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력 있는 촛불의 따스함평화가 무엇이냐 2005/02/06 04:51
요즘 3주일 내내 지율스님과 도롱뇽 그리고 천성산 살리기 촛불문화제에 나갔었어.
그래서 한동안 다른 일은 손을 놓고 지냈단다.
나 요즘 노래도 더 많이 만들고, 매일 기타와 베이스 기타도 치면서 참 신나고 즐거운 촛불문화제를 했었어.
생명력이라는 말이 있잖아.
그 생명력이 어디서 나올까 생각해보았거든.
내 삶이 지속되는 생명력, 이 세상을 바꿔나가는 운동이 지속되는 생명력 말야.
희망이라는 것은 바로 그 생명력에서 나오는 것이거든.
나는 신나고 즐거운 곳에서 생명력이 나온다고 생각해.
사람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고 함께 저항한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 매일 촛불을 들면서 새삼 느끼거든.
그리고 그곳이 다른 곳이 아니라 바로 길바닥, 애틋하고 처절한 외침이 생생하게 들려오는 길바닥이어서 그 생명력은 더욱 강하고 질긴 것인지도 몰라.
누가 어떤 실내 장소에 사람들을 모아놓은 것이 아니라 차가운 바람이 부는데도 자율적으로 모여들거든.
그리고 그 생명력이 촛불을 피워내고 노래를 불러내고 열의를 지펴내거든.
외마디 사나운 구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끊어지지 않는 질긴 함성으로 이어지려면 무릇 그 생명력이 있어야 할텐데 나는 무엇인가 태동하고 자라난다는 느낌을 3주일 동안의 촛불 문화제에서 받았어.
가끔은 생경하고 빡빡한 구호를 외쳐야 할 때도 있지.
우리의 투쟁이 항상 신나고 즐거울 수만은 없는 법이니까.
하지만 씨앗이 싹을 틔우고, 뿌리와 줄기가 튼튼히 자라게 하려면 그 생명력이 필요해.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누굴 꺾고) 이기는 운동이 아니라 강한 생명력을 가진, 그래서 져도 져도 지지 않는 그런 운동이라고 생각해.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땅으로 퍼져나가 세상을 뒤덮기 위해서 우리는 더욱 낮은 곳으로, 손을 맞잡고 신나게 흘러들어가야 하는 거야.
2005년 1월에서 2월로 오랜만에 찾아온 겨울다운 매서운 추위가 전국을 휘몰아쳤지만 촛불 든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든 그곳이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곳이였을거야.
엄동설한을 물리친 촛불의 따스함은 바로 그 생명력에서 나왔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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