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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론회 전문] 삼성공화국
***아래 ‘토론내용 전문’은 토론회 당일(6월 28일) 각 토론자의 발표 내용을 속기록으로 작성한 것을 토대로 했으며, 일부 의미 전달상 부족한 부분은 토론전 주최측에서 배포한 토론자료집에서 보완하거나 보충한 것이다. 단, 곽정수 한겨레 기자의 기조발제와 김기원 교수의 발표 내용은 토론자료집을 토대로 하고 토론문에 없는 현장 발언 부분을 추가해서 재구성했다.


토론내용 전문 게재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기조발제 : “권력은 삼성에게 넘어갔다” - 곽정수 (한겨레신문 대기업전문기자)


2. ‘이중 독재체제’ 삼성, 술 취하지 않도록 하고 나쁜 마음 먹지 않게 해야 - 김기원 (방송통신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위원)


3. 삼성권력 감시하는 네트워크 결성하자 –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4. 삼성공화국의 그늘, 노동자 탄압 - 김명호 (민주노총 기획국장)


5. 기업사회 그리고 삼성 – 김동춘 (성공회대학교 사회과학부 교수)


6. 삼성과 중앙일보, 노무현 정부의 뒷거래 징후들 – 신학림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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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은 삼성에게 넘어갔다”


- 곽정수 한겨레신문 대기업전문기자 -


최근 우리 사회에는 ‘삼성공화국’이라는 말이 하나의 화두로 등장했다. 그것은 ‘이건희-고대사태’가 하나의 계기가 되기는 했지만, 그 말이 쓰이기 시작한 것은 이미 몇 년 전의 일이다.


특정기업의 이름에 ‘공화국’이라는 말이 붙은 데서 이미 풍기듯 ‘삼성공화국’이라는 용어에는 긍정적이기 보다는 부정적 의미를 담고 있다. 삼성공화국에 대한 문제의식은 삼성이라는 거대 재벌의 영향력이 우리 경제 나아가 정치, 사회적으로 지나치게 커졌다는  데서 출발한다. 삼성의 영향력에 대한 우려가 꼭 우리 사회의 평등주의 사고나 문화의 탓만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특정 집단이나 세력의 영향력이 크다는 게 사회적으로 꼭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질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에서 절대권력화된 ‘삼성’


그럼 삼성공화국이라는 현상에 어떤 우려할만한 요소가 담겨져 있느냐는 핵심문제에 우리는 부닥치게 된다. 이 글에선 그것을 ‘삼성이 추구하고 결정하는 것은, 그것이 무엇이든 무조건 우리 사회에서 관철되는 현상’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삼성의 주장이 그 어느 것보다 우선시되고 있다. 삼성의 논리가 우리 사회의 지배 이데올로기로 자리 잡고 있다. 삼성의 이익이 마치 사회 전체의 이익인 것처럼 여겨진다. 삼성이 하는 것은 곧 우리 사회의 ‘표준’으로 인식되고 있다.


삼성이 한국사회에서 ‘절대권력화’하는 것이다. 8년전 외환위기 때 재벌이 개혁의 대상으로 뭇매를 맞던 때를 떠올리면 격세지감이다.


삼성을 절대권력에 비유하는 것은 분명 과장이라고 볼수 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절대권력은 영속적으로 존재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사회 곳곳에서 그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검찰과 법원의 삼성 편향이 심각하다. 그것은 편향을 넘어 ‘이중잣대’의 수준에 이르고 있다.
법원은 지난 2월 이건희 삼성회장의 외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에 대한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 발행을 둘러싼 배임사건에 대한 선고를 연기했다. 사실에 대한 검토가 더 필요하다는 이유였지만 궁색하기 이를 데 없다.


이 사건에 대한 검찰의 기소 자체도 사건 발생 시점인 1996년 말로부터 7년이나 지난 2003년 말이었다. ‘세금 없는 대물림’에 대한 법학교수들과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의 끊임없는 문제 제기에 등이 떼밀리다가 기소만료 시점이 임박하자 마지못해 면피용으로 한 것이다.


