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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도 열두번씩 마음이 왔다갔다 하는데
어제는 남편, 하늘, 공부방 선생님, 하늘의 공부방 언니 ㄷㅇ와 함께 집을 보러다녔다.
ㄷㅇ는 집을 참 잘 보았는데 "아늑하긴 한데 빛이 안드네요", "집이 너무 외져요" 하면서
집보기에 필요한 요소들을 꼭꼭 집어냈고 우리들은 ㄷㅇ의 말을 들은 후에야 놓친 부분을 깨달았다.
전세 8천에 얻을 수 있는 집은 낡은 연립이나 반지하, 규모는 대부분 10평 남짓정도.
집을 보러다니면서야 우리들은 지금 살고 있는 집이 얼마나 좋은지, 얼마나 넓은지 알게 되었다.
공부방 선생님 말씀이 우리집은 13평 정도라고 했는데(우리 식구들은 평수 개념이 없음)
집을 보러 돌아다니다 보니 우리집을 전세로 내놓으면 1억 3~4천은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넘치는 빛과 탁트인 전망을 가진 우리 집의 가치를 새삼 깨닫게 되었다고나 할까 .
추워서 모두들 거실에 모여 자긴 하지만
돌아본 집들 중에서 우리 집 다섯 식구가 모여서 잘 수 있을 정도의 거실을 가진 집은 없었다.
마지막으로 들렀던 복덕방에서는 팔순이 넘어보이는 할머니가 집 안내를 해주셨는데
아이들이 많아서 집 구하기 힘들겠다고 걱정하셨다.
어떤 집은 아예 방문조차 안했는데 1층에 주인이 살아서 아마 아이들이 주눅들거라 하셨다.
늦은 저녁을 먹으며 우리한테 선택의 여지가 있다는 데 안도했다.
8천에서 1억 정도면 아이들과 내가 살 집을 정말이지...
구할 수 있을지 알았다.
서울은 정말 미친 도시다.
그걸 이제사 알았다니....
이 노래를 같이 듣던 친구가 어느날 말했다.
"세상엔 전시용 인간들이 있는 것같아.
멋진 사람들은 다 돌아만 다니고 우리 옆에는 없잖아."
그러고보니 세상에는 전시용 집들이 있는 것같다.
내가 살고 있는 집들도 어제 돌아본 집들도
가끔 <사랑의 리퀘스트>에서 보았던 것 말고는
어디에도 나오지 않았단 말이다.
이건 좀 부당한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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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새 서울이 아주 미쳐 버렸군요. 2년 반 전에 연희동에서 20평짜리 빌라에서 살 때, 그 때 전세가 8천만원 정도였는데 말이죠.부가 정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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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짜리 집이 나왔는데 4월말에 이사를 간다고 해서 한숨. 억대의 집에 살뻔했어요...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