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씨앗
나의 화분 2005/10/01 23:44뿌리 뽑혀 떠밀려 빼앗기고 짓밟혀
몸뚱아리 하나로 버티기가 힘들어
이름 없는 사람들 하나가 된다
권력을 가진자들 세상을 망친자들
너희들이 하는 일 때리고 부수는 일
더 이상의 개발은 부메랑이지
푸르른 땅이야말로 우리가 일궈낼 세상
차별의 피를 뽑고 억압의 김을 매자
무기를 녹여 쟁기를 이윤이 아닌 생명을
분노의 씨앗나의 화분 2005/10/01 23:44오랜만에 노래를 한 곡 만들었다.
'분노의 씨앗'이라는 노래다.
나는 깊은 밤이 되어야 악상이 떠오른다.
방문과 창문을 걸어 잠그고, 깊이 자신에게 몰두해 갖가지 생각들을 하다보면 어느새 내 몸에 흐르고 있던 멜로디들이 하나씩 흘러나옴을 느끼게 된다.
이 곡은 방금 피자매연대 사무실에서 완성을 했다.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눠지는데, 첫 부분은 마단조(Em)로 진행이 되다가 후반부는 사장조(G)로 변한다.
원래 마단조 부분은 '비명소리들' 때문에 힘들어하던 지난 9월 26일에 나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흥얼거렸던 부분이다.
너무나 힘들어서 그냥 다 놔버리고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순간 나도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이 단조의 슬프면서도 흥겨운 전형적인 내 스타일의 멜로디가 쏟아졌다.
어깨춤을 추면서 부르기에 좋은 그런 느낌이다.
이 첫부분에다가 오늘은 뒷부분, 어렴풋하게 보이는 먼 길을 찾아 나서는 심정으로, 어쩔 수 없이 희망을 품어야 하는, 그래야만 이 고단한 현실을 살아낼 수 있는 느낌의 멜로디를 나름대로 멋지게 덧붙였다.
처음엔 이 두 부분이 잘 어울릴까 걱정을 했는데, 생각보다는 매끈하다.
계속 기타를 치면서 다듬고 연습하고 그러다가 이걸 기록하고 싶었다.
아쉽게도 사무실의 컴퓨터로는 녹음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악보를 그리려고 했지만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게다가 마디마디를 악보로 그리는 동안 이 음악이 혹시 날 떠나버리지 않을까 불안하기도 하다.
다행히 옆 사무실에 있는 오리에게 녹음도 되는 엠피쓰리 연주기를 잠시 빌릴 수 있었다.
어, 생각보다 녹음이 깨끗하게 된다.
참, 이렇게 만드니 사람들이 물건을 사게 되는구나 느끼게 된다.
잠시, 나도 엠피쓰리 플레이어를 사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다, 요즘에는 다들 하나씩 있으니 필요하면 빌리지...
아, 빌리고 빌리는 내 인생.
나도 친구들에게 내가 가진 것을 더 많이 나눠줘야지 결심하게 된다.
오리야, 고마워!
너가 아니었으면 이 곡을, 그리고 지금 내가 이 곡을 부르는 이 느낌을 이렇게 생생하게 보존할 수 없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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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씨앗
가진 것이 없어서 억울한 게 많아서
뿌리 뽑혀 떠밀려 빼앗기고 짓밟혀 몸뚱아리 하나로 버티기가 힘들어 이름 없는 사람들 하나가 된다 재벌과 투기꾼들 파괴의 주범들
권력을 가진자들 세상을 망친자들 너희들이 하는 일 때리고 부수는 일 더 이상의 개발은 부메랑이지 분노의 씨앗을 심어 평화의 결실을 맺을 푸르른 땅이야말로 우리가 일궈낼 세상 차별의 피를 뽑고 억압의 김을 매자 무기를 녹여 쟁기를 이윤이 아닌 생명을 tag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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