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를 알리는 홍보물 이미지다. 상단 흰 사각형 아랫부분에는 4대의 자전거가 달리는 모습이 그려져있다. 자전거에는 짐이 실려있거나 강아지를 태운 트레일러가 매달려있거나 팔레스타인 국기가 부착되어 있으며, 바퀴는 초록색과 빨간색으로 표현되어 있다. 그 위에 '팔레스타인 해방과 연대하는 자전거 타기. 2025년 5월 17일 낮 12시 30분. 국회의사당역 5번 출구 앞'이라고 적혀있다. 하단 검은 사각형에는 '여의도에서 출발하여 약 1시간 가량 이동해서 2시에 시작하는 긴급행동 집회에 합류합니다. 주최, 동아시아 에코토피아, 팔레스타인평화연대. 문의, eastasia_ecotopia@riseup.net'이라고 적혀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불법점령한 1948년 이후 77년 동안, 그리고 이스라엘이 또다시 전면적인 집단학살을 시작한 2023년 10월 이래로 지금까지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자유롭게 이동할 권리, 집으로 돌아갈 권리, 살아갈 권리를 박탈당한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군사점령이 시작된지 70년이 되었던 2018년 3월 30일부터 5월 14일까지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귀환할 권리를 요구하는 비폭력 시위, '귀환 대행진'을 이어갔습니다. 그러나 이들을 향한 이스라엘 군인들의 공격으로 생후 8개월령의 아이를 포함한 140명 이상이 살해되었고, 1만 6천여 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팔레스타인 해방을 지지하는 세계 곳곳의 사람들은 이들과 연대하는 행진을 각자의 도시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계속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순간에도 계속되고 있는 집단학살을 즉각 멈출 것을 요구하고, 삶의 터전으로 돌아갈 권리를 지지하기 위하여 팔레스타인 해방과 연대하는 자전거 타기를 진행합니다. 

 

여의도 국회 앞에서 출발해 약 1시간 가량 자전거 타기를 하고 2시에 시작하는 38차 긴급행동 집회에 합류합니다.
참가하실 분은 자전거를 지참하여 오세요. 연대의 메시지를 담은 피켓, 배너, 깃발 등등 무엇이든 자유롭게 준비하시고, 자전거 주행이 가능하도록 안전하게 부착해주세요.

 

🌱출발 장소 : 국회의사당역 5번 출구 앞
🌱이동 경로 : 국회 앞 > 한강대교 > 삼각지 역 (국방부 앞) > 한화 본사 > 이스라엘 대사관 앞 (집회 장소) 
🌱준비물 : 자전거, 연대 메시지를 담은 물품, 헬멧 착용 권장
 

🌱일시 : 2025년 5월 17일(토) 낮 12시 30분
-집합 : 12시 15분 
-출발 : 12시 30분
-도착 예정시간 : 1시 40분
-집회 : 2시 시작

 

◾주최 : 동아시아 에코토피아, 팔레스타인평화연대
◾문의 : eastasia_ecotopia@riseup.net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25/05/10 22:19 2025/05/10 22:19

 

* 동아시아 에코토피아는 매년 환경파괴에 맞서는 투쟁과 연대하는 캠프를 꾸립니다. 
블로그를 운영하기 시작한 2018년 이전의 캠프 소식과 2015~2024년의 자료집을 차례차례 정리해서 공유하려 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설악산 케이블카 반대 행동과 연대하는 2016년의 캠프는 9월 말 강원도 양양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캠프를 앞두고 나흘동안 진행된 바이크투어 참가자들은 자전거를 타고 산길을 구비구비 지나 홍천과 인제를 거쳐 양양으로 향해 갔습니다. 3일 동안의 캠프에서 숲 스케치, 초보 아크로바틱 등 참가자들이 자율적으로 꾸린 여러 워크숍이 진행되었고, 설악산과 케이블카 사업에 대한 정보를 담은 자료집을 함께 읽었습니다. 케이블카 하부 정류장 예정지인 오색지구에서 피켓팅도 진행했습니다.

