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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학교(부천시 초중등 대안학교) 7, 8, 9학년의 도보들살이는 9박 10일 일정으로 첫째날 용산역에서 용문역으로 이동 후 강릉까지 170km가 넘는 길을 걷는다.
셋째 날 걸은 길. 횡성군 서원면 ~ 횡성군 갑천면
2023 산학교(대안학교) 중등과정 도보들살이 셋째 날의 기록. 교사 자연이 적은 글.
4월 14일 금요일 도보 들살이 셋째 날
어제 여유롭게 도착한 덕분에 안락한 숙소에서 꿀잠을 자고 일어났어요. 더 이상은 걸을 수 없을 것 같은 상태로 숙소에 도착하지만, 신기하게도 뜨끈한 물로 씻고 밥을 먹고, 푹 자고 일어나면 다시금 새롭게 걸을 힘이 생깁니다. 오늘은 어제보다 조금 더 긴 22키로를 걸었어요. 도보에 익숙해진건지 오전에는 두시간여만에 10키로를 걷는 기적이 일어났어요. 그리곤 배가 고팠는지 점심 도시락으로 부족해 파도가 밥과 반찬을 더 날라주어 든든히 먹었습니다. 오후엔 해가 뜨겁고 오르막이 많아 땀흘리며 걸었어요. 꽃들이 예쁘게 피어있는 길과 평화로운 저수지도 만났지만 이걸 즐길 수 없는 우리의 상태 그래도 묵묵히 걷고 또 걸어 4시 20분에 숙소에 도착했습니다!
도보 들살이가 처음인 7학년들은 ‘이런게 도보들살이었구나’를 매일 실감하는 모습입니다. 소율이가 ”우리가 했던 건 도보 들살이가 아니었어“라며 졸업한 선배들이 대단해 보인다고 하네요. 은준이는 ”작년엔 지옥의 20키로라고 했었는데 이젠 20키로가 만만해졌다“며 내일 걸을 32키로를 걱정과 기대로 기다리고 있습니다. 7학년들의 고군분투하는 모습과는 달리 어떤 상황에도 의연하게 대처하는 89학년들의 성장도 빛이 납니다. 학교에 있을 땐 잘 몰랐는데 들살이 오니 좀 멋있기까지 해요ㅎ 생색이나 불평 없이 묵묵히 자기 일을 해내고 있어요. 7학년들도 선배들에게서 도보의 짬바가 느껴진다며 감탄합니다. 학생들의 이런 성장을 볼 수 있는게 매년 도보 들살이를 가는 묘미인 것 같아요.
내일은 역대급 규모로 걷는 역대급 코스가 기다리고 있어요. 오전에는 비까지 온다 하여 걱정인데 짐은 아침부터 차량으로 보내기로 했습니다. 그래도 든든한 지원군 별똥과 곰식이가 합류하니 큰 힘이 될 것 같아요. 모두 무사히 완주할 수 있게 응원해주세요:)
2023.04.15.
깡통
2023년 4월 14일 도보들살이 셋째 날. 자연이 밴드에 올린 글에 함께 올라온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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