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2090 바이러스

월요일 아침, 아이들 데리고 나가면서 남편에게 컴퓨터를 좀 꺼달라고 부탁을 했는데

돌아와서 컴을 켜니 이상했다.

속도가 점점 느려지더니 시간이 이상해지는 거다.

부팅을 시도하니 시간/날짜가 맞지 않는다고 화면이 안넘어가고

부팅과 로그오프를 오락가락 했다.

바이러스검사를 해도 별 이상이 없어서

포맷하고 윈도우를 다시 깔았다.

...................

 

다섯 번 넘게 이 일을 반복해도 문제는 여전했고

결국 1. CMS 전지가 닳았거나(수명이 10년이라는데? 그래도...)

       2. 윈도우CD에 문제가 생겼거나

 

이런 결론을 내리고 어제 사무실에 가서 윈도우CD를 받아왔다.

오늘 새벽에 일어나서 새 윈도우 CD로 다시 포맷을 하려고 컴을 켜는데

웬일로 화면이 잘 넘어간다.

인터넷 연결을 하고 알약으로 바이러스체크를 하다

긴급공지가 떠있어서 무심코 클릭을 해보니..

http://alyac.altools.co.kr/Etc/Notice_Contents.aspx?idx=113&page=1

2090 악성코드가 문제였던 것이다.

 

빨리도 왔어라...

 

남편한테 꼭 당신이 컴퓨터 만지면 이러더라..

라고 말을 해서 약간의 언쟁을 하고

하루종일 컴퓨터 붙잡고 있었는데

약간 허무하기도 하고..

 

그래도 다행이다.

세 개의 영화를 만들었던 이전 컴퓨터에 비해

이 컴퓨터로는 지금 하나도 못만들고 있는 상태인데

뭔가 하나는 만들어야지.

어쨌든 싹 지우고 새로 시작.

이렇게 새로운 마음. ^^



"일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한다면 옳다고 생각하는 쪽으로 밀고 나가세요"

 

새벽에 잠이 깬 건 너무 충격적인 꿈을 꿔서이다.

팝툰을 정기구독하는데 거기 '심여사는 킬러'라는 소설이 재미있다.

중년여성이 완벽한 킬러로 등장하는데 그것 때문인지....

 

나의 꿈은 대부분 액자식이다. 이번 꿈도 마찬가지인데.

한 중년여성의 남편이 죽었다.

남편과 남편의 친구, 중년여성은 서로 친한 사이인데

빌려준 4천만원 때문에 남편은 친구에게 모질게 굴었고

아내는 남편의 그런 모습에 크게 실망했다. 

그래서 그렇게 돈 때문에 친구를 괴롭히면 당신을  떠나버릴거라고 협박을 한 결과

남편은 친구에게 돈 독촉을 하지 않았다.(못했다)

그런데 남편이 죽은 후 알고 보니 남편의 친구가 교묘하게 음모를 꾸민 것이었다.

남편은 친구에게, 아내에게, 진한 서운함을 안고 있었고

결국 그 상처가 덧나서 홧병으로 죽게 된 것이다.

 

액자는 여기서 끝나고 갑자기 내가 그 여성이 되었다.

그리고....하늘이 완벽한 킬러였다.

나는 문제의 남자가 혼자 남아있는 사무실에 앵두를 업고 하늘의 손을 잡고 찾아간다.

남자는 퇴근하러 가방을 들고 나오다가 나를 보고 말한다.

"아니, 얼굴이 왜 그렇게 싸늘해요? 무슨 일 있었어요?

 

나는 "이 나쁜 사람. 내가 당신을 벌하러 왔다!"

그런데 그 때 하늘은 화장실에 오줌을 싸러 갔다.

사전계획상 나는 가만히 보고만 있고 하늘이 모든 일을 처리하기로 했는데

하늘이 오줌싸는 동안 그 남자가 퇴근해버릴까봐 내가 나선 것이었다.

 

장면이 바뀌어 나는 건물 바깥에 앵두를 업고 서있다.

그런데 그 남자가 나와서 마을버스를 타려고 하는 것이다.

나는 얼른 그 남자를 잡아서 사무실 안으로 끌고 들어간다.

가보니 하늘이 피를 흘리고 쓰러져있다.

하늘아, 하늘아. 너 괜찮아? 하늘이 눈을 뜨고 엄마,.. 나 당했어(이런 비슷한 말?)

어쨌든 내가 하늘의 칼을 들고 그 남자를 찌른다. 푹. 푹.

 

너무 놀라서 깨어보니 5시 정도.

나는 굴러다니며 자는 아이들을 한명씩 살피며 이불을 덮어주고

안아도 보고 쓸어도 보면서 한참을 마음을 다스렸다.

그리고 방금 남편이 하늘과 함께 집을 나서면서

"오늘 앵두 조심해. 특히 전기사고 같은 거 조심해야해." 한다.

꿈이 너무 안좋았다며.

 

나는 그래서 오랜만에 포춘쿠키를 해보고

그리고 이제 컴퓨터를 꺼야겠다.

오늘은 앵두 업고 하늘의 학교 앞에서 하늘을 기다려야겠다.

안좋은 꿈을 꿀 때마다 나는 스스로를 위로한다.

"내 꿈은 한 번도 예지몽인 적이 없었잖아."

 

그런데 남편은...자주 예지몽을 꾼다.

그는 가까운 사람들의 죽음이나 사고를 꿈으로 점친 적이 많았다.

.......................

 

오늘 하루 평온하길.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