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의 웃음에 쫄아든 비박의 운명

-옹색한 눈치 보기는 굴종과 몰락의 지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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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의 비박계가 당권 경쟁에서 패배했다. 반대로 친박계 정우택 의원은 119명의 국회의원 중 55표를 얻은 비박계의 나경원 의원을 제치고 62표를 얻어 당이 다시금 친박 체재로 가는 길을 열었다.

 

왜 이런 결과를 가져왔을까. 비박은 탄핵정국에서 친박을 넘어설 수 있는 기회를 자신 있게 활용하지 못했고, 탈당의 적기를 맞이하고도 눈치 보기에 바빴다. 건전한 성향의 보수적 신당을 구축하는 길을 선택하기 보다는 장수 격인 두 사람이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여 전선(戰線)을 선명하게 구축하지 못했다. 비박의 쌍두마차라 할 수 있는 김무성은 탈당에 무게를, 유승민 의원은 "저는 지금도 생각이 분명하다"며 "당에 남아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로 뜻을 같이 하는 사이인 듯 아닌 듯 늘 위태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비해서 친박은 “오직 박근혜!”를 외치며 결사항전을 마다하지 않았다. 가히 박정희에 대한 향수와 유신회귀적인 정치행태로 일관해온 박근혜 대통령과는 동업자요 공조관계로서 충실히 복무를 해왔다.

 

그래서 말인데 비박은 쫄고 있고, 친박은 지금 부활의 미소를 짓고 있다. 원내대표를 배출한 상황에서 전열을 가다듬어 당권을 장악과 도로 친박당 구축에 여념이 없다. 내친김에 승기를 다지기 위한 책략을 병행하면서, 비박의 탈당 명분을 차단하기 위해 비대위원장을 비주류 측에 배려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이에 장단이라도 맞추듯이 이정현 대표는 신속히 기자간담회를 열어 “오늘 저는 당 대표직을 사퇴한다”며 “조원진·이장우·최연혜·유창수·박완수 최고위원도 함께 사퇴한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고래 힘줄보다 더 질기게 버티던 언행을 거두고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며 지도부 사퇴를 결행하기에 이른다.

 

이들의 주장하는 논리는 뻔하다. 새로 뽑힌 정우택을 위시한 새 지도부가 ‘새 술’이라면 그러한 지도부를 떠받쳐주는 세력은 새 부대라는 뜻이다. 친박 세력들 모두가 자연스럽게 새로운 세력으로 거듭나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당에 남아 최선을 다하겠다.’던 비박계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18일이 되어서야 다소 분명한 목소리로 ‘당 개혁의 전권’ 위임을 전제로 비대위원장을 맡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나 친박계에서는 유 전 원내대표만큼은 비대위원장 후보로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분위기여서 새누리당의 비박.친박 간 갈등 양상을 노출하고 있다. 

 

아직도 늦지 않았다. 탄핵을 가결 시킨 직후 비박은 비상시국위원회에서 이른바 이정현 대표와 조원진, 이장우 최고위원, 친박 핵심인 서청원, 최경환, 홍문종, 윤상현 의원에 촛불민심을 우롱한 김진태 의원 등을 '최순실 8적'이라고 지적하며 당을 떠나라고 기세를 올렸던 것처럼 중단 없이 나아가야 했다. 어정쩡한 태도를 거두고 친박과는 확실하게 선을 긋고 결별하는 수순을 밟아야 한다. 국민의 78.1%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원했고, 국회에서의 탄핵 가결의 결과도 234표로서 다름없이 나왔다. ‘이게 나라냐! 새누리당을 해체하라!’는 요구를 뼈아프게 받아들여 지금이라도 비박은 어정쩡한 상태를 끝내야 한다.

 

국민들에게 사망선고를 받은 자들의 눈치나 보며 옹색한 동거에 목을 매는 것은 야합이고 굴종이다. 굴종은 곧 패망이 아니겠는가. 죽은 존재가 죽음을 받아들이지 않고 사라질 줄 모른다. 이러한 좀비 같은 세력과 차별화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고, 새 출발을 할 수 있는 시간도 많지 않다.