 

설악산 국립공원의 중심부인 오색-대청봉 탐방로 인근으로 케이블카를 건설하려는 시도는 1980년대부터 반복되어 왔습니다. 2010년 자연공원법 개정으로 케이블카 최장 거리 제한이 완화되고, 2014년에서 2015년 사이 평창올림픽 개최를 명목으로 산림규제완화 정책과 산림 민영화 정책이 본격 추진되며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은 또다시 고개를 들었습니다. 캠프 개최 얼마 전에 환경영향평가가 실시되었고, 전국 산악 지역에 우후죽순 케이블카 사업이 추진되기 시작했습니다. 캠프 참가자들은 설악산과 함께 연대할 방안을 의논하고, 다른 지역의 케이블카 사업 반대 행동과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궁리했습니다. 캠프에서의 논의를 바탕으로 2017년 초 전북 진안 마이산 케이블카 사업 반대 행동과 연대하는 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마이산 케이블카 사업은 2015년부터 추진되었으나 주민들의 강력한 저항으로 2020년에 마침내 백지화되었습니다.


* 2016년 캠프 자료집 '설악산과 우리의 서식지' pdf로 읽기 
* 자료집의 내용은 캠프 당시의 시점을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25/05/10 10:30 2025/05/10 10:30

* 동아시아 에코토피아는 매년 환경파괴에 맞서는 투쟁과 연대하는 캠프를 꾸립니다. 
블로그를 운영하기 시작한 2018년 이전의 캠프 소식과 2015~2024년의 자료집을 차례차례 정리해서 공유하려 합니다.

 

주행중 자전거 뒷모습 / 자전거 도로에 6대의 자전거가 주행중인 모습을 뒤에서 찍은 사진이다. 자전거 도로 양 옆으로는 풀밭과 농경지가 있고 더 멀리는 산이 보인다. 도로 왼편에는 울타리가 세워져 있다. 자전거를 탄 사람들은 가벼운 여름 옷차림이며 자전거마다 많은 짐이 실려있다. 하늘에는 구름이 조금 껴 있지만 햇살이 강렬하다.

 

회색 옷 가운데에 흑백 그림이 있는 사진이다. 그림 속 수달은 강변 모레사장에 서서 한쪽 앞발로 나뭇가지에 묶은 낡은 천 깃발을 들고 있다. 깃발에는 '흘러라 내성천'이라고 적혀있다.

 

강을 찍은 사진이다. 굽이쳐 흐르는 얕은 강 오른편으로는 넓은 모래사장이 있고 왼편으로는 나무와 풀이 우거진 산이 있다. 뒤로는 맑은 하늘이 보인다.

 

강 한쪽편에서 공사중인 댐을 찍은 사진이다. 강을 가로 막고 있는 대형댐이 거의 완성되어 있고 강 너머에는 흙이 드러난 가파른 사면과 뒤쪽 산이 보인다.

 

밤에 큰 텐트 두 동이 세워져있는 모습을 찍은 사진이다. 왼쪽 텐트에는 불이 켜져있고 안에 앉아있는 몇몇 사람들이 보인다. 큰 텐트들 뒤편으로는 작은 텐트가 세워져있다. 텐트 앞쪽에는 나무와 자전거가 보인다.

 

넓은 바위 위에 다섯 개의 바구니가 올라가 있는 모습을 찍은 사진이다. 칡넝쿨로 만든 바구니는 제각각 다른 크기와 모양이며 두 바구니 안에는 작은 돌 몇 개가 들어가있다. 바위 옆에 두 사람 바구니를 향해 서 있고, 그 중 한 사람은 가운데 놓인 바구니를 손으로 만지고 있다.

 

맑고 얕은 강물에 누워있는 어린이를 찍은 사진이다. 강 바닥에는 고운 모레가 있고 그림자가 반쯤 드리워져있다. 어린이는 편안한 자세로 강물에 누워 얼굴 위쪽이 수면에 드러나있고 눈을 감고 있다.

