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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연대를 통한 대선승리?
차라리 장송곡을 웃으며 부르라고 하라!
지난 8월 24일, 민주통합당 이해찬 대표와 김영훈 위원장의 회동이 있었다. 브리핑 자료에 의하면, 양자는 “일자리, 주거, 교육, 가계부채 등 파탄난 서민경제의 회생과 우리 사회의 통합,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도 반드시 연말 대통령선거에서 정권교체가 이루어져야한다”는 인식을 공유했다. “정기국회에서 최저임금 현실화, 비정규 확산 방지, 정리해고 제한, 노동기본권 신장 등 정책과제의 입법을 위해 공동 협력과 노력을 경주”하기로 했다. 또 “정권교체를 위해 상호존중과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이해찬의 인사말은 무엇을 말하는가
“(민주당이) 노동조합의 기반이나 연대는 취약했다. 그런데 지금 다른 당들이 역할을 못해주고 있기 때문에 민주당이 그런 일들을 많이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저 같은 경우 13대, 14대 환노위를 했는데 그때는 민주노동당이 없어서 오히려 민주당이 노동조합이나 노동계와 여러 가지 정책협의를 했는데 민주노동당이 생기고 그 뒤부터는 오히려 관계가 소원해졌다. 그런데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면 서로간의 연대를 쭉 했었어야 한다는 것을 느낀다. 이제부터라도 조직적인 차원은 다르다 하더라도 정책적인 연대를 긴밀하게 해나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여기 오게 됐다.”(8.24 이해찬 인사말)
실로 의미심장하다. 민주노동당이 민주노총의 정치적 입장을 대변하게 된 이후, 민주당은 자신의 노동조합 지지기반을 민주노동당에게 빼앗겨 왔으나, 현재 그 “당들이 역할을 못해주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민주당이 노동조합에 대한 장악력을 확고하게 장악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지금 상황이 어떤 것이며, 그것이 자신에게 어떠한 기회인가를 정확하게 꿰뚫어보고 있다.
야권연대와‘민주당의 왼쪽방’쓰기
민주노총의 통합진보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가 ‘한시적 지지 철회’로, 다시 ‘지지 철회’로 바뀌어오는 과정에서, 김영훈 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노총 지도부는 과거 민주노총 주도의 노동자 정치세력화가 범해왔던 오류를 반성하지 않았다. 오히려 8월 24일의 회동에서 보이듯, 민주노총 지도부는 민주노동당-통합진보당이 야권연대를 통해 민주당에게 열어준 문을 더욱 크게 열어주었다.
민주노총 지도부 뿐인가. 야권연대에 대해 통진당 구당권파건, 신당권파건 다른 입장이었던 적이 있었던가? 국참당과의 합당과 야권연대를 앞장서서 밀어붙인 것은 이정희 대표 시절의 구당권파였다. ‘신당권파’인 강기갑 대표의 취임 직후 일성은 “야권연대를 조속히 회복하겠다”는 것이었고, 첫 행보는 이 상태로 ‘야권연대는 없다’는 민주당에게 고개를 조아리며 관계의 회복을 읍소하는 것이었다.
이들 중 그 누구도 노동자계급의 독자적 정치세력화를 말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들이 ‘정책적’으로 뿐만 아니라, ‘조직적’으로 ‘민주당의 왼쪽 방’으로 이사하고, 민주노총이 정치방침으로 그것을 승인한다고 한들, 무엇이 이상하겠는가? 8월 8일 유시민의 발언 - “야권대통합은 민주노총의 정치방침과 민주당의 결정에 달린 문제”, “진보정파가 민주당 왼쪽 방을 쓸지 여부에 대한 의사결정권은 민주노총이 가지고 있다” - 는 말처럼 말이다.
민주당과 함께 대선 승리!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하나 되는 길
한국노총은 민주통합당의 창당 세력임을 기억해야 한다. 그들은 이미 ‘민주당의 왼쪽 방’을 쓰고 있다. 민주당을 통한 대선연대를 통해,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급속히 한 몸이 되어갈 것임은 단순한 가능성의 영역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자명한 문제이다. 이석행이라는 전직 민주노총 위원장이, 이용득이라는 현직 한국노총 위원장과 나란히 민주당에 둥지를 틀어도, 이미 민주노총에서는 어떤 제재조차 불가능한 상황이 아닌가.
야권연대를 통한 대선승리라고? 수많은 열사들을 죽음으로 몰아간 노무현 정권의 비서실장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는 것이, 과연 노동자들의 승리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성공한 자본가’일 뿐인 안철수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 대체 노동자들의 승리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야권연대를 통한 대선승리? 차라리 장송곡을 웃으며 부르라고 하라. ‘야권연대를 통한 대선승리’라는 구호와 싸우자!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하나 될 수 있다고 믿는 이들과 싸우자! 그리고 대선국면에서부터 저들이 내팽개친 노동자계급의 독자적 정치의 깃발을 세우는 운동을 본격화해나가자.
백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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