 

박정례/기자.르뽀작가.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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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19 20:13 2016/12/19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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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혼자서만 힘겨운 길’ 조심해야

-국민의당, 구한말의 쇄국을 보며 쇄당(鎖黨)을 걱정해야

 

[브레이크뉴스 선임기자 박정례]= 상상력은 창조의 시발점이다. 남보다 앞서가는 비법은 단호하게 시작하는 것이다. 행동 없이는 창조도 없고 변화와 변혁은 찾아오지 않으니까. 위대한 열정도 그렇다. 하지만 혼자서 너무 힘겨운 짐을 짊어지고 가는 것은 지치고 힘든 일이다.

광장의 민심이 다시금 요동을 치고 있다. 당연한 수순이다. 9일 날 역사적인 박근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막전막후의 긴박했던 순간을 우리는 기억한다. 탄핵안 발의에서부터 수많은 험로를 지나왔다. 지금은 급속히 돌출하는 개혁에 대한 열망과 제반 사항들이 맞물린 채 정치계는 점입가경이다. 혼돈 속에서 각 정파들은 민심이라는 항구를 향해 각자의 현안을 들고 일엽편주를 띄었건만 캄캄한 풍랑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당은 1월15일 전당대회가 예정돼 있다. 한 달 남짓한 기간을 남겨 놓고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이제야 말로 창당 이후 처음으로 선출로서 당의 핵심 당직자가 결정되는 판이다. 당의 진용이 어찌 꾸려질지에 따라서 당세 확장과 정당으로서의 면모일신이 정해지기 때문에 당대표의 얼굴은 대단히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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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표로 거론되는 첫 번째 인물은 박지원 의원이다. 박지원은 그동안 원내대표와 비상대책위원장까지 겸하면서 당권을 독점해온 절대강자다. 다음으로 거론되는 인물이 문병호 인천부평갑의 지역위원장이다. 문병호 씨는 더민당의 친노.친문 패권주의에 직격탄을 날리면서 선도탈당을 감행하는 등 ‘국’당 창당의 주역이 된 사람이다.

또 한 사람, 출마설이 돌고 있다. 전북 전주(병) 출신인 정동영 의원이다. 만약 정동영 의원의 출마가 기정사실이라면 그 함의가 대단하지 않을 수 없다. 정 의원은 정치입문 시 연이어 기록한 전국 최다 득표기록에 당 대변인, 통일부 장관, NSC위원장, 집권당 대표 등 화려한 스펙의 소유자다. 그가 지닌 남다른 정치적인 위상도 그렇다. 정동영은 2007년도 제 1야당인 대통합민주당의 제 17대 대선후보로 뛴 사람이다. 그러나 이후 행적은 시련의 연속이었다. 당 내외 경쟁자들로부터 가해지는 극심한 견제로 인해 두 차례의 지역구 변경과 궤도수정 때문에 낙선의 고통이 찾아왔고 갖가지 시련도 겪어야 했다. 그러나 20대 총선으로 부활한 정동영이다.

여기서 국민의당과 정동영을 좀 더 거론해본다. 오늘 날의 야당은 투쟁력도 없고 정책정당으로서의 기능을 잃었다는 평이다. 중산층과 서민을 대변하던 야당의 기상도 없다. 1여(與) 1야(野), 두 거대 정당의 독주체재가 기득권세력이 되어 그들만의 강고한 산성이 되고 아득한 절벽이 돼 버렸기 때문이다. 이런 틈을 비집고 들어가 제 3의 신개척지를 만들어낸 당이 국민의당이다. 하지만 국민의당의 현실은 지지율 하락과 확장성 부재의 문제가 있다.

