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하고 소박한 통찰살아 꿈틀거리는 아나키 2006/02/05 19:00가장 최근호인 2006년 1-2월호(통권 86호)에도 제 기억에 강하게 남아 있는 두 구절이 있기에 여기 옮겨 봅니다.
아래 천규석과 김종철의 통찰은 오랜 실천과 깊은 고민에서 나온 것일텐데, 가장 단순하고 소박하기에 그 빛을 더욱 발하는 것 같습니다.
선거철만 되면 표를 구걸하는 권력자들과, 소비를 늘리라고 24시간 부추기는 자본가들이 온갖 감언이설로 속삭이며 우리의 숨통을 조여와도 아래 몇 문장들만 가슴 깊이 새겨넣으면 민중은 꿋꿋하게 버텨낼 수 있을 것 같네요.
5천여년의 인류 정치사에서 정치나 국가가 민생문제를 해결해 준 적이 언제 한번이라도 있었던가? 민생을 조금이라도 향상시킬 수 있었던 원동력은 정치와 국가가 아니라 오로지 민중 자신의 자조(自助)와 자치력(自治力)의 결과가 아니었던가?
- 10쪽, 천규석 '집단광기에서 깨어나야 한다'
자본주의의 발전과 결합하여 전개되어온 근대적인 의미의 국가는 바깥으로든 안으로든 자연세계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식민주의적 지배, 억압, 착취를 계속하지 않고는 하루도 유지될 수 없는 체제인지도 모른다. 그리하여 근대국가가 배태하는 '국익'이란 어디까지나 경쟁과 배제의 원리에 기초한 생존전략이지, 결코 국민국가의 틀 이전 혹은 바깥에서 상호부조와 공생공락의 원리에 따라 살아온 민중의 자치, 자립적 삶의 원리를 장려하는 논리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 5쪽, 김종철 '책을 내면서' tag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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