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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말하길
"우리 반 애들은 다 한자를 아는데 나만 모르니까...
닌텐도 마법 천자문을 사 주면 열심히 공부할께"
라고 해서 칩을 사주었는데..
얘가 보니까 한자 공부는 안하고 게임만 한다.
까막눈이라 답을 모르니 찍어가면서...
아무리 게임에 학습을 결합시키려 해도 자기가 해야할 몫은 있다는 깨달음.
갑자기 이런 생각을 하는 이유는
하늘이 말하기를 곱셈이 너무 어렵다는 거다.
그래서 구구단을 외우면 되지않으냐고 그랬더니 힘들어서 못하겠다고.... ㅜ.ㅜ
공부방 선생님은 '구구단을 외자~' 뭐 그런 재밌는 게임같은 게 있어서
재밌게 하는 방법이 있다고 알려주셨는데.
혼자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 게임도 역시 마법 천자문처럼 자기가 해야할 몫은 있는 건 아닌가싶었다.
넘쳐나는 학원들, 교재들, 게임들...
사실 이런 것들은 아이들에게 견디기를 가볍게 해주기 위한 상품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은 자기가 견뎌야할 것들을 하나씩 해결해가면서 자라는 건 아닐지.
하늘은 1학년 때는 학교 가기를 "죽기보다 싫다"고 말을 했었고
2학년이 되면 집에서 공부하겠다는 주장을 펼쳤지만
다행히 2학년 선생님을 좋아하게 되어서 이 학교를 계속 다니고 싶다고 말한다.
그래도 구구단을 외어야하는 건 걔가 해야할 몫이니 자기가 해야지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아니니까.
한가지 반성할 점은 냅두고 지내다가 이런 일로 서로 삐진다는 것.
하늘이 내게 구구단을 적어달라고해서 적어준 게 3주 전인데
그 때 5단까지 함께 외운 후에는 팽개쳐두었다.
그러고서 힘들다 힘들다 그래서 그럼 하지 말라고 했다.
부드러운 목소리로? 절대 아니고.... 구구단도 외우지 말고 게임도 하지 말라고 했다. ㅡ.ㅡ
내가 이런 부모가 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나는 점점.....
금요일에 보라매공원에 놀러갔는데 하늘이 말하기를
"우리 반 남자애 00이가 아이들이 놀린다고 가위로 자기손을 자르려고했어.
엄마, 자살해봤자 자기만 손해지?"
아홉살 아이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라고 하기에는 좀 충격이라 더듣고 있는데
"00이가 왕따거든"
하늘이 왕따라는 단어를 안다는 것은 더 충격.
그래서 어째서 왕따냐고 물었더니
그날 밖에서 놀고 들어온 다음, 담임이 없는 자리에서
일군의 남자애들이 "00 싫어하는 사람~" 하고 물어보니 막 손을 들었다고 하고
"그럼 00 좋아하는 사람~" 하고 물으니 아무도 손을 안 들었다고 한다.
하늘은 둘 중 어디에도 손을 안 들었다고 했다.
얘기를 듣다 보니 약간 짠해서
"00이 니가 좀 잘 해줘라" 했더니
며칠 전에 00이가 넘어져서 일으켜주고 싶었는데 그러면 자기가 걔 좋아한다고 놀림 당해서
그냥 보고만 있었다고 했다.
어떻게 해야 하나 남편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그애네 엄마한테 이야기를 꺼내볼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괜히 이야기 꺼냈다가 우리가 더 이상한 사람 취급당할거라는 것에 공감.
그 말 끝에 우리 둘이 씁쓸해했던 건
하늘이 왕따가 아니라서 다행이라는 것.
그리고 괜히 우리가 어설프게 나섰다가 하늘이 왕따되면 어떡하냐는 걱정.
그러면서 정말 우리 좀 문제라는 생각을 했다.
오늘 주말농장에 가서 예전에 씩씩이 같이 다녔던 애 엄마한테 상담을 했더니(교사니까)
담임선생님한테 말하라고 했다.
그런데 그냥 말하지 말고
"우리 애가 이러이러한 얘기를 하던데.. 선생님도 아시죠?"
꼭 이렇게 얘기해야 한다고 알려주셨다.
또 다른 애 엄마는 중학교 다니는 딸 반에
반장 여자애가 한 남자애를 아주 못살게 굴었는데
4층 교실에서 그 남자애가 뛰어내릴 거라고 해서 애들이 막 말렸고
그 일 때문에 담임이 알게 되어서 반장여자애가 혼났다는 얘기를 들려주었다.