 

이 지점에서 1월15일의 전당대회는 더없이 중요하다. 국당이 변모일신의 기회로 삼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다. 국당이 다시 한 번 비상하느냐 주저앉느냐는 환골탈태와 쇄신여부에 달려 있고 당 대표와 지도부를 어떤 인물로 구성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번에 뽑힐 당 대표는 정당민주화에 대한 신념이 확고해야 하고, 경제적인 식견과 함께 남북문제에서도 진취적인 비전을 지녀야 한다. 한국정치의 발전을 위해 힘쓰는 지독한 노력파여야 한다.

자고로 ‘광에서 인심 난다.’고 했다. 이를 대한민국의 현실버전으로 바꿔보면 ‘광장(廣場)에서 민심(民心)이 난다.’고 해야겠다. 탄핵과 촛불정국에서 정동영의 사자후는 가히 빛과 소금이었다. 아무도 말하지 않는 것을 말했고,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을 개척했기 때문이다. 국회에서 처음으로 박근혜 퇴진과 탄핵을 공식적으로 주장했고, 광장에서 이번만큼은 혁명의 과실을 4.19 때의 군부독재세력이 아닌, 6.10일 항쟁의 정치인과 재벌세력이 아닌, 국민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홀로 외쳤다.

 

결과는 어떤가? 여든 야든 전국의 모든 세력들이 정동영이 말한 부분을 제 것 인양 복창하고 있다. ‘촛불영웅’이니, ‘33인회’니, ‘촛불민심을 대변할 온라인시민의회 대표단을 꾸리자’느니로 야단을 떨고 있다. 한마디로 저마다 다른 꿍꿍이속으로 날뛰며 부르대는 화석처럼 강고한 세력들 간에 촛불민심은 왜곡되고 또다시 빈손으로 남지 않을까 걱정이 되는 현상이다.

그래서 정동영에게 말한다. 나서려면 나서라. 그러나 정동영은 혼자서만 너무 힘겨운 길을 가지 말고 몸조심해야 한다. 자신의 경험과 역사적인 고찰을 통해 수많은 반성과 성찰을 통해, 빛나는 4.19의 결과가, 빛나는 6.10 항쟁의 결과가 민중의 승리가 아닌 기득권자들의 과실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기에 이런 역사가 되풀이될까봐 “이번 11월 혁명의 과실은 반드시 국민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국회에서 광장에서 외친 것으로 안다. 국민에 대한 충정에서 일 것이다.

아무쪼록 정동영은 혼자서만 무거운 짐이 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되 둔탁하게 굳은 양심과 패권세력들에게 외쳐주길 바란다. 국민의당 역시 구한말의 쇄국을 보며 쇄당(鎖黨)을 할 경우 당의 운명이 어찌될 것인지 올바른 길로 전진하길 바란다.

 

 

글쓴이/박정례 기자.르뽀작가.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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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15 11:35 2016/12/15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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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혁명으로 이룬 박근혜 탄핵

촛불혁명으로 이룬 박근혜 탄핵

-이번엔 정치개혁, 재벌개혁, 검찰개혁 반드시 이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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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이 모여 철옹성권력에 균열을 냈다. 사익을 위해 은밀하고 부당하게 헌법을 유린하고 국정을 농단하던 자들의 적폐가 만천하에 드러나도록 불을 비췄다. 시작은 작은 촛불이었으나 모이고 모여 박근혜 대통령을 향한 탄핵 불을 만드는데 성공을 했다.

 

