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 목록
-
- 우연의 일치일까
- 티코
- 2019
-
- 후보비방죄 집행유예 16주년
- 티코
- 2019
-
- 오랜만의 만나샘 저녘 예배
- 티코
- 2019
-
- 사람이란 존재
- 티코
- 2019
-
- 잔인한 성 프란시스 인문과정
- 티코
- 2019
그들은 돈벌이에 이득이 안되는건 모조리 잡초라 여긴다 심지어 사람 조차...."잡초갔은 놈"??? 이 지구상에 존재하는것중 필요없는건 없다. 단지 무지한 우리들이 그들의 쓰임새를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잡초 활용도에 대한 깊은 연구를 하기는커녕 폭력으로서 그들을 제거한다는것은 마치 어느 인종주의자의 인종 청소에 비견될 수 있지 않을까?? 하긴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누가 그랬던가...암담하다. |
|
|
내가 어릴 적엔 돼지감자가 있었다. 추수가 끝난 빈들의 언덕배기나 밭 울타리 가에 있는 멀대같은 줄기를 걷어내면 땅 속에서 울퉁불퉁 아무렇게나 생긴 돼지감자가 쏟아져 나왔다. 아삭 아삭하면서도 달짝지근한 맛에 잠시 흥분했다가 다시 잊고 말았지만 이듬해 11월, 다시 찾은 그곳에선 어김없이 돼지감자가 쏟아져 나왔다. 돼지감자는 특별하게 가꾸지 않고 버려지다시피한 잡초일 뿐인데 늘 반가운 모습으로 아삭하고 달콤한 맛을 안겨주었다.
아주 오래 전에 사람들이 이 돼지감자를 작물로 재배하였다면 지금 우리들은 돼지감자를 잡초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며, 즐기는 만큼 현대인들의 당뇨수치도 낮았으리라. 시금치 대신 민들레를 작물로 재배하였다면 인간의 위는 좀 더 편안하여 위암으로 인한 사망의 기록도 줄었으리라(돼지감자는 당뇨병에 좋다. 최근 얼마 전 천연 인슐린이란 별칭으로 일본 학회에서 그 효능을 입증, 발표했다. 민들레는 위에 좋을 뿐더러 다른 약효로 뿌리부터 꽃까지, 홀씨를 제외한 전체를 약으로 쓴다고 한다). 제발 잡초를 하찮고 쓸모없다고 생각하지 말자. 잡초는 생태계의 한 존재로서 뿌리내리고 살아가야 할 이유가 분명 있으며, '쓸모 있음'에 의해 선택받아 재배되고 있는 작물 못지않게 우수한 먹을거리며 아주 유용한 약초다. 또 잡초는 황폐한 토양의 개척자이자 모성식물로서 오늘도 오염된 토양을 묵묵히 바꾸어간다.
잡초를 뽑아내야만 하는 하찮고 버려진 것, 쓸모없는 것으로 알고 성장하던 소년에게 어느 날 솔 벤슨이 들려주는 옥수수 밭의 쇠비름 이야기는 이후 조셉 코케이너가 50년 동안 잡초와 토양연구에 몰두하게 하는 계기가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작물보호를 위하여 뽑아내던 쇠비름과 옥수수의 관계를 무심히 흘려보내지 않는 솔 벤슨은 이렇게 말한다. …나는 확실히 옥수수가 자라는 데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지만, 그것이 쇠비름 때문이라는 점을 인정할 수 없었다. "벤슨 아저씨, 분명 다른 이유가 있을 거예요!…하지만 잡초가 가축사료나 야채요리 말고는 쓸모가 있다는 생각을 아무도 하지 않아요." "나도 알아!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었던 옛날사람들을 생각해봐, 그들이 그렇게 믿었던 이유는 무지하거나 오류에 빠졌기 때문이야." 순간 나의 머리를 강하게 내리치는 무엇이 있었다. 사람들이 지구의 모양에 대해 무지하거나 오류에 빠졌다면, 잡초에 대해서도 그럴 수 있지 않을까? 누군가는 지구가 평평하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해야만 했다. 쇠비름이 옥수수가 자라는데 도움을 준 자는 사실은 대부분의 현상들을 받아들이는데 기지가 넘쳤던 솔 벤슨의 몫이었다! 우리에게 유익한 콩도 처음에는 잡초였다. 콩을 발견한 탐험대가 넝쿨 무성한 콩 옆을 스쳤다 하더라도 마침 꼬투리 없는 콩이었다면 선택받지 못했을 것이며 우리들의 돼지감자처럼 잊혀지고 말았을지도 모른다. 