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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학교(부천시 초중등 대안학교) 7, 8, 9학년의 도보들살이는 9박 10일 일정으로 첫째날 용산역에서 용문역으로 이동 후 강릉까지 170km가 넘는 길을 걷는다.
넷째 날 걸은 길. 횡성군 갑천면 ~ 평창군 봉평면
2023 산학교(대안학교) 중등과정 도보들살이 넷째 날의 기록. 교사 자연이 적은 글.
4월 15일 토요일 봄 도보 들살이 넷째 날
긴 코스를 걷는 오늘을 위해 어제는 일찍 하루나눔을 마치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이른 출발을 위해 모두가 여섯시에 기상하기로 했거든요. 다들 억지로 일어나긴 했는데, 몸이 움직여지지 않는 멍한 아침이었습니다. 서둘러 학생들을 재촉해 준비를 마치고 여덟시 사십분에 오늘의 도보를 시작했어요. 어제 도착한 별똥과 곰식이도 대열에 함께 섰습니다.
긴 코스 완주를 위해 무거운 짐은 차량에 실어 보내고, 도시락과 물통, 간식, 우비만 챙겼습니다. 어깨가 가벼운 채로 걸으니 처음엔 어쩐지 낯설고 산책하는 느낌이더군요. 시원한 아침 공기까지 더해져 발걸음이 가벼웠어요. 태기산의 무시무시한 오르막 코스 전까지는요. 오르막 코스에 들어서자 먹구름이 드리우더니 곧 비가 내리기 시작했어요. 알록달록 우비를 챙겨 입고 구불 구불 끝없이 이어진 오르막을 빗속을 헤치며 걷고 또 걸었습니다. 다들 말없이 거친 숨을 내쉬어가며 빠른 속도로 태기산의 고개를 넘었습니다.
궂은 날씨에 점심을 어찌 먹나 싶었는데 다행히 실내 장소를 찾아 늦은 식사를 했어요. 실내인데도 비가 오니 많이 춥더라구요. 인솔팀이 점심 시간에 모여 긴급하게 회의를 해서 오늘 코스를 단축하기로 했습니다. 차도가 좀 있긴 했지만 인솔팀의 안내에 따라 한줄로 열심히 걸었습니다. 다행히 비도 그치고 몸을 움직이니 추위도 좀 괜찮아졌어요. 전체 거리가 4키로 정도 줄어 5시반 경에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숙소 간판이 보이자마자 다들 환호성을! 이찬이가 중간에 잠깐 쉬고 끝까지 걸어준 덕분에 처음으로 모두 함께 도착하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인솔팀의 탁월한 판단이었어요
내일은 진짜 32키로를 걷습니다. 오늘 28키로 걷는 모습을 보니 내일도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2023.04.16.
깡통
2023년 4월 15일 도보들살이 넷째 날. 자연이 밴드에 올린 글에 함께 올라온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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