그 말 끝에 그집 아빠가 덧붙인 말이 "담임들은 그 지경이 되어야만 움직여요" 한다.
우리 담임한테 말을 해야 할까?
그 말을 한 건 또 우리 하늘인데 또 우리 하늘을 불러서 증언을 시키고 뭐 그렇게 할까 봐
걱정된다.
내가 왜 이렇게 되었을까? 한심하다.
하지만 나는 씩씩이가 문을 닫은 후, 하늘의 1학년 시절, 그리고 하돌의 어린이집 생활을 겪으면서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행동으로 옮기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다.
거리에서 길을 막는 경찰에게 항의하는 일은 나의 용기만 있으면 되는 일이지만
아이에게 영향을 미치는 일은 조심 또 조심할 수밖에 없다.
첫 충격은 새어린이집 엄마들은 인사를 해도 받지 않거나 불편해한다는 점이다.
또 6월에 구립어린이집 연합 운동회가 있었는데
자기애랑 친한 애들만 물을 주고 옆에서 먹고싶어하는 하돌에게는 안주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랬다.
내 애, 남의 애 가리지 않고 챙겼던 건 씩씩이만의 좁은 세상이었던 거다.
사실 내가 하늘 반의 그 엄마에게 이야기를 할까 말까 망설이는 이유도 어떤 일 때문이다.
그애랑 하늘이 짝이 된 적이 있었는데 그애가 볼거리로 학교를 못나왔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전화를 걸어서 "알림장 불러드릴까요?" 하고 물었는데
그 엄마가 무척 고마워하면서 내게 말하기를
"고마워요.제가 임원부모회에서 좋은 정보 있으면 알려드릴께요"
이 한마디 말에서 나는 그 분과 내가 서있는 자리가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그 분은 임원부모였고, 임원부모회에서는 좋은 정보가 배타적으로 유통된다는 사실도 알았다.
그 사실을 처음 안 건 아니었다.
1학년 때 줄넘기를 사야했는데 임원부모회 중 한 분이 내게 말해주기를
"담임선생님이 우리한테만 알려준 건데요 김수열줄넘기가 좋대요"
그래서 김수열줄넘기를 샀다.
씩씩이를 벗어난 세상, 말하자면 보통의 세상은 그렇게 배타적이고 경쟁적인 곳이었다.
1학년 때 하늘네 반에서는 뿅뽕이를 많이 모으면 스티커를 주고 스티커를 많이 모으면 상을 받았다.
어느 날, 하늘이 내게 부탁했다.
"엄마, 밥 좀 푸러 오면 안돼? 내가 말했다는 말은 하지 말고 밥 좀 푸러와 줘"
하늘이 말하기를 밥 푸러온 엄마의 아이는 뿅뿅이도 아니고 무려 스티커를 두 개나 받는다는 거다.
그래서 나는...
밥 푸려고 김수열 줄넘기를 알려준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
그 분이 말씀하시기를 임원부모들이 다 맡아서 하기 때문에 자리가 없다고 했다.
며칠 후 그 엄마가 잠깐 일이 생겨서 내가 하루 간 적이 있었는데
하늘은 내가 자기 말을 들어주었다고 무척이나 좋아했다.
스티커를 더 받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종업식 때
반 대표로 나가서 상을 받은 애는 임원부모회 대표의 딸이었고
그 애가 모은 스티커는 우리 하늘과 앞자리수가 달랐다.
물론 밥 푼 것만으로 그애가 스티커를 많이 받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렇게 정보나 특권은 독점되었다.
나는....한심하고 비겁하다.
왕따를 당하다는 그 남자애의 이야기를 듣고나서도 나와 남편이 어떻게 할까 머리를 맞대면서도
쉽게 답이 안나오는 건 두렵기 때문이다.
담임선생님이 과연 믿을만한 사람인가?
아이들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우리들의 마음을 담임선생님이 알아줄 것인가?
괜히 하늘이 담임에게 찍히지 않을까?
하늘이 반 아이들에게 찍히지 않을까?
이런 저런 걱정이 먼저 밀려드는 것이다.
공개수업 때 하늘 바로 뒤에 서있던 나는
한참을 망설인 끝에 카메라를 꺼내서 하늘의 뒤통수만 겨우 찍었다.
몇 발자국만 움직이면 하늘의 얼굴을 찍을 수 있었는데
괜히 엄마들이나 담임한테 튀어서 하늘이 불편해질까봐 걱정되었다.
아이들은 장난으로 "너 장애냐?" 그런다.
촬영 하나에 튈까봐 걱정하는 이 분위기에서
말을 더듬는다거나, 장애가 있다거나, 이주민의 아이인 경우 튀는 건 훨씬 더 심하다.