이렇듯 우리 인간들이 식물에 들이댄 쓸모 있음과 쓸모없음의 선택은 그다지 믿을 것이 못된다. 잡초에서 작물이 되어 인간에게 유익한 콩의 발견, 그 역사를 보자. 여러 날을 헤매던 어느 날 탐험대는 우연히 끝도 안 보이게 높이 자란 넝쿨 식물을 발견하였다. 그 식물에는 아주 탐스러운 열매로 채워진 꼬투리가 주렁주렁 달려 있었다. … 고심 끝에 그들은 제비뽑기를 하기로 결정했다. 목숨의 위험을 무릅쓰고 열매를 먹어 볼 희생자를 정하기 위해서였다. 이렇게 해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애용하는 콩이 발견되었다. - 책 본문 중 요즘에는, 친환경적인 농사를 도모하고 실천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 그들은 봄이면 한해 농사를 앞둔 논에 자운영 같은 사료작물로 인정받은 잡초를 끌어들여 땅을 비옥하게 한다. 옛날에는 시골마을마다 일손이 잠시 쉬는 한여름에 퇴비 만들기 공동작업을 했다. 산과 들에 무성하게 자라는 잡초를 베어서 쌓은 뒤 거름을 만드는 작업이었다. 그러나 대량생산과 손쉽게 영양을 공급할 수 있는 비료로 대체되면서 땅은 척박해지고, 자라나는 작물은 면역력이 약해져서 농약사용량이 늘었다. 그래도 비집고 뿌리를 깊숙이 내려 보란 듯이 자라나는 것은 잡초다.
조셉 코케이너는 50년 동안 생물학과 환경 보존학을 연구하고 가르치며 잡초가 생태와 환경뿐 아니라 농작물에게도 이롭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에 따르면 잡초는 토양의 상태를 알아보는 지표이며, 모성작물로서, 혹은 초지개척자로서 잡초는 유능한 토양의 일꾼이며 작물의 친구다. 이 책을 통하여 만나지는 잡초의 우수성과 이용가치는 놀라울 정도다. 이 책의 목적은 이렇다. 저자는 가정의 식탁에 오르는 시금치나 요리된 야채들에 비하여 흰 명아주가 결코 덜하지 않게 우수하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렇지만 코케이너 교수는 잡초가 농장이나 정원을 무성하게 해도 좋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의 선구적 역할은 잡초를 적절하게 이용하는 것이 정상적인 생태학이고, 또한 토양을 잘 보존하는 수단이 될 수 있으며, 농부나 정원사에게 진정한 이익을 증명하는데 있다. - 서문 중 농사와는 무관하게 다만 지천으로 널려 있는 잡초에 대한 막연한 궁금증으로 이 책을 만나게 되면 수없이 거론되는 잡초들의 쓰임새에 대하여 놀랄 것이다. 우선 무엇보다 먹을거리로써 가치에 놀랄 것이다. 이 책엔 먹을거리와 약재로 쓰이는 잡초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실려 있다. 최근 몇 년간, 산야에서 자라는 식물들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몇 해 전에 많이 읽혀진 <야생초편지> <잡초는 없다> <산야초 이야기> 등이 잡초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 같다. 이런 책에 관심을 두었던 독자들에게도 이 책은 더 깊은 근본적인 안목을 트여주는 좋은 책이 될 것이다. 이 책을 읽은 후 어제까지 무심하게 자라던 잡초들이 좀 더 근사한 존재로 보일 것이다. 이젠 잡초를 다만 하찮고 쓸모없어서 버려진 존재들로만 생각하지 말자. 그들은 그들 나름으로 훌륭한 존재들이다. 사람이 판단하는 쓸모 있고 없음에 얽매일 존재들이 아니다. 그들은 그들 나름의 우주를 품고 있는 생태계의 한 일원이다. 약간 빗나가는 이야기지만, 아름다운 장미는 지금도 찔레순에서 얻어내며, 달고 맛난 감은 고염에서 얻어진다. 포도 또한 머루에서 얻어진다. 생약성분의 많은 약들은 잡초에서 얻는다. 쓸모없음, 버려진 것들, 하찮은 존재들, 작물의 성장을 막는 방해꾼 등등 잡초에 대한 이런 생각을 이젠 버려야 한다. 그 생각을 버리는 데 이 책은 훌륭한 조언자가 되어 줄 것이다. |
|
최근 댓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