 

에코토피아 캠프는 참가자 모두가 자율적으로 워크숍을 운영하고 캠프를 꾸리는 주인이 됩니다. 지속가능한 삶의 방식을 고민하고 실천해봅니다. 먹고 자는 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것은 스스로 준비합니다. 가부장제의 위계질서를 비롯한 어떤 형태의 억압도 지양하며 인종주의적, 성차별주의적 행동을 거부합니다. 유용한 기술과 생각을 공유하고, 서로를 돕고 관계를 쌓아나가며 캠프를 꾸리고자 합니다. 

 

장소 : 경상북도 영주시 평은면 체육공원 
 

일시 : 2022년 9월 9일(금)~11일(일)

* 9월 10일(토) 저녁 6~8시, 제비맞이 행사 참가 예정
 

준비물 : 먹고 자고 생활에 필요한 물품 (텐트에서 자고 식사는 직접 준비합니다), 자신이 준비하는 워크숍에 필요한 물품

* 공동식사는 채식으로 준비합니다.
*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는 경우, 추석연휴기간이기에 빠른 예매를 권합니다.
 

문의 및 연락

eastasia_ecotopia@riseup.net
facebook.com/eastasia.ecotopia
twitter.com/ecotopia_EA
instagram.com/eastasia.ecotopia

* 2022년 캠프 자료집 '우리의 집 우리의 서식지' pdf로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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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01 16:43 2022/09/01 16:43

하동군청 앞 오른편에 주황색 지붕의 작은 천막 농성장이 설치되어 있고, '민자사업 하는 곳에 빚더미만 따라온다. 산악열차 반대' 등의 문구가 써져있는 초록색 팻말이 그 앞에 세워져있다.  흰색 천 위에 알록달록한 천으로 '지리산 산악열차 백지화'라는 글씨가 붙혀진 현수막이 천막 농성장 오른편에 설치되어 있다. 농성장 왼편으로는 '지리산 그대로'라고 쓰여진 주황색 조끼를 입은 대여섯명의 사람들이 서있다. '농성 39(일)' 이라고 적힌 팻말이 사람들 사이에 세워져있다.


5월 6일에 동아시아 에코토피아는 하동군청 앞의 지리산 산악열차 백지화 농성장에서 하루를 보냈습니다. 농성을 시작한지 39일째 되던 날이었습니다.
 

주황색 지붕 천막 농성장에 '산악열차 반대'라고 적힌 초록색 현수막이 붙어있고 그 앞으로 모자를 쓴 여성 네 명이 의자에 앉아 꽹과리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사람을 쳐다본다. 주황색 조끼를 입은 두 사람이 주변에 서 있다. 노래를 부르는 사람 뒤편으로 넓은 도로가 보인다.


오전에는 길 건너편에서 요양서비스노조의 집회가 진행되었습니다. 집회가 끝날 무렵에 농성장 앞에서 함께 앉거나 서서 지지의 마음을 담은 노래를 연주하고 불렀습니다. 준비해간 사소한 일거리들을 천천히 해나가니 시간이 느리게도 빠르게도 흘러갔습니다.

 

흰색 천 위에 알록달록한 천으로 '지리산 산악열차 백지화'라는 글씨와 산, 곰모양 등이 붙혀져 있는 현수막이 끈으로 화단 앞에 고정되어 있다.


높은 벽에 산 정상을 오르는 등산객의 이미지가 검은 실루엣 형태의 조형물로 표현되어 있다. 그 앞에 좌우로 길이가 길고 높이가 낮은 박스 종이로 만든 조형물이 기대어져 있다. 병풍처럼 접힌 종이에는 초록색 산을 배경으로 사람, 노루, 어치, 개구리, 멧토끼, 담비, 삵, 소쩍새, 오소리, 반달가슴곰이 걷거나 날거나 뛰는 모습이 그려져 있으며 위쪽 빈 공간에는 밝은 파란색 종이로 '지리산을 그대로'라는 글씨가 붙어있다.
 

흰색 탁자 위에 초록색 스탬프가 찍힌 작은 종이들이 흩어져있다. 그 중 한 종이가 화면 가운데에 놓여있고 '지리산', '산악열차', '백지화' 라는 세로쓰기 글씨와 반달가슴곰, 담비, 토끼의 모습이 스탬프로 번갈아 찍혀있다.


하동군청 뿐만 아니라 하동군 여기저기에서는 '알프스 하동'이라는 슬로건이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되어 있었습니다. 지리산에 서식하지 않는 복실복실 하얀 털의 양 조형물도 있었습니다. 지금까지와 같이 앞으로도 지리산에 깃들어 살아갈 수많은 생명과 사람들의 삶이 정부 당국자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나 봅니다. 건설사도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한 사업을 강행 추진한다면 과연 누가 무엇을 얻게 되는 걸까요.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어보았지만 잘 알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무엇을 잃게 될지는 분명해보였습니다.

