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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힐을...

1.

신은 소녀, 라는 만화

의 주인공 고경희가 좋아하던 노래.

만화에는 '미친 사랑'이라고 부를 만큼

자력이 강한 관계가 여럿 나온다.

참 신기했다. 만화에서 그런 관계를 만난다는 게.

그런 종류의 관계라면 나도 잘 알지.

한때 그걸 성격적 결함이나

잠재의식에 각인된 트라우마 때문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근데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거.

 

 

2.

관계의 경험치는 새로운 관계를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 말이 나에게로 와서는 이렇게 응용된다. 

관계의 경험치는 새로운 관계로 나아가는 것을 막는다.

지난 주 어느 새벽, 나는 내가 처한 이러저러한 상황들을 떠올리면서

이런 이야기를 할 데가, 넋두리든 상담이든

이런 말을 털어놓을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천지간에 이토록 혼자일 줄이야.

 

아주 예전에 이런 말을 주고받던 사람들이 있었지만

나의 답답하고 긴긴 이야기를 들어주는 배려의 이면에

관계에 대한 어떤 기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알면서도

순간의 위로나

사려깊은 해법을 위해

그 기대를 알면서도

모른 척 관계를 유지하는 건

어쩐지 얌체같아서

그리고 현재의 파트너에 대한 예의도 아닌 것같아서

나는 곧 그만 두었다.

 

지난 2주동안 너무 외롭고 막막했지만

매일 새벽 홀로 깨어

울컥이다가 체념하다가 다시 마음을 다스리는 주문을 읊조리다가 아침을 맞았다.

그리고 지금 괜찮아졌다.

이 경험은 새로운 문제를 직면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마음에 근육이 생겼다.      

단단하면서도 유연한 근육이 되었으면 좋겠다.

굳은 살이 아닌 근육.

https://www.youtube.com/watch?v=WL1ly1GMwwc&feature=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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