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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너무 생생해서 잠에서 깨어버림.
오늘은 정말 오랜만에 아침 일이 없어서 늦잠을 자도 되는 날이었는데.....
가족들과 함께 어떤 펜션으로 놀러갔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가족들은 먼저 떠나고
나 혼자 뒷정리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변기가 막혔고, 변기가 막혀서인지 세면대에까지 오물이 둥둥 떠있었다.
펜션의 화장실 안에는 세면대가 막혔을 때를 대비한 매뉴얼이 있었는데
거기에는 '물을 부을 수 있을 때까지 가득 부으시오'라고 써있었다.
물을 부었더니 세면대가 점점 깊어졌다.
물을 부을 수 있는 데까지 부었더니 물은 다 빠지고
오물만 걸려있었다. 나는 그걸 손으로 건져서 쓰레기통에 버림.
비위가 상해서 토할 뻔.
그렇게 오물을 치우고있는데 펜션 주인이 왔다.
펜션주인은 예전교회 S선생님.
나는 괜히 교인들한테 안좋은 말이 퍼질까봐 걱정하면서
열심히 오물을 치웠다.
세면대 오물은 다 치웠는데
변기가 막힌 것을 해결해야 했다.
세면대와 연결된 하수구를 열어
또 거기 오물들을 손으로 치우고 있자니
S선생님이 고무장갑을 끼라고 건네주셨다.
'손이 젖어있을 때 고무장갑 끼면 벗기 힘든데'
그런 생각을 하면서 고민하고 있는데
S선생님이
"하수구가 이렇게 막힌 게 이 집 탓이 아니라 저 위층 사람들 때문인 것같다.
내가 어제 저 윗층 사람들하고 같이 있었는데 보니까 다 거기 꺼네.
그 사람들이 막 버린 게 문제다"라고 말씀하셨다.
고무장갑을 끼지 않은 맨 손으로 오물들을 집어서 쓰레기통에 집어넣으면서
'아, 이거 꼭 내가 하지 않아도 되는 거구나. 내 탓이 아니란 걸 집주인이 알았으면 된 거지.
그리고 누가 했더라도 이런 일은 집주인이 해야 하는 거 아닌가.'
라고 생각하며 이걸 계속 해야 하나 고민하다 깸.
하수구를 막고 있던 오물은 거의 다 꺼내졌는데
이왕 한 김에 깔끔하게 다 치우는 게 좋긴 한데
이걸 계속 내가 하는 게 맞나.....
이 고민이 꿈의 마지막.
꿈 전문가는 자기 꿈은 자기가 가장 잘 아니 꿈에서 깨었을 때 직관적으로 드는 생각을
실마리삼아서 꿈을 해석해보라고 했었다.
<추적60분> 사태와 관련해서 그저께 미디어위에서 회의를 했다.
나는 현재 쉬고있는 상태이므로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피곤해서 일찍 잤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부재중 전화, 메시지 등이 와있었다.
아마도 회의가 끝난 후 회의결과를 알리기 위해 전화를 한 것같았다.
아침에 전화를 해서 회의결과를 들었다.
1. 미디어위 역량이 안되니 정확한 사과문을 받는 것으로 정리한다.
2. KBS에 적대적으로 대할 필요는 없다. 재발방지가 없으면 되는 거다.
3. 미디어위와 KBS관계자와의 만남의 자리를 갖자.
예상했던 결과다.
당사자인 JP. CK,JY는 자리에 없었다.
'적대적으로 대할 필요는 없다'라고 말한 감독이 누구인지 알 것같았다.
미디어위 감독들 중에는 KBS외주제작을 하는 사람도 있다.
KBS가 누구인가.
대충 눈인사만 하고 지내던 한 사람이
내게 갑자기 메시지를 보내오고 전화를 걸어와서 놀랐다.
전방위적으로 회유와 수습의 방법을 알아보았을 것이다.
미디어위 감독들 중에 KBS일을 받아서 하는 사람에 대해서 알아보지 않았을 리가 없다.
내게 전화를 한 사람은 O, 목포에 있는 JP에게 전화한 사람은 K.
어제 수업가는 중에 전화를 했는데 O가 진짜 답답할 정도로 머뭇거리며 말을 했다.
말을 다 듣고나니 왜 그런지 약간은 짐작이 갔다.
나는 알겠다고, 미디어위 결정이 그런 거면 따르겠다고 했다.
JP와 통화를 하며 확인한 바로는
JP가 건네들은 이야기와 내가 들은 이야기가 약간은 결이 다르다는 사실.
뭐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손을 버려가며 오물을 치웠다.
세면대는 뚫렸고 하수구가 문제인데 하수구도 큰 건 걷어내서 사용하는 데에 지장은 없었다.
다만 더 남아있었던 그 덩어리들, 그 찌꺼기들.
이걸 치우지 않으면 언젠가 또 막힐텐데 이참에 치우면 좋겠는데
근데 왜 나 혼자 맨손으로 이러고 있지? 하고 반문하던 꿈의 마지막.
어제 세 개의 일정을 끝내고 지친 몸으로 돌아오는 길에
동료감독의 전화를 받았다.
SBS에서 문재인 촬영본을 달라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냐는 문의였다.
일대일 원칙을 말하고 SBS가 영상제공할 때 받는 기준으로 받으라고 알려주었다.
동료감독은 "작가가 자기도 잘 모른대요. 어떡하죠" 라고 그래서
그럼 알아서 하시라고 해요. 필요하면 알아보겠죠. 라고 말함.
또 문의.
그런데 촬영소스에 대해서 내가 보내주는 걸 기준으로 받는 거여요 아니면
방송에 나가는 걸 기준으로 받는 거여요?
--->촬영본 전체를 보내는 건 불가능하니 와서 보시고 필요한 부분 콕 찝으면 초단위로 계산하면 됨
KBS기준은 30초에 30만원, 이후 추가 10만원,이라고 써진 공문을 보내줌.
그리고 얼마 전에 삼성 직업병 촬영본을 KBS에 제공한 감독을 알려줬다.
밤늦게 문자가 왔다.
"SBS는 30초 기준 50만원이라고 해서 그렇게 요구했어요 ㅎㅎ"
잘했다고 답문 보내고 잤다.
근본적인 해결책으로까지 나아가진 못했지만 선례는 된 것같다.
이 손에 배인 오물의 냄새를 어떻게 없앨지 그건 나한테만 남겨진 문제다.
앞으로 나는 더 생각하지도 관여하지도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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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태에서 여론이 더확산되지 않기를 바라는 kbs와의 협상에서
승기를 잡은 건 미디어위지만 당사자들은 목포에 있다.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더 할지에 대해서 나는 지켜보는 걸로.
내 손이 더 더럽혀지는게 싫다.
역겨움이 너무나 생생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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