 

2015년의 연대 캠프는 8월 말에 내성천 강변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실크스크린 판화로 제작한 티셔츠를 판매하여 진행에 필요한 비용을 마련했습니다. 캠프를 자세히 소개하고 어떻게 참가할지 고민되는 부분을 함께 의논하는 준비 모임도 가졌습니다. 캠프를 앞두고 나흘동안 바이크투어가 진행되어 자전거로 캠프 장소까지 함께 이동했습니다.


3일 동안의 캠프에서 칡넝쿨 바구니 만들기, 자전거 자가 정비 등 서로의 기술을 공유하는 워크숍이 진행되었습니다. 4대강 사업과 영주댐 건설, 자연하천 개발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자료집도 함께 읽었습니다.낙동강 유역 4대강 사업 현장을 계속해서 모니터링하고 내성천을 지키기 위한 활동을 이어가는 지율 스님이 캠프 참가자들을 맞이하여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수몰 예정 지역을 함께 돌아보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준공이 멀지 않은 영주댐 공사는 거의 막바지에 다다라 있었지만, 넓은 내성천에 맑은 강물은 아직 흐르고 있었고 고운 모래도 여전했습니다. 강이 흐르는 한 강을 지키기 위한 움직임도 멈추지 않습니다. 참가자들은 캠프 이후에 이어갈 활동과 계획을 함께 고민했습니다. 

 

* 2015년 캠프 자료집 '모래강 내성천과 강의 이야기' pdf로 읽기
* 자료집의 내용은 캠프 당시의 시점을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25/04/30 21:18 2025/04/30 21:18

완만한 산 사이로 넓은 강이 흐르는 모습이다. 하늘에는 구름이 조금 있고, 거울처럼 강이 하늘을 비추고 있다.

 

9월 15일 바이크투어의 둘째날 아침, 자전거와 텐트에 맺힌 이슬을 말리고 머물던 자리를 정리한 뒤 산청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산청 읍내에 도착하기 직전에 참가자가 넘어지는 사고가 있었지만 최세현 선생님의 도움으로 바로 보건의료원을 찾아가 응급처치를 할 수 있었습니다. 

 

정자에 몇몇 사람들이 둘러 앉아 있다. 난간에 '지리산 케이블카 반대'라고 적힌 피켓이 기대어져 있다.

 

한숨 돌린 후 모여 앉아 산청에서 진행되고 있는 지리산 케이블카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2023년에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 시행 허가가 난 뒤, 전국에서 산악지대를 둘러싸고 지자체마다 앞다투어 케케묵은 케이블카 사업을 다시 꺼내들기 시작했습니다. 한국 최초의 국립공원인 지리산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산청군은 4번째 케이블카 사업안을 내놓았습니다. 이는 지리산 권역을 통틀어 9번째로 시도되는 케이블카 사업입니다. 환경적, 공익적, 경제적, 기술적 측면에서 모두 부적합하여 환경부에서 반려되었던 2016년의 사업안을 그대로 들고나왔습니다. 경상남도는 산청군의 사업안을 지리산 단일 케이블카 노선으로 체택하고 나서야 뒤늦게 5억 4천만 원의 예산을 들여 사업 추진을 위한 용역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업을 실제 진행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1천억 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군청은 구체적인 자금 조달 계획도 없이 군비나 도비를 통해 추진할 수 있을 거라는 안일한 전망을 내놓는 동시에 이미 용역비 등 매몰 비용이 발생했으니 돌이킬 수 없이 사업을 추진해야만 한다는 황당한 논리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케이블카가 들어선 어느 지역에서도 수익을 얻는 곳은 찾기 어려우며 오히려 매년 수십억 원에 달하는 운영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현실은  외면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립공원 등 보호지역에 케이블카가 들어설 때 가장 우려되는 탐방 압력과 산 정상부 훼손 우려에 대하여 대비책을 내놓기는 커녕, 산청군수는 상부정류장 예정 지역인 장터목 대피소에서부터 천왕봉으로 이어지는 탐방로를 연계하는 개발을 추진하겠다며 공공연히 발언하고 다닙니다. 케이블카 사업을 발판삼아 보호지역 산림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개발로 확대하는 사업의 방향성은 산청군민을 비롯하여 이곳에서 살아가는 누구에게도 아무런 이득을 보장할 수 없으며 오히려 지역의 미래를 암담하게 만들 뿐입니다. 