다르다는 사실은 죄가 된다.
나는 그리고 하늘은 다르게 보이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00이가 넘어졌을 때, 그 애을 일으켜주고 싶었지만 좋아하냐고 놀림당할까봐 참았다는 하늘에게
그러지 말라고 말을 선뜻 할 수가 없었다.
말은 내가 하지만 행동은, 그리고 그것의 결과를 감수하는 건 하늘이 하는 일이니까.
사무실의 Moon이 다큐멘터리 <내가 문근영을 만나야 하는 이유>에 대한 기획의도를 설명할 때
내가 200% 공감했던 이유가 바로 이런 상황이다.
이 사회는 집단화를 추구한다. 튀는 걸 못 견뎌한다.
<불멸의 신성가족>을 읽어보면 법조계에서의 집단화경향이 섬세하게 그려져있다.
법조계만 그런 게 아니다.
하늘이 다니는 학교, 하돌이 다니는 어린이집 그 모든 곳에서 그런 일들은 셀 수 없이 일어나고 있다.
그런데 나는...
나는 푸른영상에서만 지낸다.
푸른영상에서 한발짝만 밖으로 나가도 나는 소통불능의 현실을 느낀다.
나의 언어는 너무 빠르고 발음은 부정확하고 신경은 지나치게 예민하다.
남편은 내게 인사하는 습관부터 지적한다.
그렇게 활짝 웃으면서 깍듯이 인사하면 사람들이 무시한다고.
싫지만 그게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나루언니에게 "인사 한 번 해봐" 하고 시켜봤던 건
내 인사가 정말 그렇게 칠랄래팔랄래인가 궁금해서였다.
대략 맞는 듯했다.
7월부터는 항상 인사하던 어린이집 엄마한테 인사를 안하고 지낸다.
나는 항상 그렇게 반갑게 인사를 했고 그 분은 항상 귀찮은 듯 인사를 받았는데
아마 이런 행위도 그렇게 보이겠거니 싶어서.나는 그렇게 변해가고 있다.
여기서 얼마를 더 변해야 할까?
남편, 사무실 동료, 씩씩이 부모들을 만나서 하소연하는 거 말고
이렇게 블로그에 글을 쏟아내는 거 말고
어떤 것을 더 해야 할까?
나는 잘 모르겠다.
용기를 내야할텐데... 부끄러운 나의 비겁.
댓글 목록
오징어땅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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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이 저 초등학교 다니던 십여년전보다 더 심한듯하네요. 저는 소위왕따라고 불렸던 친구에게 좀더 자연스럽게 잘해주지 못했던걸 후회해요. 중학교때 우리반에 거의 이지메당하던 친구가 두명있었는데 저는 그들과 동류로 묶이는 것이 두려워서 드러내지 않게 그 친구들에게 어느정도만 잘해줬죠. 친한친구들조차 저의 그런행동을 '00이는 인격적이네' 라고 평가는 했지만 정의감에 불탄다는 식으로 특이하게봐서 불편했죠. 근데 그 친구 한명이 나중에 자살했어요. 그후에 대학와서도 주변에 운동하는 사람들을 보면서도 그 친구를 자주생각했어요. 어릴때부터 소신대로 행동하기를 배웠어야 한다는 생각이들더라고요. 물론 초등학생같이 어린나이에 폐쇄적인 학교사회 안에서 그렇게 행동하기는 너무나 힘든 일인것을 알지만...부가 정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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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는 학교에서 조용조용 지내는 것같아요. 누가 뭐라고 그러면 씩 웃고 말고. 그래서 집에 와서 하돌이를 막 괴롭히는 것같아서 좀 걱정을 하긴 해요. 과도한 사회화라고나 할까.막내 앵둑도 집에서는 대장노릇하는데 어린이집에서는 밥 달라는 말도 못하고 조용히 서있기만 한다네요. 애들이 왜 그러는지...
