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주의 수다방식물성의 저항 2006/01/11 21:21제4회 인권활동가 대회에 간다.
거기서 채식에 대해 마음껏 수다를 떠는 수다방을 열 생각이다.
내가 활동가들과 같이 하는 것 중에 제일 재미있는 것은 수다떨기이고, 제일 재미없는 것은 회의하는 것이다.
수다는 언제나 재미있다.
특히 나는 채식에 대해, 비육식에 대해 채식을 하지 않는 사람과 깊이 이야기를 나눠본 적이 거의 없다.
채식에 대한 이야기는 으레 채식주의자들 사이에서만 오고갈 뿐이었다.
내 주위에 있는 채식을 하지 않는 활동가들도 대안으로서, 그리고 세상을 바꾸는 하나의 실천으로 채식에 대해 관심이 있(어 보이)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그들과 이것을 주제로 수다를 떨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이번 인권활동가 대회 채식 수다방에는 좀더 많은 비채식인들이 왔으면 좋겠다.
그들과 유쾌한 수다를 떨 수 있도록 말이다.
실제로 내가 채식을 시작하기 전에는 나는 채식에 대해 불만이 좀 있었다.
채식을 하는 사람들이 약간 고깝게 보였던 것이다.
먹고 살기도 바쁜데, 꼭 뭘 먹느냐까지 고민해야 되느냐, 그냥 다른 것들은 몰라도 자기가 먹고싶은 것 먹을 수 있도록 하면 되지 않느냐, 왜 채식을 하면서 고고한 척, 당당한 척, 올바른 척 하면서 채식을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심정적 불편함을 주느냐 이런 불만이 있었던 것이다.
먹는 것까지 눈치를 보기가 싫었다.
간섭을 받는 것 같아서 채식주의자가 옆에 있다는 사실이 신경쓰이기도 했다.
일부러 배려를 해야 할 것 같아서 솔직히 약간 걸리적 거렸다.
자의식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채식을 하지 않으면 마치 야만적인 것처럼, 시대에 뒤떨어진 것처럼, 쿨하지 않은 것처럼, 소수자의 인권을 고려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싫었다.
누가 나보고 채식을 하라고 강요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저 어느날 자연스럽게 채식을 할 수 있겠다는 마음이 찾아왔을 뿐이다.
그전에는 위와 같은 고민들이 있었고, 마음이 통하고 편하게 대할 수 있는 채식주의자 친구가 있다면 이런 질문들을 던지며 톡 쏘아 붙여보고 싶기도 했다.
무엇을 사고, 무엇을 먹고 이런 것들도 중요하긴 하지만 그보다 더욱 급박하고 중요한 문제들이 산적해 있는데, 괜히 채식을 한다고 소중한 힘을 분산시키는 것은 아닌가?
이런 의문들, 질문들, 그리고 비판들에 대해 몇 년간의 채식 생활 끝에 자연스럽게 나만의 대답을 찾아냈다.
하지만 내 대답을 적기 이전에 사람들과, 특히 채식을 하지 않는 사람들과 이렇게 진솔한 고민을 나눠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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