 

관공서 건물 앞 진입 도로에서 여러 사람들이 피켓과 배너를 들고 있다. 피켓에는 '케이블카 반대', 배너에는 '케이블카, 지리산 그 어디에도 안됩니다!!!' 라고 적혀있고 사람들 옆에는 자전거 몇 대가 있다.

 

또한 케이블카 사업에 맞서고 있는 산청 주민들은 지리산의 앞날을 결정하는 중요한 사안을 지역경제의 측면에서만 국한하여 평가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 묻습니다. 지리산을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는 외침에는 앞으로 삶을 살아나갈 모든 이들을 위해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평화의 소녀상과 지리산 모습을 담은 조각 뒤로 8명의 사람들이 '케이블카 반대, 지리산을 그대로'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서 있다.

 

산청 시민들의 모금으로 청소년수련관 앞에 2020년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을 방문한 뒤 우리는 다시 길을 나섰습니다. 새롭게 합류하는 참가자들도 만나고 투어 경로 근처에서 친구의 공간을 방문해 휴식을 취하기도 하며 원지를 지나 진주에 도착하여 밤을 보냈습니다. 

 

길 한켠에 다섯명의 사람들이 자전거 옆에 서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길 옆에는 강이 있고 건너편에는 숲이 우거져 있다.

 

세번째 날 아침, 머문 자리를 정리한 뒤 남강을 따라 고성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자전거 길이 시작되는 지점의 강 너머에는 새로이 조성된 자전거 길과 보행로 데크가 있었습니다. 이는 진주시에서 추진한 자전거도로 조성 사업의 일부분입니다. 당초 사업 예정 구간은 남강에서 유일하게 자연강변 생태계가 남아있는 장소로 생태자연도 1등급지가 포함되어 있으며 20여 종의 법정보호종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해당 경로를 지나갈 수 있는 기존의 자전거 도로가 이미 있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추진되는 공사로 인해 훼손되는 환경에 대한 우려와 비판이 이어졌고, 진주시는 당초 계획의 절반에 해당하는 구간에만 공사를 진행해 2022년에 준공했습니다. 하지만 진주시장은 나머지 구간에 대한 사업 추진의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는 자전거를 타고 캠프를 향해가는 입장에서 자전거 도로 공사가 어떻게 수변 개발의 초석으로서 악용되는지에 대해 익히 잘 알고 있습니다. 도로를 공유하는 교통수단으로서 자전거가 존중받아 마땅하다는 것과 동시에 레저수단으로써 자전거를 내세운 개발이 더이상 이루어져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를 짧게 나누고 다시 길을 나섰습니다.

 

다리 위 난간 옆으로 9명의 사람들 자전거와 함께 나란히 늘어서서 앞쪽을 쳐다보며 팔을 자유롭게 뻗고 서 있다. 뒤로는 바다와 시가지의 풍경이 보인다.

 

고성의 해안가에서 머문 뒤, 거제로 향해가는 네번째 날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이례적으로 더운 9월 중순의 날씨 속에서 바이크투어 전체 일정은 예상보다 힘들었지만, 마지막 날은 유독 더 햇살이 뜨겁고 최고 기온이 34도에 육박하여 더욱 지쳤습니다. 자주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고 물을 마셔가며 오르락 내리락 조금씩 움직이다보니 어느새 거제 시내를 지나 남방동사리 책방에 도착했습니다. 모두 무사히 도착했음에 기쁨의 한숨을 돌리고, 참가자가 준비해온 질경이 연고 만들기 워크숍을 하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나흘 동안의 바이크투어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탁자 위에 10개의 동그란 연고통이 놓여있다. 연고통 뚜껑에 여러가지 그림과 '골프장 반대, 질경이 평화, 질경이 연고' 등의 글씨가 적혀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24/10/08 14:07 2024/10/08 14:07