하늘이 저희들에게 이야기를 해주어서 고맙긴 한데 그애한테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소신을 말하는 게 참 어려워요. 일단 담임에게 제가 전화를 하기로 했어요. 내키진 않지만 해야만 하는 일은 있지 않나 싶어서 ^^ 나중에 진행사항은 차차... 잘 되길 빌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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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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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이라 하니 흥미가 생기는구려. 인도의 베다수학인가? 제목이 가물가물하네요. 꽤 흥미로웠어요. 구구단을 왜 만들었을까나? 구구단은 덧셈의 연장이랍니다. 1이 한개면 1이구요. 2가 두개 있으면 네개가 되구요. 3이 세개 있으면 9랍니다. 그저 외우는 게 구구단이 아니지요. 수학을 잘하려면 국어도 잘해야 되는 이유가 이런 식의 언어를 기호로 약속한 것이기 때문이지요. 원리를 엄마가 알려주세요. 거기에서 어떤 원칙을 스스로 발견하게 되면 스스로 선행학습도 하려할지 모르지요. 제 경우엔 수학을 스스로 터득해서 스스로 선행했고 점점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어했지요. 한자의 경우, 일곱살 저희 아들은 할머니가 사다주신 천자문을 가끔 들여다 봐요. 그렇다고 얘가 뭐 한자를 보는대로 다 기억하는 신동도 아니고 그저 재미있어하네요. 공부는 재미있어야지요. ㅎㅎ. 너무 잘난체 했나?부가 정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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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원리를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달콤한 도시> 보면 태오가 온수한테 9단 알려주는 대목 있잖아요? 그거 너무 재미있었어요 ㅋ부가 정보
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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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구구단 못 외워서 나머지 공부했던 생각이 나네요 ㅎ 몇 달을 학교에 남았던가;;;; 외우라고 안 시켰으면 재밌게 했을지도 모르는데 헤헤부가 정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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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우라고 하지 말아야겠어요. ㅋㅋ물어보니 구구단 못 외우는 애들 많대요. 사실 구구단 자체보다는 저는 하늘이가 뭐 시작한 다음에 중단하는 게 싫어서 몇 번 뭐라 그랬거든요. 그랬더니 공부 관련한 거는 이제 지네 아빠한테만 물어보더라고요. 이렇게 왕따 되는 거 아닐까 하는 두려움도 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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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ra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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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이도 없는데..참 공감이 가네요..나는 하늘이가 넘어진 아이를 일으켜 세워주고도 친구들한테 왕따 안당하고 '역시 하늘이는 멋지다'고 친구들에게서 칭찬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상상을...혼자서 해봐요..부가 정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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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공부방 선생님하고 상담을 했는데 그런 얘길 하시더라고요.. 씩씩이어린이집 아이들이 세상 사는 게 쉽지 않다고.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까지 그애들은 같이 살아가는 것이 몸에 밴 아이들인데 거기를 벗어나고 나면 속으로 꽁꽁 앓거나 아니면 튄대요. 그래서 아이들 사이에서 따돌림당하기도 하고... 하늘이가 두 명밖에 없었던 씩씩이 마지막 졸업생이잖아요. 함께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라도 있으면 참 좋을텐데 그애는 친구가 따로 없더라고요. 공부방 엄청 좋아해서 방과후 학교며 뭐며 하나도 안해요. 그래서 집에 같이 오는 친구도 없어요. 이제 혼자 다니기는 하는데...혼자 다니더라고요. ㅜ.ㅜ부가 정보
벼루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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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는 아직 잘 모르겠고 (말만 들어도 싸아 하네요) 인사 잘 안 받아주는거, 다른 집 아이한테 놀랍도록 차갑게 말하는 거 몇번 경험했어요..부가 정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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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거... 참 싸아 해지지요? 그런데 우리 앵두는 첫 어린이집이잖아요. 그렇게 처음부터 같이하는 부모들하고는 괜찮은 것같아요. 하돌이 나중에 들어와서 그런가봐요. 그러니까 굴러온 돌이라... ^^부가 정보
