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무 예민하게 구는건가. 또 이 이야기를 하면 지겹다고할까. 문제제기를 하면 너무 퍽퍽하게 군다고 할까. 따지는 여자애. 딱 너같은 애. 그런애가 나는 제일 싫어! 동생이 식탁에서 선언한것 처럼 싫은 여자애가 될까. 니깟게 싫다고 해봤자지. 사실은 다른사람이 나를 싫어하는게 무서워.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싫은데. 뒷감당하는것도 싫고. 똥치우기도 싫어. 그런데. 자꾸 이물감이 느껴져서 그걸 꺼내보이면, 원래부터 사람인 사람들은 불편하다 '쉽게' 말을 하지. 그것 조차 나는 "문제" 삼게 된다고 하면 당신은 어떤 얼굴을 할까.
피곤한 표정을 짓겠지. 좋은게 좋은거라고 말할수있는 건 당신이 예민할 필요가 전혀 없는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나는 속으로 또 그렇게 따질거야. 쓰려다 마는 글이 너무 많아.이렇게 쌓아두기만하다가 진주하나 나오겠네.
이렇게 말한다고 너무 기분나빠하지 마세요. 난 여자가 담배피우는게 싫더라구요. 그건 말이죠. 저는 안경 쓴 남자를 싫어해요. 그러니까 당신 안경 벗어요. 라고 당신한테 말하는거랑 똑같은 문제에요. 하하하하. 저는 원래 아무리 친해도, 아닌건 아니라고 말할줄 아는 사내죠. 아이 왜들 싸우고 그래. 건배 건배. 지랄하네. 입사동기한테 담배피는 내친구는 저런 말을 들었다지. 신입사원 연수를 가서 진짜 사나이도 모자라서 멋진사나이라는 노래를 부르면서 구보를 하고 피티체조를 했다지. 군가를 왜 부르냐는 문제제기에 . 뇌구조가 다른 사나이 너도 군대가지 그랬냐는 대답을 날렸다네. 군대 갈것도 아니면서 그런 역차별적 발언하지말라고 심히 불쾌해 하시더라네.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다가 누가 들어왔어. 그제서야 얼른 칸으로 들어가서 문을 잠궜지. 들어온 사람들이 어머 여기 누가 담배피우나봐 하더라"
"..."
"굴욕적이었어."
"옥상같은데 없어?"
"없어."
"흡연실은?"
"남자화장실 안에 있지."
"여자화장실은?"
"안피울거라고 생각했나보지."
"아니 피지 말라는거지 여자는."
"아 그렇군."
그녀의 입사동기 사나이 차를 마시다 이렇게 말했다.
"***씨 그런식으로 살다가 큰 코 다칠겁니다"
기가 막혀. 왜 순종적이지 않아서?
몇번이나 말을 삼키고, 눈물을 혼자 질금거리는지.(마르지도 않고 눈물나는 것도 짜증나.) 너희들은 아니? 예민해서 너무 피곤해.그걸 드러내면 피곤하고, 잘난척하는 여자애가 될까봐 삼키고 삼키지. 솔직히 나는 아직도 그래. 지금 여기에서도 그렇다고. 언니들 어쩌고 하는것도 사실 기분좋으면서도 가슴이 가끔 벌렁거리고. 오바하는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해. 바보같이. 아주 바보같다는것쯤은 나도 알아. 뭐가 무서워서! 내가 정당한 문제제기를 해서 나를 피곤하게 여기는 바보들쯤은무시하고 밟아버리면 되는데. 뭐가 무섭다고! 말하는데는 용기가 아주아주 많이 필요해.
마음대로 지껄이는 너희들은 죽었다 깨도 모르겠지만. 이 둔감한 것들.
우리의 예민함은. 귀신을 보는 무당의 예민함과 비슷하지. 능력인데 사람들은 두려워하는.
자신도 그 능력을 두려워하고 봉인하려고 하는. 사람들은 눌림굿을 하고 평범하게 살라고하는군.
다짐을 하려고 했는데. 그런데 말이야.
용기백배증폭수련에정진해야겠어.
아니 다시 생각해보니 두려움이라기 보다는 귀차니즘인것 같기도하다.
그나저나 친구들을 만나서 5시간여 떠들었더니. 속이 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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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야- 너 담배피네. 끊어라. 좋은 말로 할때
Tracked from 2005/01/24 16:38 delete예민함을두려워하지말것.달군님의 포스트의 참조글 얼마전 선배님 결혼식장에서 남자동기들이랑 같이 담배 피러 나갔다. 나가보니 예뻐하는 후배녀석이 담배를 피고 있었다. 아무렇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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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망각을 위한 안전핀
Tracked from 2005/01/26 18:44 delete"사물의 무상함에 대한 통찰과 그것들을 영원성으로 끌어올려 구원하려는 배려가 알레고리적인 것 속의 가장 강한 모티브 중의 하나다" 발터 벤야민 자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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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예민'아 놀자!!
Tracked from 2005/01/30 10:13 delete* 이 글은 달군님의 [예민함을 두려워하지 말것] 과 알엠님의 [횡설수설] 에 관련된 글입니다. ‘달군’님에게는 글좀 쉽게 써 달라고 했는데도 여전히 어렵다. 말이든 글이든 짧고 간단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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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자주 뒷걸음치는 제 자신을 보곤하는데, 실망스럽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더 힘내야겠다는 다짐도해요.