2024 에코토피아 캠프를 향해 가는 4일 동안의 바이크투어는 9월 14일 함양에서 출발했습니다. 참가자들은 읍내에서 만나 병곡면 대광마을을 향해 갔습니다. 대봉산과 백암산 사이 계곡에 자리잡은 대광마을 일대에서 함양군은 ‘함양 사계 포유(4U)’라는 이름의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나무가 우거진 사이에 ‘원주민을 몰아내는 난개발사업 결사반대한다, 대광마을주민대책위원회’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있다.

 

중앙정부가 조성한 지방소멸대응기금 공모와 민간 투자를 더해 이루어지는 이 사업으로 주택단지와 캠핑장, 정원과 골프장 등을 조성하여 체류형 관광객을 유치할 거라고 합니다. 마을 대책위 분들은 전례없이 더운 추석 연휴에 땀을 뻘뻘 흘리며 도착한 참가자들을 반갑게 맞아주셨습니다. 시원한 음료와 간식을 먹으며 인사를 나누고 사업을 둘러싼 현 상황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들은 뒤에 마을 뒤쪽 길로 백암산을 향해 걸어갔습니다.

 

주택 실내에서 세 명의 사람이 ‘골프장 말고 논 밭 숲’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웃으며 서 있다.

 

산림청은 매년 각 지역에서 숲 가꾸기 사업의 일환으로 간벌을 진행하고 이를 위한 임도를 꾸준히 만들고 있습니다. 경제성을 높이고 산불 위험을 낮추기 위해 필수적인 사업이라고 하지만 지속적으로 간벌 진행 상황을 모니터링해온 주민의 평가는 달랐습니다. 지난 사업 자료와 비교하여 실제 간벌지를 보면 절반 가까이 계획서와 다른 결과를 보인다고 말합니다. 숲을 경제성의 측면에서만 평가하는 간벌  사업 자체에도 문제가 있지만 사업상의 목적에도 어긋나는 방식으로 일부 나무를 특정하여 무단 반출하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합니다. 산불 대응을 위해 만든다는 임도는 무단 반출을 위한 인프라를 제공하며 산사태의 위험을 높이고 있습니다. 

 

산길에 7명의 사람들이 서서 위쪽을 바라보고 있다. 사람들이 바라보는 곳에는 큰 나무가 끈으로 묶여 있고, 아래로 가파른 경사면에는 흙이 흘러내린 자국이 보인다.

 

정상부가 점점 가까워지며 산 아래 풍경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골프장이 들어설 예정인 산너머의 지곡면 일대도 보였습니다.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지방소멸대응기금과 도비를 합친 예산보다 3배 더 많은 1천억원 이상의 민간투자가 필요하지만 구체적인 자금 조달 계획은 없습니다. 골프장 건설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자 함양군은 전체 사업에서 골프장을 제외하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공모사업안 변경을 위해 진행되는 것은 없는 상황입니다. 이 사업의 절차상 문제는 이것만이 아닙니다. 우선 공모 결과가 발표된 올해 1월까지 영향권에 들어가는 지역 주민들은 사업 계획을 알지 못했습니다. 군은 사업에 대한 보안을 유지하고 투기를 막기 위해서라고 해명했습니다. 6월이 되어서야 구색을 맞추기 위한 주민설명회가 진행되었으나, 주민들은 항의 의사를 표명하기 위해 참석을 거부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사전타당성과 경제성을 평가하는 작업이 뒤늦게 시작되었습니다. 주민들은 사업 진행에 근거가 되는 세부계획서를 요청했으나 군청은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산 아래 시가지 풍경이 보이는 사진이다. 뒤로 높은 산들이 많고 하늘에는 구름이 조금 있다.