에버랜드 사건은 만인에게 평등해야 하는 법이 삼성 앞에만 가면 갈짓자 걸음을 하는 수많은 사례중 하나일 뿐이다.


삼성의 영향력 안에 들기는 입법부도 예외가 아니다. 삼성이 반대하는 법을 제정하거나 개정할 때는 각 정당과 관련 상임위 국회의원들은 집요한 로비의 대상이 된다. 삼성이 법개정을 원할 때도 마찬가지다. 그 로비가 워낙 강하다 보니 국회의원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이다.


삼성은 지난해 하반기 재벌소속 금융회사의 계열사 주식에 대한 의결권 축소를 위해 정부가 공정거래법 개정을 할 때 강력 반대했다. 이 때 정부안을 지지했던 여당의 한 국회의원은 사석에서 “삼성에 척지고는 정치인도 못할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삼성의 로비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삼성 영향력 정권핵심에도 바로 미쳐


정부 부처에 대한 삼성의 로비는 검사와 판사, 국회의원들에 대한 로비에 비해 한수위라고 할 수 있다. 삼성의 대 정부 로비는 재경부, 금융감독당국, 공정거래위원회 등 핵심 경제부처에 집중돼 있다.


금융감독원 안에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내부 직원들에게는 진학반과 취업반 두 가지 타입이 있다는 것이다.
진학반은 윗선과 삼성에 잘보여 승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이다. 취업반은 평소 삼성에 잘보였다가 기관을 그만 두면 삼성에 취업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이다.


이런 풍토에서 정부의 법집행이 삼성에게 공정하게 적용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우물에서 숭늉 찾기와 같다. 금융감독 당국이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을 위반한 삼성카드에 대해 법규정의 미흡을 내세워 실효성 있는 제재를 내리지 않는 것이나, 재경부가 금산법 개정을 추진하면서 역시 실효성 있는 제재를 내릴 수 있는 근거규정 마련에 소극적인 것은 모두 단적인 사례들이다.


삼성공화국의 영향력은 정권 핵심에도 바로 미치고 있다. 노무현 정부의 핵심 정책 중에서는 삼성이 아이디어를 제공한 것들이 적지 않다. ‘2만 달러 시대’, ‘동북아 허브’ 등이 대표적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5월 16일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간담회에서 “이제 권력은 시장에게 넘어갔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다 정확히 표현하면 권력은 삼성에게 넘어갔다. 삼성은 다른 재벌들에게도 공포와 경계의 대상이다. 과거 한국은 재벌공화국으로 표현된 적이 있다. 하지만, 지금은 재벌이라고 모두 같은 재벌이 아니다. 그 정도로 삼성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심지어 삼성은 ‘실수를 해도 음모’라고 생각할 정도로 우리 사회가 삼성의 막강한 힘에 가위눌려 있다.


더 큰 문제는 삼성공화국이 나아가는 방향이 우리사회에 꼭 긍정적이리고 보기 어려운 것도 포함하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이 결정하는 것과, 삼성이 내세우는 논리가 꼭 사회적으로 옳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때로는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배치되고, 우리사회가 지켜야할 법과 규칙을 위배하는 일도 종종있다. 삼성은 자신의 막강한 힘, 자금력과 정보, 인맥 등을 동원해 때로는 법과 규칙을 어기고, 때로는 기존의 법과 규칙을 바꿔가며 자신들의 논리를 관철시키고 있다.


삼성공화국 모순, 치러야 할 사회적 비용 엄청날 것


삼성은 평소에 정계와 관계, 검찰, 법원, 언론 등 우리사회의 엘리트들을 꾸준히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작 일이 터진 뒤에 급하게 사람을 찾아다니는 다른 재벌그룹과는 수준이 다르다. 우리 사회에서 ‘관리’라는 것이 주로 어떤 방법으로 이뤄지는 지는 모두가 알 것이다. 관리의 수준도 일반인들의 상상을 초월한다고 한다.


