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 강처럼 흐르게 하라

나의 화분 2010/07/22 18:15

“글 한줄로 ‘흐르는 강물’ 지킬 수 있다면”

 

ㆍ‘작가선언 6.9’ 중심 문화예술인들 “4대강 사업 저지” 낙동강 순례
ㆍ문예지 ‘리얼리스트’엔 특집기획도

강(江)을 찾는 작가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어쩌면 다시 보지 못할지도 모를 강 본래의 모습을 눈에 담아두고 가슴으로 느끼기 위해서다. 한국작가회의가 지난 6월 낙동강 순례를 다녀온 데 이어 젊은 작가들의 자유로운 모임인 ‘작가선언 6.9’ 소속 작가들을 포함한 100여명의 문화예술인들이 지난 17일부터 오는 21일까지 4박5일간 ‘4대강 사업 저지 문화예술인 낙동강 순례’에 나섰다. 이들의 요구는 하나다. ‘강은 강처럼 흐르게 하라.’

17 일부터 4박5일간 ‘강은 강처럼 흐르게 하라’는 주제로 4대강 사업 저지 낙동강 순례에 나선 ‘작가선언 6.9’와 문화예술인들이 18일 지율 스님과 함께 경북 예천 회룡포 인근 내성천을 건너고 있다. 예천 |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이번 낙동강 순례는 17일 안동에서 시작해 대구, 창녕을 거쳐 부산으로 이어지며 구담보·상주보·달성보·구미보·함안보 공사현장을 방문하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4대강 공사현장 이외에도 달성습지·우포늪·을숙도 등 자연생태지를 답사한다. 순례에는 시인 송경동·이진희·신현림·이영광·윤예영, 소설가 조해진, 평론가 홍기돈·권희철, 극작가 최창근 등 ‘작가선언 6.9’ 소속 작가 40여명을 비롯해 영화감독 변영주, 다큐멘터리 감독 안미선, 만화가 김성희 등 다양한 분야의 문화예술인들이 함께한다. 지율 스님과 4대강 저지를 위한 단체들이 도보 순례의 길잡이 역할을 하며 김정욱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최대현 낙동강네트워크 대표 등의 생태강연과 같은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작가선언 6.9’는 지난해 용산참사,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각계 인사들의 시국선언이 잇따르는 가운데 젊은 작가들을 중심으로 모여 이명박 정권의 비민주성을 비판하는 ‘한줄 선언’을 하며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용산참사 문제 해결을 위해 용산참사 현장에서 1인 시위를 벌이며 유족들과 연대했지만 지난해 12월30일 용산참사 보상 문제가 타결되면서 이들의 활동은 소강상태에 빠졌다. 그런 이들이 지난 6월9일 ‘작가선언 6.9’ 결성 1주년을 맞아 지난 1년에 대한 평가와 반성 속에서 ‘4대강 사업 저지’를 위한 도보 순례를 기획한 것이다.

작가들이 낙동강 순례에 나서는 이유는 다양하다. 문학평론가 권희철은 “이슈를 만들어 4대강 사업 저지에 힘을 모으자는 목적, 사라질지도 모르는 강을 걸어보자는 목적, 현장의 목소리와 지율 스님 및 환경단체 등 전문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는 목적 등으로 순례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가선언 6.9’는 낙동강 순례와 별도로 4대강 사업과 관련된 영화제를 준비하고 있다. 김경인·진은영·심보선·김소연 시인 등이 주축이 돼 준비 중인 ‘소리와 영상제’는 8월 중순쯤 열릴 예정이다. 4대강 사업과 관련된 다큐멘터리와 이들이 직접 제작한 영상이 상영될 계획이다. 진은영 시인은 “4대강에 실제로 가서 그곳이 황폐화되는 모습을 시각적으로, 온몸으로 느끼는 것이 중요하지만 모든 사람이 가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이를 영상으로 보여주기 위해 영화제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진 시인은 “4대강 사업의 반생태성, 자본주의의 반자연성에 대한 비판 외에도 많은 국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밀어붙이는 절차적 비민주성에 대한 문제의식 등 다양한 이유로 4대강 사업에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4대강 사업은 작가들이 현 시대를 인식하는 하나의 공통된 창으로 기능하고 있는 듯하다. 현실참여적 문학을 지향하는 작가들의 모임인 ‘리얼리스트100’은 지난 6월 펴낸 반연간 문예지 ‘리얼리스트’ 2호에서 ‘강이 운다, 삽날을 거둬라!’라는 특집 기획을 마련했다. 이원규의 시, 박병례의 소설과 사진, 르포, 평론 등이 수록됐다. 한국작가회의도 다음달 100여명의 시인과 30여명의 작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4대강과 관련된 시집과 산문집을 펴낼 예정이다.

 

입력 : 2010-07-18 17:56:23수정 : 2010-07-19 00:5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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