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과 평택은 하나평화가 무엇이냐 2005/01/07 15:01
길바닥 평화행동이 만들어지고 어제 두 번째 평화행동을 가졌다.
두 번째라고 부르는 것이 웃기긴 하다.
일주일에 한 번 목요일에 모이는 것이지만 그 사이에도 많은 사람들은 꾸준히 평화행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12월 30일에 첫번째로 모인 이후 1월 6일에는 길바닥 평화행동 사람들과 함께 평택엘 갔다.
미군기지 확장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열고 있는 촛불집회에 함께 하기 위해서다.
어제는 128일째 촛불집회였다.
미군기지 확장반대 대책위 사무실 앞에 있는 커다란 비닐하우스에서 매일 저녁 7시부터 8시까지 벌어지는 촛불집회에 참가하는 주민들의 열기는 대단하다.
200명에 이르는 주민들이 매일 밤 이른 저녁을 먹고 촛불을 들고 하우스로 모여든다.
자신들이 손수 간척한 팽성읍 도두리, 대추리, 함정리 등의 농토에 갑자기 전쟁을 하겠다는 무리들이 몰려와 기지를 짓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니 어찌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는가.
길바닥 평화행동 사람들은 오후 3시에 서울을 출발해서 K-6 미군기지도 둘러보고, 이들 제국주의 군대가 차지하겠다는 230만평 광활한 농토를 직접 발로 밟아보았다.
갯벌이었던 곳을 농민들이 자신의 손과 발로 개간하고 일궈온 곳.
전쟁을 획책하는 무리들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이곳에 주둔하면서 전쟁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돕기 위해 한국 정부는 갖은 회유와 협박으로 농민들이 손수 일궈온 땅을 헐값에 내놓으라고 종용하고 있다.
올 3월이면 아마 더 강력한 방법으로 토지 수용을 밀어붙이리라 예상된다.
과연 우리의 함성과 외침이 저들의 탱크와 미사일을 막아낼 수 있을까?
그래야 한다.
평택의 농민들은 그저 이 땅에서 조용히 농사짓고 살고싶다는 소망을 갖고 있다.
이 싸움, 토지를 지켜내겠다는 싸움이 승리한다고 해서 농민들이 얻는 것은 화려한 영광도 부귀영화도 아니다.
땅을 그대로 지키는 것뿐이다.
그래서 이겨도 본전인 싸움인 것이다.
하지만 이겨도 본전인 불리한 싸움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갑자기 국가의 결정이라며 군대가 들어와 기지를 짓겠으니 나가라고 하는데 어찌 가만있을 수 있을까?
지금까지는 국가의 결정을 개인이 거스를 경우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국가보안법의 올가미를 씌워 감옥에 보냈다.
갖은 고초를 겪기 싫다면 국가에 밉보이지 말고 아가리 닥치고 있으라는 것이 국가보안법의 질서였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어림도 없을 것이다.
암울한 국가보안법의 시대는 완전히 종식을 고할 것이다.
농민들의 진지한 얼굴에 그렇게 쓰여 있다.
국가가 아니라 그 할아버지가 내려와 호통을 친다 해도 전쟁을 하겠다는 세력은 주민들이 똘똘 뭉쳐 이 땅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할 것이다.
비닐하우스 촛불집회에서 평택의 주민들, 농민들이 손뼉을 치며 다짐한 내용이 이것이었다.
부안에서 가져온 대나무로 만든 높이 10미터의 문인상과 무인상이 평택의 들녘에 마주보며 서있다.
미군기지가 들어오려 하는 그곳에 핵폐기장 건설반대 투쟁에서 승리한 부안주민들이 보내는 격려가 느껴진다.
원래 핵을 사용하려는 세력과 전쟁을 준비하는 세력은 둘이 아니다.
그러하기에 부안도 평택도 둘일 수 없다.
팽성읍 곳곳에는 '미군기지 확장반대' 노란 깃발이 곳곳에 내걸리고 있다.
1년 전 부안에 갔을 때 보았던 반핵의 노란 물결이 지금 평택에서 이어지고 있다.
부안이 지켜낸 것처럼 평택도 지켜낼 것이다.
길바닥 평화행동 역시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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