에밀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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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읽다가 문득 느낀건데; 뭐... 폭력으로 문제를 해결했던 (잘했다고 이야기하는건 아니에요 @_@) 제 어린 시절(응? 지금도 그렇게 나이 먹지 않았어요!!) 이 문득 떠올라서요 ^^; 아... 안타깝네요; 예나 지금이나 말이지요 ㅠ_ㅠ;부가 정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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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오같은 생각하는 부모들도 많이 있을텐데 못 만나서 그렇겠지요? 저는 제가 지혜가 없는 것같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그런데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참 많은 분들하고 마음이 통하는데 왜 학교는 그럴까요? 제가 사람을 못 사귀어서 그런 걸까요? 왜 학교 안에서는 통하는 누군가를 만날 수 없는지.... 좀 답답해요.부가 정보
늘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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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조리 하다는 걸 알면서도 뭐라고 할 수 없는 현실... 그렇죠.. 저도 어릴 때부터 왕따를 참 많이 당했는데 사실 한 번도 부모님께 말씀드리거나 선생님께 말씀드리거나 해 본 적이 없었지요. 그냥 묵묵히 당하고만 있었어요. 어릴 때는 그런게 굉장히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했고, 또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해결해 주실 수 있는 일이 아니라 내가 해결하거나 아니면 자연스럽게 반이 바뀌거나 전학을 가면 해결 될 수 있다고 생각했죠. 심하게 괴롭힘 당했어도 자살해야겠다는 생각은 못하고 그저 학교 끝나면 혼자 이불속에 들어가서 울기만 했어요. 아무튼 그 당시에는 죽을 만큼 힘들고 버겨운 일이었지만 결국 혼자의 힘으로 이겨냈고 그런 시절이 있었기 때문에 또래보다 일찍 성숙해졌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쓰다보니 제얘기만 주절거렸는데- 왕따 당하는게 물론 안따깝고 그저 튀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회를 아이들이 물려받아서 그런것이겠지만, 사실 본인이 아니면 해결 할 수 없는 문제라는 생각이 드네요.부가 정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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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드셨겠어요. 저는 중학교 2학년때 서울로 전학을 왔는데 왕따까지는 아니고 문화적 충격 같은 것때문에 중학교 시절을 적응을 못했어요. 학교에서 말한마디 없이 공부만 하는 아이로 지냈어요. 같이 얘기할 사람이 없어서요.처음 전학왔던 그 반에는 학급 임원애들이 아침자습을 한 과목씩 담당했었어요. 그런데 한문 담당하던 아이가 내 앞에 바로 앉아있었는데 안하겠다고 해서 담임선생님이 저한테 시켰거든요. 전날 문제를 내고 가고 자습시간이 끝날 즈음에 풀이를 해주는 거거든요. 어떻든 발표하는 거라 두근두근거리며 준비를 했어요. 그런데 다음날 자습이 끝나고 풀이하러 나가려는데 원래 한문 하던 애 짝꿍이 큰 소리로 "왜 너는 안하겠다고 해서 저딴 애가 저런 걸 하게 만들어?" 그러더라고요.
앞에 서있었을 때 제 눈에 보이던 건 적개심에 불타던 아이들 눈빛이었어요. 내가 잘못한 건 없었는데 그애들은 그렇게 저를 보더라고요. 아마도 담임이 막 전학온 저에게 뭔가를 시켰다는 게 엄청 불쾌했나보지요.
긴장했던 발표가 끝났을 때 뒷자리 애들이 박수를 쳐주었어요. 그 애들은 몇 달 후 무더기로 정학, 퇴학을 당했지요. 혼숙했다고. 소위 말하자면 노는 아이들이었는데 머리 세우고 다니고 반짝거리는 립그로스 바르고 다니고...그랬었는데...그애들이 저에게 웃음을 보내주며 박수를 쳐주는데 눈물이 날 것같았어요. (물론 눈물은 없었지요 ^^)
1년 반 정도의 서울에서의 중학교 시절이 저한테는 너무나 힘이 들었어요.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입학하기 그 잠깐의 시간동안 저는 서울말을 열심히 연습했답니다. 평범한 서울아이가 되는 것이 저의 목표였거든요. 그 노력은 성공했어요. 하지만 지금까지 저한테 남아있는 습성은 감정표현을 제때제때 못한다는 거예요. 최근에 극복하려 노력하고는 있지만 다른 사람에게 호감을 주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게 몸에 배어버렸어요. 그래서 쌓이고 쌓여하다가 폭발을 통해서만 표출을 하는 거지요.
제 딸들이 둘다 학교에서는 미소만 띄고 조용조용히 있다가 집에 와서는 엄청 스트레스를 풀어대는 게 저를 닮은 것같아서 걱정이예요. 그런 것도 닮나봐요.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표현하는 법을 배워야할텐데.... 스스로 해결할 수밖에 없는 문제라는 것. 그게 외롭기도 하고 스스로를 자라게도 하고...안타깝기도 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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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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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댓글 - 우리 애들이 외국나갔다 와서 구구단 까먹어서 고생한 기억이 나네요. 구구단은 구구단송을 검색해서 찾아서 들려주고 같이 노래하면서 외우면 좀 낫던데요. 노래하면서 같이 춤도 추고 ㅎ 애들 학교 생각하면 속상할 떄가 많고, 우리 자랄 때랑 비교하면 짜증도 많이 나지요. 하지만 그 학년에서 해결해야 할 것은 해결할 수 있도록 부모의 도움이 필요한 게 현실이랍니다.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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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군요... 다행히 하늘은 구구단 잘 외웠는데....여전히 수학은 어려워해요. 방학 전에 상담을 했는데 하늘 담임이 이번 방학동안에 영어는 좀 해두라고 그랬는데....바빠서 전혀 신경을 못 썼네요. 다음 주가 개학이예요~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