 

백암산 정상에서는 대광마을 위쪽 계곡에서 발원하여 광평천과 위천으로 이어지는 강줄기와 함양 읍내가 한 눈에 보였습니다. 그 옆으로는 ‘함양 사계 포유’ 사업과 연계하여 활용하겠다는 대봉산 휴양밸리 시설이 보였습니다. 군이 ‘함양의 랜드마크’라 주장하는 휴양밸리는 사업 추진 때부터 타당성과 경제성,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컸지만 결국 10여년 동안 1천억원을 들여 건설되었고, 개장한 2021년부터 현재까지 운영 적자만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백암산, 621.4m, 함양군’이라고 적힌 표지석이 있는 공터에서 7명의 사람들이 ‘골프장 말고 논 밭 숲’이라고 적힌 배너를 들고 서 있다.

 

일부 개발사업자와 관청이 무책임하게 대규모 개발사업을 밀어붙이는 동안 이 곳에서 삶을 이어나가야 하는 이들의 존재와 목소리는 철저하게 외면받고 있습니다. 지역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조성되었다는 지방소멸대응기금이 오히려 미래를 위협하는 개발사업에 쓰이고 있는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 주민 대책위는 매일 군청 앞 1인 시위와 매달 집회를 개최하고, 법적 행정적 측면에서의 문제제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주민들을 비롯하여 이 곳에서 계속 살아나가야 하는 모든 존재의 보금자리를 지키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골프장을 짓고 관광객을 유치하는 사업이 아니라 논과 밭, 숲을 지키는 일이라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백암산에서 내려와 마을 분들께 인사를 드린 뒤, 최상두 선생님의 안내로 도착한 조용한 강변에서 잠자리를 꾸리고 참가자가 준비한 게임 워크숍을 진행하며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24/10/07 11:14 2024/10/07 11:14

포스터 이미지다. 오른쪽 아래에 자전거를 탄 3명의 뒷모습이 그려져있다. 다음의 문장이 적혀있다. "2024 ECOTOPIA BIKE TOUR, 골프장 멈추러 자전거 타고 가자. 2024 에코토피아 캠프 일정에 앞서 노자산을 향해 자전거로 이동하는 바이크투어가 진행됩니다. 중간에 합류하는 분들은 일정을 참고하세요. 경로는 변경될 수 있으니, 반드시 미리 연락을 주시길 바랍니다. 잠은 텐트에서 자고, 식사는 직접 준비해 먹으며 이동합니다. 9월 14일(토) : 경남 함양군에서 출발 준비. 9월 15일(일) : 경남 함양군~산청군. 9월 16일(월) : 경남 산청군~고성군. 9월 17일(화) : 경남 고성군~거제시. 문의 및 연락 eastasia_ecotopia@riseup.net"


2024 에코토피아 캠프 일정에 앞서 노자산을 향해 자전거로 이동하는 바이크투어가 진행됩니다. 중간에 합류하는 분들은 일정을 참고하세요. 경로는 변경될 수 있으니, 반드시 미리 연락을 주시길 바랍니다. 잠은 텐트에서 자고, 식사는 직접 준비하며, 점심은 간단하게 먹으며 이동합니다.


✅ 명절 연휴 기간이 포함되어 있으니 대중교통 이용시 빠른 예매 권합니다.
✅ 공동식사는 채식(비건)으로 준비합니다.


▶️일정
9월 14일(토) : 경남 함양군에서 출발 준비
9월 15일(일) : 경남 함양군~산청군
9월 16일(월) : 경남 산청군~고성군
9월 17일(화) : 경남 고성군~거제시


▶️문의 및 연락
eastasia_ecotopia@riseup.net
https://www.facebook.com/eastasia.ecotopia 
https://twitter.com/ecotopia_EA 
https://www.instagram.com/eastasia.ecotopia/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24/08/09 16:14 2024/08/09 16:14

 

상점 앞에서 네 명의 사람들이 두 개의 작은 현수막을 들고 있다. 현수막에는 산과 동물, 사람의 모습이 그려져있고 여러 사람들이 쓴 글이 적혀있다.

 

나무와 풀이 우거진 사이에 비포장 오르막 길이 있고 몇몇 사람들이 자전거를 끌고 올라가고 있다.

