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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작

하늘은 초등학생이 되었고

하돌은 ㄷㄱ어린이집에 다니게 되었다.

어제는 입학식이었는데 난 가지 못했다.

편도선염이었다는데(오후에 병원에 가서 알게 되었고)

그냥 심한 감기로만 알고 있었는데 온 몸이 쑤시고 아파서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2월 26일이 하돌이 생일이었던 터라 난 엄마들이 애낳은 달 되면 아프다는

그 경우로만 생각하고 끙끙 앓았는데 일요일 밤부터 월요일 오전까지 최고였다.

 

나중에 정신을 차리고 보니

첫 애의 첫 입학식을 놓쳤다는 아쉬움때문에 속이 무척 상했다.

오늘 가보니 환영플래카드도 있고 하는 걸 봐서

대충 연출해서 사진 찍으면 훗날 사진으로나마 공백을 매울 수 있겠다는

계산이 나오긴 했다. 그래도 아쉬운 건 어쩔 수 없겠지만.

어제 남편은 하늘이 제일 작은 것같다는 말을 해주었는데

오늘 하교시간에 마중나가서 보니 이름표에 1번 마크가 붙어있었다.

집에서 매일 앵두, 하돌과 같이 보다보니 커보였는데 우리 딸은 1번인 것이다.

 

아이들 나오길 기다리고 있는데 엄마들끼리 군데군데 모여있었다.

어떤 붙임성 좋은 엄마가 나보고 몇반이냐고 물어서 "7반인데요"

했더니 자기 아이는 1반이라면서 무리에 끼워주었는데

무리의 다른 엄마들이 사는 곳을 물어서 이야기 끝에

(처음엔 국회단지, 그다음엔 위치, 어쩌고 저쩌고 하다가)

'함께 사는 세상에서 살아요'라고 말했더니 "아, 그렇군요"하면서

무척이나 반가운 듯이 아는 척을 해주었는데 순간 많은 생각에 머리가 복잡.

...........더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음.

 

하돌은 ㄷㄱ어린이집의 맑은반인데 15명 중 유일한 신입이라

처음엔 걱정을 많이 했으나 아이들이 무척이나 하돌을 반겨준다.

반면 하돌은 좀 냉정한 편이라 해야 하나.

오늘도 하돌이 앉아있으니 양 옆에 아이들이 서로 앉으려 싸우니

하돌은 냉큼 일어나 뒤로 가버렸다.

 

요즘의 일과.

아침 9시 30분까지 하돌 어린이집에 등원. 나는 내내 함께 있는다.

아침 9시 50분까지 하늘 학교에 등교. 아빠가 데려다준다.

11시 50분 정도에 하돌 데리고 하원.

하돌과 함께 학교에 가서 12시 10분에 나오는 하늘을 데리고 온다.

 

오늘 하늘을 기다리면서 모처럼 하돌과 정다운 시간을 가졌는데

나-하돌아, 누나 학교 좋아?

하돌-응, 누나가 있잖아. (뭉클..)

곧 하늘에서 눈이 내리고 추워져서 노는 건 포기했는데

항상 쉬지 않고 싸우지만 하돌은 참 하늘을 좋아한다.

역시나 앵두도 하돌을 좋아한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암튼 정신이 없지만

새로운 시작. 모두가 씩씩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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