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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팩 [평택미군기지확장 및 강제토지수용 즉각 중단하라!] 에 관련된 글.
박래군 활동가가 썼던
[대추리 들에 서서 ‘국가’를 생각한다.] 를 다시 읽어봤습니다. 전에 퍼오면서 봤을 때는 부끄럽다는 생각이 많았는데, 지금 다시 보니 화나고 슬프고 또 그립더군요.
그 글에서 '국가'에 대한 생각을 빌어 성명서를 썼습니다. 구체적인 비판이나 주장은 다른 성명서에 많이 있을 거 같아서 생략했습니다.
단체의 검토를 거친 후에 발표할 예정입니다. 검토 이전의 글도 의미가 있을 것 같아 먼저 올립니다. 제목을 바꾸는 정도로만 수정해서 발표했습니다.
<성명서>
인권을 석방하고, 국가를 구속하라!
평화와 인권을 위한 평택 투쟁 정당하다. 박래군, 조백기를 석방하라!
경찰이 박래군, 조백기를 강제 연행하며 밝힌 그들의 ‘죄’는 ‘특수공무집행방해’와 ‘국유재산관리법 위반죄’다. 그렇다. 그들은 이 땅의 평화를 위협하고, 이 땅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인권을 억압하는 행위를 서슴지 않는 ‘특수’한 ‘공무’원들이 폭력을 ‘집행’하는 것을 맨몸으로 ‘방해’했다. 또한 그들은 황새울 들녘이 버려진 땅을 피와 땀을 흩뿌려가며 옥토로 만들고, 또 그 땅을 일구며 평생을 일궈온 대추리와 도두리 사람들의 삶터인 줄로만 알았지, 그 동안 아무것도 도와 준 적이 없는 국가나 침략을 일삼는 미군의 재산이라고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담당 검사는 영장실질심사에서 "지난 6일과 15일 등의 과정에서 법원의 법집행마저 무력화되는 상황이 벌어졌고, 이들을 구속하지 않으면 무법천지가 될 것"이라며 구속영장 청구 사유를 밝혔다. 그렇다. 지난 6일과 15일, 그들의 아름다운 저항으로 무자비한 폭력을 앞세운 법집행이 무력화되었다. 그리하여 황새울 들녘은 법 없이도 살 선량한 주민들과 법을 넘어선 인권을 지키는 활동가들의 아름다운 ‘무법천지’가 되었다.
확실히 무언가 뒤바뀌었다. 누가 죄를 짓고 있는가? 누가 폭력을 행사하고 있는가? 누구의 땅을 누가 빼앗으려 하고 있는가? 도대체 누구를 위한 법이며 누가 무법천지를 만들고 있는가? 누가 누구를 구속하고 있는가?
박래군, 조백기는 말했다. “국가는 국가라야 국가로 인정받는다”라고. “국가의 목적은 인권이며 국가가 그 목적을 등지고 국민을 억압한다면, 그 국가는 뒤집어야 한다는 것이 자유민주주의의 원리이자 원칙”이라고. 그들이 있었기에 아직 대추리와 도두리 사람들은 자신의 삶터에서 살고 있다. 그들이 있었기에 이 땅에 아직 평화와 인권이 숨을 쉬고 있다. 그리고 그들이 있었기에 국가는 그나마 아직 국가로서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검찰은 그들이 “풀려날 경우, 향후 공권력과 더 큰 충돌이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예상은 틀렸다. 정반대가 진실이다. 그들은 지금까지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서도 외롭게 싸워왔다. 그러나 지금 그들의 부당한 구속 소식에 수많은 박래군과 조백기가 분노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평화와 인권의 이름으로 공권력과 더 크게 충돌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들은 황새울을 갈아엎어 버려진 땅을 옥토로 바꿔버린 힘으로 스스로 국가이기를 포기한 이 국가를 갈아엎어 버릴지도 모른다.
평택 투쟁은 정당하다. 박래군, 조백기를 석방하라!
2006.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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