 

네모난 플라스틱 통에 가지런히 썬 멜론이 담겨있다. 한 사람이 바닥에 앉은 채로 통을 들고 있고 주변 사람들은 포크를 들고 있다.

 

도로 가장자리로 자전거 몇 대가 달리고 있다. 도로에는 많은 차가 있고 도로 주변에는 숲과 수풀, 밭이 있다. 맨 앞 자전거를 탄사람이 웃으며 한 쪽 팔을 들어올렸다.


2023 에코토피아 캠프에 앞서, 지리산으로 자전거를 타고 가는 바이크투어가 9월 27일부터 4일 동안 진행되었습니다. 비가 오락가락 하는 와중에 예상치 못한 길로 들어서 고생을 하기도 했지만 밤마다 둥글어져가는 달을 구경하는 기쁨도 있었습니다. 가는 길에 친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낯선 이에게서 과일을 선물받기도 하며 조금씩 조금씩 지리산에 가까워졌습니다. 전주 책방 토닥토닥에서 준비해주신 지리산에 보내는 연대 메시지를 담은 보자기를 싣고 졍령치까지 함께 가기로 했습니다. 

 

가로등 전신주 사이에  “우리들 생존권을 망치려는 당신들을 용서하지 않겠습니다. 양수발전소, 지리산골프장 건설반대, 문척면 중기마을, 산동면 사포마을”이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있다.  뒤로는 구름낀 푸른 하늘과 멀리 산이 보이고 현수막 아래쪽에 두 사람이 서서 현수막을 바라보고 있다.

 

벼가 익어가는 계단식 논과 뒤편 산이 보이는 풍경이다. 산 너머로 해가 넘어가고 있다.


많은 이들의 얼굴, 그보다 더 많은 차, 그리고 길에서 목숨을 잃은 크고 작은 생명들을 지나 9월 30일 오후에 구례군 산동면에 도착했습니다. 계곡을 따라 오르막을 천천히 올라가 사포마을에 들어섰습니다. 사포마을 뒤쪽 지리산 자락에서는 골프장 사업 추진을 위한 대규모 무단 벌목이 이루어졌습니다. 마을에는 거의 모든 집집 마다 “골프장 반대”라고 적힌 노란 깃발들이 꽂혀있고, 골목길 모퉁이에는 “섬진강을 죽이는 골프장 개발 결사 반대”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들이 걸려있었습니다. 우리는 동료들과 함께 다랑이논 옆 저수지 공터에서 다음날 시작될 캠프를 준비했습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23/10/12 16:43 2023/10/12 16:43

화면 위 아래, 오른쪽 가장자리에 여러 장의 사진이 잘라붙혀져있다. 강, 산, 바다 등에서 현수막을 들고 있거나 여러가지 활동을 하는 모습, 음식과 텐트 등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다. 가운데 여백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의 문장이 적혀있다. ‘에코토피아 캠프 사전설명회+바이크투어 워크숍. 일시, 2023년 9월 10일(일), 오후 3시. 장소, 서울시 서대문구 홍제천로6길 33, 2층. 에코토피아캠프 사전설명회 오후 3시부터 4시30분까지. 바이크투어 워크숍 오후 5시부터 6시30분까지. eastasia_ecotopia@riseup.net’

 

동아시아 에코토피아는 개발사업과 환경파괴에 맞서는 투쟁과 연대하는 캠프를 매년 꾸려오고 있습니다. 올해는 전남 구례에서 캠프가 열립니다. 이에 앞서, 에코토피아 캠프가 궁금한 사람들을 위한 사전설명회를 진행합니다. 


2박 3일 캠프의 틀과 일부 일정은 주최 그룹이 준비합니다. 참가자들은 자신의 경험과 생각, 지식과 기술을 공유하는 워크숍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워크숍을 준비하기 어려운 참가자 역시 환영합니다. 캠프 참가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할지 막막하다면 사전설명회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눕시다. 
캠프에 앞서 자전거로 지리산까지 이동하는 바이크투어가 4일 동안 진행됩니다. 함께 장거리를 이동하는 바이크투어에 참가하기 위한 기본적인 기술을 안내하는 바이크투어 워크숍이 사전설명회에 이어 진행됩니다. 바이크투어 워크숍 참가자들은 자전거를 준비해오세요.
당신의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에코토피아 캠프 사전설명회에서 만나요!