 

농성은 이달 말까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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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12 23:00 2022/05/12 23:00

네모난 하얀 배경 위 아래로 초록색 풀들이 그려져 있다. 가운데에는 사람, 오소리, 까마귀, 담비, 반달가슴곰, 하늘다람쥐, 삵, 노루의 발자국이 둥글게 그려져 있다. 그림 위쪽으로 '2020 에코토피아 몸과 산, 지리산 산악열차 백지화 농성장 연대 방문', 아래쪽으로는 '2022년 5월 6일 금요일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하동군청 앞 농성장에서' 라고 적혀있다.

 

2022 에코토피아 몸과 산
[지리산 산악열차 백지화 농성장 연대 방문]
- 2022년 5월 6일(금) 7:30 ~ 18:30
- 하동군청 앞 농성장

 

지리산에 모노레일과 케이블카, 전기열차를 놓고 산악레포츠 시설과 생태체험관 등을 세우는 '알프스하동 프로젝트' 사업에 맞서는 지리산 권역 주민들은 오랫동안 지리산과 삶을 지키기 위해 싸워오고 있습니다. 재작년에는 사업 대상지에 반달가슴곰이 서식하고 있는 것이 확인되었고, 작년에는 사업성 부족을 이유로 건설사 조차 발을 뺐지만 하동군수는 계속 사업 추진을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이에 '지리산 산악열차 반대 대책위'에서는 3월 14일부터 하동군청 앞에서 농성을 시작했습니다.

 

에코토피아에서는 작은 힘을 보태고, 지리산과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5월 6일 하루 동안 농성장을 지킵니다. 몸과 산의 관계를 천천히 되짚어보며 생각하고 움직이는 시간을 가지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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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30 10:12 2022/04/30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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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의 첫번째 아침에는 밤섬이 보이는 한강변에서 평화의 섬 제주와 연대하는 새해맞이 생명평화 백배를 했습니다.

밤섬은 한강의 주요 습지 중 하나로 1968년 군사독재정권 시절의 한강개발계획에 의해 원주민들이 이주되고 섬은 폭파되었습니다. 평화로 향해 가는 한걸음 한걸음을 묵묵히 내딛고 있는 친구들과 땅과 바다를 생각하며 첫 해를 맞이했습니다. 구름 하나 없는 차가운 하늘에서 밝은 빛이 비추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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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01 17:47 2022/01/01 17:47

10월 25일에 평화박물관을 나선 우리는 부안의 해창갯벌과 군산의 수라갯벌로 갔습니다. 새만금 방조제 길은 여전히 황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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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해창갯벌에 세워져 있는 솟대와 장승 사이에 2017년 에코토피아 바이크투어 때 두물머리 친구들로부터 선물받은 현수막을 걸어두었습니다. 바느질과 뜨개질로 만든 현수막에는 'ECO is HOME(자연은 집이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도요새라는 노래를 같이 부르고 연주한 뒤 수라갯벌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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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과 모습이 많이 달라졌지만 수라갯벌에는 여전히 상당수의 철새와 멸종위기종이 머물고 있습니다. 정부는 기존의 군산공항에 인접한 수라갯벌에 새만금 신공항을 지을 거라고 합니다. 경제성이 현저히 부족하여 추진되지 않았던 신공항 사업은 2019년에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사업으로 선정된 후 적극 추진되기 시작했습니다. 신공항 사업이 실질적으로는 미 공군기지 활주로 확장사업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하루에 두 번 떼지어 갯벌의 양 끝을 가로질러 이동하는 1만 5천여마리의 민물 가마우지 무리는 지금도 공군기지를 드나드는 군용기와의 충돌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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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당성 없는 사업을 끈질기게 강행해 온 정부와 시행사 측은 늘 '경제'를 내세우지만, 경제성의 측면에서 보더라도 새만금 사업으로 잃은 것은 적지 않습니다. 갯벌과 바다의 파괴로 지역 어민들이 입은 손실액은 한 해에만도 1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무책임한 정치인들이 때때로 들고오는 어느 사업에서도 이만큼의 수익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새만금 사업의 경제 효과라는 것는, 지역민 모두가 고르게 오랫동안 누려온 또 앞으로도 누려갈 귀하고 풍요로운 공적자원과 삶의 터전을 산산조각내어 소수 사업자들의 주머니를 채워준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한국에서 가장 많은 철새가 찾던 드넓은 갯벌은 거의 소실되었습니다. 이는 한국 전체 갯벌의 10%, 전북 지역 갯벌의 65%에 달합니다. 방조제의 마지막 물막이 공사가 끝나고 2년 뒤인 2008년에 열린 제10차 람사르 총회에서 도요물떼새 연구단은 심각한 멸종위기종인 넓적부리 도요를 포함한 19종, 13만 7천 개체가 사라졌다고 발표하며 "새만금에서 실종된 도요새는 다른 갯벌로 (서식지를) 이동한 것이 아니라, 아예 사라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습니다. 다른 이의 보금자리를 빼앗는 이들은 '여기가 아닌 다른 곳에 자리를 잡고 살라'고 일방적으로 이야기하지만, 오랫동안 주변 환경과 균형을 이루어 살아온 이들의 자리는 그렇게 쉽게 대체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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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09 17:43 2021/12/09 17: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