삼성에 잘보인 엘리트들은 승진도 순탄하다. 삼성이 뒤를 챙겨주기 때문이다. 삼성의 도움을 받아 고위직에 오른 사람들이 어떤 처신을 할 것인가는 국민들의 상상에 맡긴다.


얼마전에 만난 여당의 한 국회의원은 “도대체 이 정권이 누구의 정권인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런 삼성의 행태는 당연히 무리가 따르고, 왜곡을 부른다. 예를 들어 우리 사회 엘리트들에 대한 삼성의 관리는 결국 그들의 타락과 오염으로 이어진다. 국가적으로 심각한 일이다.
그리고 이런 모순은 어느 시점에서인가 폭발할 수 밖에 없다. 그것은 곧 삼성의 위기일 것이다.


삼성공화국 문제는 그 모순이 폭발할 때 바로 잡으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우리 사회가 치러야 할 비용의 대가는 엄청날 것이다.


삼성이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중요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삼성 스스로 밝히듯  삼성의 10대 그룹내 매출비중은 30%에 이른다. 순이익은 35%로 더욱 비중이 크다.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수출 22%, 국세의 8~10%, 시가총액의 23%에 달한다. 하지만 삼성의 비중이 클수록 삼성이 잘못될 때의 충격은 과거 그 어느 재벌의 위기 때보다 클 것이다. 최근 김우중 전 대우회장의 귀국을 계기로 재평가 논란이 일고 있는 대우사태는 좋은 본보기이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김우중의 ‘세계경영’이라는 이데올로기의 몰락은 결국 한국경제에 공적자금 30조원이라는 천문학적 비용을 청구했다.


삼성의 최대 약점 두 가지


삼성이 안고 있는 최대 약점은 ‘강압적 무노조 경영’과 ‘세금 없는 소유.경영권 세습’이라는 두 가지가 꼽힌다. 삼성은 이건희–고대 사태를 계기로 삼성공화국 논란이 거세지자 사장단 회의를 통해 대책마련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국민기업으로 정착하기 위해 상생과 나눔 경영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정작 삼성을 걱정하는 이들이 듣고자 원했던 부분에 대한 언급은 한 대목도 없었다. 삼성은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도 끊임없는 내부 혁신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중이 제머리 못 깍는다고 했던가? 정작 자신들이 안고 있는 최대 약점을 스스로 해결하는 모습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삼성의 문제는 이미 삼성만의 문제가 아니게 됐다. 우리 사회가 삼성에 관심을 갖는 것은 삼성에 대한 호불호의 문제가 아니라 삼성의 운명이 우리의 운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삼성을 지목하는 것은 반 재벌정서 또는 반 삼성정서, 반 이건희정서가 아니다. 나와 내가 속한 사회의 공동이익을 지키기 위한 당연한 노력이다.


이것은 삼성이 자신들에 대한 사회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야할 이유이기도 하다. 삼성은 이미 삼성만의, 이건희 회장이나 그의 일가만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삼성구조조정본부는 삼성의 각종 관리를 실행해나가는 삼성공화국 최대 권부로서 구조본 책임자들이 갖고 있는 스톡옵션만 수백억에 이르는 삼성권력의 핵심이다. 삼성의 기득권 집단으로 삼성내에서도 그 심각성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나는 삼성공화국 문제를 다음과 같은 세 문장으로 정리하고자 한다. 첫째, 삼성에 좋은 것=대한민국에도 좋은 것’이라는 등식은 성립하지 않는다. 둘째, 그러나 삼성이 잘못되면 우리사회가 잘못된다. 셋째, 그래서 우리는 삼성이 잘되도록 하기 위해 힘써야 한다.