 

일시 : 2023년 9월 10일(일), 오후 3시


장소 : 서울시 서대문구 홍제천로6길 33, 2층
 1부. 에코토피아캠프 사전설명회 : 오후 3시~4시 30분
 2부. 바이크투어 워크숍 : 오후 5시~6시 30분. 한강변으로 이동 예정

 

문의 및 연락 eastasia_ecotopia@riseup.net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23/09/01 16:55 2023/09/01 16:55

오른쪽에 자전거를 탄 네 명의 사람 행렬을 뒤에서 본 모습이 그려져 있다. 왼쪽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의 문장이 적혀있다. '2023 ECOTOPIA BIKE TOUR : 지리산 만나러 자전거 타고 가자. 2023 에코토피아 캠프 일정에 앞서 지리산을 향해 자전거로 이동하는 바이크투어가 진행됩니다. 중간에 합류하는 분들은 일정을 참고하세요. 경로는 변경될 수 있으니, 가급적 미리 연락을 주시길 바랍니다. 잠은 텐트에서 자고, 식사는 직접 준비하며, 점심은 간단식을 먹으며 이동합니다. 9월 27일(수) : 충남 천안시 ~ 충남 공주시 (약 42km). 9월 28일(목) : 공주 ~ 전북 익산시 (약 60km). 9월 29일(금) : 익산 ~ 전북 임실군 (약 60km). 9월 30일(토) : 임실 ~ 전남 구례군 (약 60km). eastasia_ecotopia@riseup.net'

 

2023 에코토피아 캠프 일정에 앞서 지리산을 향해 자전거로 이동하는 바이크투어가 진행됩니다. 중간에 합류하는 분들은 일정을 참고하세요. 경로는 변경될 수 있으니, 가급적 미리 연락을 주시길 바랍니다. 잠은 텐트에서 자고, 식사는 직접 준비하며, 점심은 간단식을 먹으며 이동합니다. 

 

* 명절 연휴 기간이기에 대중교통 이용시 빠른 예매를 권합니다.
* 공동식사는 채식(비건)으로 준비합니다.

 

일정
9월 27일(수) : 충남 천안시 ~ 충남 공주시 (약 42km)
9월 28일(목) : 공주 ~ 전북 익산시 (약 60km)
9월 29일(금) : 익산 ~ 전북 임실군 (약 60km)
9월 30일(토) : 임실 ~ 전남 구례군 (약 60km)

 

문의 및 연락
eastasia_ecotopia@riseup.net
https://www.facebook.com/eastasia.ecotopia 
https://twitter.com/ecotopia_EA 
https://www.instagram.com/eastasia.ecotopia/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23/08/30 18:59 2023/08/30 18:59

 

어두운 강변에 네 명의 사람이 강을 바라보고 서있는 뒷모습이 보인다. 사람들 뒤에는 짐이 실린 자전거가 세워져 있고, 강 너머로 나즈막한 산과 하늘, 구름이 보인다.

 

2022 에코토피아 바이크투어는 태풍의 북상으로 일정을 변경하여 예정 출발일의 하루 뒤인 7일에 시작되었습니다. 3일에 걸쳐 강과 산, 도로를 지나 오는 동안 자전거도 사람도 많은 일을 겪었지만 여러 낯선 이들과 친구들의 도움을 받고, 서로를 다독여가며 9일 저녁에 제비가 머물고 있는 내성천 강변에서 먼저 도착한 지리산 친구들, 지율 스님과 만났습니다. 우리는 잠자리로 돌아가느라 낮고 빠르게 움직이는 수 만 마리 제비 무리를 가만히 바라보았습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22/09/15 16:27 2022/09/15 1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