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와 깃발
나의 화분 2008/04/11 17:53피자매연대는 전국 각 지역으로 달거리대와 재료 등등을 매일 발송을 하는데, 봉투에 이것들을 넣으면서 동시에 우리가 연대해왔던 활동들을 알리고 소식을 전달하기 위한 내용물을 함께 챙겨넣습니다.
요즘엔 서울시청 앞에서 노숙농성을 하고 있는 장애인들 이야기와 뉴코아/이랜드 소식, 그리고 이주노동자 소식, 티벳을 평화와 독립을 위한 내용 등을 전하고 있습니다.
피자매연대의 달거리대와 재료를 받아보는 분들이 이런 여러 사회운동의 소식들을 함께 받아볼 수 있게 하도록 저는 낮에는 동대문을 다녀와 일을 하다가 저녁이 되면 연대활동에 나서는 등 정말 열심히 지내고 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온 저를 보더니 한 남성 활동가 분이 '어디서 오셨습니까?' 물었습니다.
저는 '피자매연대에서 왔습니다' 대답을 했어요.
남성 노동자는 처음 들어본다면서 무슨 일을 하는 곳이냐고 했어요.
옆에 계신 여성 노동자 한 분이 '그런 단체가 있다'고 남성 분에게 언질을 주시더군요.
ㅎㅎ
피자매연대를 모르는 분들이 아직 많습니다.
피자매연대가 지금까지 5년 넘게 여러 진보적인 운동에 참여해왔지만 아직 낯설어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은 무슨 이유일까요?
아마 단체의 이름을 알리는 것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는 집회에 참가할 때 깃발 같은 것을 들고 가지 않지요.
단체의 이름을 사람들에게 각인시키기 위해, 우리 단체도 여기 참여했다는 눈도장을 찍기 위해 단체들은 깃발을 들고 집회에 갑니다. (다른 이유도 물론 있다는 것 잘 압니다)
하지만 그런 깃발들이 무성한 집회에서는 깃발이나 단체가 없는 개인들이나 사람들이 소외되기 십상입니다.
그런 이유로 피자매연대는 많은 집회에 참여하지만 이름이 별로 알려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도 괜찮긴 합니다.
단체의 이름을 알리는 것이 우리 활동의 목적은 아니니까요.
우리 활동은 피자매 달거리대와 재료를 쓰는 사람들이 그것이 단지 쇼핑몰에서 구매한 상품이 아니라, 이 사회의 온갖 차별과 억압에 끈질기게 저항하며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내는 운동이라는 것을 알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러하기에 알아주는 사람은 별로 없어도 우리는 집회에 찾아가고, 농성장에 찾아가고, 그런 소식들을 홈페이지와 메일링 리스트로 알리고 공유하는 것입니다.
상황실에서 잠시 마주친 얼굴이 낯익은 비정규직 언니들 힘내시기 바랍니다.
승리할 때까지 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