9일 오후 4시 경 일이다. 찬성률 78%인 234표로 가결됐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서 통과되기까지는 각종 매체와 제보자들의 힘이 컸다. 한겨레, TV조선, JTBC 등의 언론의 활약이 컸고 그 이전에는 정윤회 사건을 선도적으로 보도한 세계일보사가 시발점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 모든 것은 특정한 언론사의 힘만으로 이루어전 것이 아니다. 대통령의 헌법 위반행위와 십상시들과 비선실세의 국정농단이 세상에 드러날 수 있도록 근거를 제공해준 것은 내부자 혹은 제보자라 부르는 넓은 의미의 감시자들의 공로가 지대하다. 이들은 서양에서 흔히 말하는 윈도우폴리스(생활 속의 감시자)라 부르는 자발적인 개별 경찰인 셈이다. 감시자의 범주는 그래서 경찰과 검찰 같은 공권력뿐만 아니라 각종 언론기관과 목격자나 제보자들, 나아가서는 권력에 저항하는 의협심과 정의감이 넘치는 작은 촛불들까지 총 망라해서 일컫는 개념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세상일이란 곁에서 보고 겪는 것이 제일 정확하다. 어떤 사건이든 가까이서 보고 들은 사람들이 사건의 진실에 가장 가깝게 서있다. 그러므로 내부자들은 사건을 푸는데 있어 가장 확실한 열쇠를 쥐고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심증은 있으나 물증이 없는 사안의 해결을 위한 빠른 해결의 길은 제보자의 도움에 기댈 수밖에 없다. 키 맨들의 중요성은 그래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최순실이 독일에서 귀국하던 날도 그랬다. 최순실의 모습을 발견하고 재빨리 폰을 눌러 공항을 빠져나가는 모습을 포착해 제보한 사람은 한 시민이었다고 한다. 이로 인해 몰래 귀국하려는 최순실의 모습이 전 국민에게 알려졌고. 언론의 취재망은 숨 가쁘게 가동되기 시작했다.

 

최순실의 행동반경은 그만큼 줄어들었다. 그렇더라도 최순실은 31시간 동안에 KB국민은행 봉은사로지점에서 5억 원을 인출하여 거액을 준비했고, 미리 연락을 해놓은 은행에 들려 여러 개의 도장을 가지고 나타나 은행계좌 명예이전을 마쳤다고 한다. 자신 명의의 재산을 타인 명의로 돌리고 변호사를 선임할 자금을 준비하는 등의 정황을 짐작할 수 있었다. 최씨는 그러니까 검찰 출석 전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엘루이호텔에서 변호인들과 대책회의를 했다는데 최순실의 오전 입국이 알려지자 이경재 담당 변호사는 마지못해 귀국 소식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갖는다.

 

하지만 돌연 동서울터미널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경기도 청평으로 향했다. 변호사를 뒤 쫒아 간 기자들은 청평시외버스터미널 인근의 중식당에서 점심을 먹는 그를 발견하고 “최씨가 어디 있느냐?”고 물었으나 “그건 말해줄 수 없다.”고 대답했다. 이래저래 기자들은 청평 일대 어디 별장이나 펜션에 숨어서 검찰 수사에 대비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고 구구한 추측을 할 수밖에 없었다. 변호사는 결국 최순실의 동선이 드러나지 않도록 연막전술을 폈던 셈이다.

 

누구를 위한 쇼였는지(...) 강남 거부 최순실을 위해서였다. 이 모든 것이 유전무죄를 위한 짬짜미요 권력과 금력의 위력을 말해주는 대한민국의 현실이었다.

 

감시자들의 활약은 김기춘의 경우에도 빛났다. “최순실을 아는가?” 라고 묻는 기자들에게 “모릅니다. 아닙니다. 본적도 없습니다.”를 녹음기 틀어놓은 것처럼 반복하던 법꾸라지 김기춘으로 하여금 2007년도 한나라당 대선후보였던 박근혜 후보의 법률자문위원장을 맡아 후보검증 청문회장에 앉아 있던 당시의 모습을 찾아내어 “최순실의 이름을 못 들었다고 말할 순 없다.”는 실토를 하게 만든 것도 감시자들의 역할이었다.

 

그래서 말할 수 있다. 박근혜의 철옹성권력을 탄핵한 촛불의 힘은 내친김에 우리 사회에 콘크리트처럼 쌓인 온갖 적폐를 개혁하고 일소해야 한다. 재벌개혁, 정치개혁, 사법개혁을 재촉해야 하고 지역차별의 해소와 남북관계 복원 등을 견인해 내는 혁명의 활화산으로 타올라야 한다.

 

 

박정례/ 기자.르뽀작가.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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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12 11:59 2016/12/12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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