달군님!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____^)
맞아요, 두려움도 있지만, 피곤함과 귀차니즘도 무척 크지요. 그래서 마음맞는 사람들을 더 찾게 되고요. ^^
여기저기서 들어오는 태클에 힘을 소진하는 것도 한두 번이지... 그쵸? ^^; (근데 이게 도피의 합리화가 되려나요. 저 스스로도 고민... -_-;)
나는 예민하다는 말이 좋아요. 달군이 예민함에 대해서 쓴 글들이 다 맘에 들었지만 특히나 "예민함이 우리의 무기"라는 제목이 제일 마음에 들었어요. 예민한 내가 예민하지 않으면 나는 그냥 편안하게 행복하게 살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을 자주 하긴 하죠.하지만 편안하게 살려고 했으면 벌써 오래전에 그렇게 살았을 거예요. 지나온 세월을 생각해서라도 절대 그렇겐 못하죠. ^^
사실 그런데 누가 나보고 예민하다고 그러면 '아차' 싶다가도 '섬세하다'고 그러면 생긋 웃지요. 뭘요...하구요. 웃기죠?
알엠 / 예민한 것은 편안해 지기 위해서가 아닌가요? 예민한 삶 자체가 편안함이 되어야 모든게 즐거울 거 같은데...
산오리/제가 정확한 단어를 쓰지 못한 것같은데요 음...뭐 (위장된) 평화, (거짓된) 행복, 이런 개념이 아닐까 싶어요. 귀차니즘이나 도피와도 비슷한 상태일 것같은데요 드러내서 따지고 부딪치는 것보다는 그냥 눈 감고 넘어가 버리는 것, 잠깐 참아버리고 잊어버리고...그렇게 익숙해져가는 상태를 편안, 행복이라는 말로 표현했어요. 예민한 삶 자체가 진짜 편안하고 진짜 행복하다면 정말 즐겁고 복된 삶이겠죠.. ^^
그 입장이 되어보지 못하면 그 억압을 느끼는 것조차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인간에게 공감이 가능하다면 대체 어디까지일까요? 지금까지 비주류로 살아온 경험이 별로 없는 저에게는 많은 분들의 섬세한 경험(?) 하나하나가 생경하게 다가올 때가 많아요. 흡연실을 남자화장실 안에 만들고... 제가 있는 일터가 딱 그 수준이죠.
딴 얘기인데요...저 행인님때도 머프님때도 그리고 지금도 담배 얘기나오면 할 말이 많은데 포스팅 못하고 있어요. 왜냐하면...제 블로그에 시아주버님이랑 오빠가 가끔 오시거든요.10년 가까이 흡연인으로 살았었지만 집안에서는 제가 담배피웠었다는 걸 동생 말고는 아무도 모르거든요.그래서 담배이야기는 항상이렇게 덧글에만 몰래몰래... 흡연여성잔혹사라고 했던가요? 아무튼...저 사는 게 이래요... 휴~~
흡연뿐만 아니라 많은 문제에서 여자는.. 이라는 전제가 붙을 때마다 샤파에 연필깍듯이 자꾸만 뾰족해지는 중입니다.^^
그럴수록 사람들은 (남자뿐 아닌 심지어 동성인 여자조차도) 쓸데없이 예민해가지고.. 라는 말을 하더라구요. 점점 악순환이 되어가는 것 같아요
스티치/'샤파에서 연필깍듯이 뾰족' 아- 표현이 넘 예술적 ^^;; 이네요.
넘 예민한 건 건강에 좋지 않죠..ㅋㅋ
여자들은, 노동자들은, 정치인들은, 대학생들은, 노숙자들은, 외국놈들은,'사'자 붙은 놈들은,.어느 것 하나 부정적이지 않은 것들이 없어요. 좀 덜 예민했으면 좋겠어요. 예민하게 반응하는 여자들, 노동자들, 정치인들... 등등에 대해 나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르겠거든요.
sanori// 처음부터 예민해지고 불편해하는 것을 원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살다보니 작은 것 하나에도 하고 싶은대로 할 권리가 주어지지 않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하나하나 부딪힐 때마다 요구해야만 얻을 수 있는 삶을 산다는 것은 상당히 피곤한 일이랍니다. 따로 요구하지 않아도 주어져 있는 삶을 산다면 예민해지거나 불편해하지 않아도 되겠지요.
아. 많은 덧글. 많은 힘.. 흐읍~~~~~쭉 흡수했어요.ㅋㅋ
나두 한예민했었는뎅~ 직업상, 성격상,여성이라는 이유로..
그런데 나이들면서 역으로 '살기위해' 둔감함을 은연중에,의식중에 선택하는데..여전히 예민해야 얻어지는 것들이 너무 많징...에고고
나두 힘하나 보태기위해~ 힘!
리버미/네 살기위해. 예민한건 좋은데 그걸 어떻게 잘 설명하고 문제로 만들까 하는게 어려워요. 내공이 아직도 부족.. 힘 잘 먹었습니다. 쩝쩝.ㅋㅋ
어쩌면 더 힘들어진 것 같기도 하군요. 여성들이 '여자'이기 때문에 무시당하지 않고 당당하게 살고 싶어하는 욕구를 드러내는 것과 발맞추어 '여성다움'을 확인받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회의 욕구 또한 높아진 것 같습니다. 가부장제의 음모에 맞서 싸우는 님의 모습에 무한한 격려를 보냅니다!
뭐 어떻게 트랙백해야 될지를 몰라서, 그냥 주소를 옮겨두었습니다.;; 달군님 글, 공감가요.ㅠㅠ;;
진보네에 가보면 트랙백 여러번 보내는것에 대해서 매뉴얼이 있는데. 한번 해보세요 :) http://blog.jinbo.net/jinbone/?pid=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