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집이 좋다나의 화분 2006/01/08 20:18흡인력이 강한 자석도시로 돌아왔다.
다시 탈출을 꿈꾸며 말이다.
영등포에서 친한 언니를 만났다.
세상엔 이렇게 반가운 만남도 있구나.
그 언니는 마치 통역사 같았다.
요즘 난 친구의 언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답답해하고 있었다.
답답한 마음에 난 더욱 조급해지고 마음만 앞섰던 것 같다.
언니는 내가 잘 이해하지 못했던 친구의 언어를 나의 언어로 풀어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었다.
이건 마치 2시간 동안 치료를 받은 느낌이었다.
고민의 매듭이 풀렸고, 명쾌해졌다.
대추리로, 대추리 밖으로 걸어다니면서 오랜만에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걸으며 정리되는 생각들은 보통 굳은 신념으로 자리잡기는 하지만, 그렇게 굳어진 생각들은 보통 단조로운 흑백으로 칠해진 세상에서 뽑아낸 것들이어서 생동감은 없기 마련이다.
통역사 언니는 그 단조로운 세상을 무지개 빛깔로 칠해주었다.
따뜻한 감정들이 다시 솟아나고, 바야흐로 봄이 오고 있는 중이다.
통역사 언니와 헤어져 아랫집으로 돌아왔다.
아랫집으로 가는 날 보고 통역사 언니는 일중독이 아니냐고 물었다.
목욜, 금욜, 토욜 모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기 때문에 난 무척 지쳐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집으로 가서 쉬지 않고 아랫집으로 가는 날 보고 통역사 언니는 내가 일에 중독되지 않았는가 생각한 것이다.
일 중독이 아니라 정확히 말해 난 아랫집 중독자다.
자전거가 좋고, 바느질이 좋고, 기타치며 노래하는 것이 좋은 것처럼 난 아랫집이 좋다. tag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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