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진 사람도 일으켜 세우는 두리반 51+의 열기
꼬뮨 현장에서 2011/05/01 15:0651+ 가 열렸던 어제 두리반은 새벽까지 참 좋았다.
반가운 사람들로 가득했고, 뜨거운 생명의 기운이 넘쳐났고, 주체할 수 없는 음악과 이를 통해 전염되는 혁명의 열기가 느껴졌다.
나는 섭섭해서 그런지와 쏭의 빅밴드 공연을 마치고 두리반 1층으로 돌아와 하루종일 일했다.
녹초가 되고 파김치가 되어 지쳐 쓰러져 있었다.
공연은 하나도 보지 못하고, 기나긴 하루가 지나간다.
비도 주룩주룩 내린다.
두리반 건물 안으로 연신 비가 샌다.
작년엔 이러지 않았는데, 근처 공항철도 공사를 하면서 두리반 건물이 조금씩 내려앉으며 여기저기 틈이 벌어져 그 틈으로 물이 들어오는 것이다.
여름에 장마가 지면 걱정이다.
게다가 전기까지 말썽이다.
두리반이야 원래 단전 상태여서 어둠에 나는 익숙하지만 공연을 보러 온 대부분의 관객들은 그렇지 않다.
조금만 불이 나가도 불안해한다.
어제는 공연 중에 갑자기 전기가 나가서 다들 패닉 상태가 되었다.
다행히 긴급하게 복구되어 다시 신나게 음악을 즐겼지만, 자칫하면 큰 일이 벌어졌을지도 모른다.
일하느라 그 멋진 밴드들의 공연을 하나도 보지 못하다가, 늦은 밤이 되어서야 야외 무대로 나갔다.
술을 팔러 간 것이다.
미리 주문했던 맥주가 많이 남아서 부득이하게 공연장으로 나가서 팔기로 한 것이다.
음악을 들으니 힘이 났다.
밤섬해적단, 앵클 어택, 갤럭시 익스프레스, 3호선 버터플라이의 공연을 귀로만 들으며 나는 열심히 맥주를 팔러 다녔다.
춤을 췄다, 사실은.
맥주를 판다는 핑계로 음악을 들으며 온 공연장을 춤추며 돌아다녔다.
그 모습이 신기했던지 맥주는 날개돋힌 듯 팔려나갔다.
난 태어나 처음으로 '나도 장사에 소질이 있나?' 생각할 정도였다.
그 열기는 혁명적이었다.
죽어 있던 내가 다시 일어나 괴성을 지르며 춤을 추었으니 말이다.
쓰러진 사람도 일으켜 세우는 이걸 뭐라고 해야 하나, 주술? 사랑? 축제? 연대? 일치? 하나됨? 혁명?
분명한 것은 2011년 4월 30일 두리반은 철거투쟁의 새로운 역사를, 음악운동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는 것이다.
새벽 1시부터 모두 모여서 뒷정리를 하고, 청소를 하고 반쪽이가 신혼여행에서 돌아와 사온 51+ 케익에 불을 밝히고 서로의 헌신과 노고에 격한 축하를 보내주었다!
인터내셔널가를 부르며 말이다.
2010년에 처음 51+를 하고 나서도 너무나 힘들어 다시는 하지 말자고 했는데, 헤헤 올해 또 해버렸다.
두리반 투쟁이 승리하면 내년 51+는 어떻게 열리게 될지...
어디에서 무슨 행사가 열리든 나는 이렇게 외쳐보고 싶다.
만국의 노동자, 농민, 주부, 시민, 혁명가, 약자들이여 단결하라! 모두의 힘을 모아 세상을 변혁하라! 자본주의 끝장내자! 국가를 해체하고, 모든 억압과 차별을 철폐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