삼성이 잘 되도록 힘써야 하는 이유들


스웨덴의 최대 재벌 발렌베리는 삼성과 흔히 비교된다. 스웨덴은 사민당이 집권하면서도 노사정 협력모델을 토대로 대기업 위주의 독특한 성장정책을 유지해왔다. 스웨덴의 대기업들은 대부분 가족경영체제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발렌베리 가문이다. 발렌베리는 에릭슨, 사브, 스카니아, 일렉트룩스 등 스웨덴을 대표하는 기업들을 지배한다.


발렌베리는 스웨덴 전체 상장기업 시가총액의 40% 이상을 차지한다고 한다. 국민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재벌이 특정가문에 의해 지배되고, 경영권이 세습되는 행태는 외견상 삼성과 발렌베리가 비슷하다. 하지만 스웨덴에는 반 발렌베리 정서가 없다고 한다. 오히려 발렌베리가 죽으면 스웨덴도 죽는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지배적이라고 한다.


삼성과 발렌베리의 차이는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일까? 그 해답을 찾으려면 1938년 스웨덴 노사가 살바덴 협약으로 대타협을 할 때 발렌베리가 막후에서 핵심역할을 한 것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스웨덴 모델이라고 부르는 노사정 협력모델은 사민당과 발렌베리의 공동작품이라는 것이 스웨덴 노총(LO)의 설명이다.


상생과 나눔 경영을 강조하면서도 강압적 무노조 경영을 고수하고 있는 삼성과 대조적이다. 발렌베리는 소유.경영권 세습을 하면서도 삼성처럼 세금 없는 대물림으로 국민의 지탄을 받는 일이 없다. 전통적으로 발렌베리 가문의 남자들은 해군장교로서 병역의 의무를 다하는 것을 전통으로 삼는 등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실천에도 앞장선다.


발렌베리는 재벌의 영향력의 커진다고 해서 국민들이 맹목적으로 반재벌 정서를 갖는 것은 아님을 잘 보여준다. 그것은 역으로 삼성도 진정으로 국민에게 사랑받고, 존경받는 기업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것은 1차적으로 삼성의 책임이고, 그 다음은 모든 국민들의 책임일 것이다.


삼성이나 삼성의 변화를 촉구하는 쪽 모두 윈-윈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여기엔 삼성의 황제경영을 개선하고, 소유지배구조 선진화가 관건인데 하드웨어적 개선과 소트프웨어적 개선의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드웨어적 개선은 LG처럼 지주회사 형식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현재 삼성은 이렇게 하는 데 수십조가 든다면서 반대하고 있다. 소프트웨어적 개선책으론 SK처럼 이사회 중심으로 경영하는 것이다.


또한 강압적 무노조 경영과 세금 없는 소유.경영권의 대물림을 삼성 스스로가 자율적으로 개선함으로서 국민들의 박수를 받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말하면 삼성의 입장에선 잃는 것밖에 없다고 푸념할지 모르나 국민의 지지와 사랑이 뒤따른다면 경영권 방어 비용 절감, 삼성의 이미지화에 들이는 비용 등을 크게 줄일 수 있는 효과도 있다.


한편 투명하고 공정한 시장을 위하여 산업자본의 금융지배 차단 등에 정부, 사법부 등 사회 각계 모두가 매진해야 하고 이것은 결국 실질적 민주주의와도 연결되는 사안이다.


삼성공화국 ‘선전대’된 한국 언론


여기서 언론의 책임문제를 함께 생각해야할 시점에 왔다. 한국 언론은 삼성의 논리가 사회의 지배 이데올로기로 확산, 강화, 재생산되는 데 주요한 매개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공화국의 ‘선전대’가 된 것이다. 대한민국 언론 중에서 이런 지적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곳은 아마 손에 꼽을 정도일 것이다. 그것도 ‘비교적’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때만이 그렇다.


이는 ‘자본에 대한 독립성’ 문제와 바로 연결된다. 과거 한국 언론의 독립성을 가로막았던  두 가지 중에서 ‘권력’은 이미 퇴장했다. 그러나 ‘자본’의 영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광고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한국 언론은 자본의 영향력에 극도로 취약하다. 특히 최대 광고주인 삼성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나는 이것을 한국 언론의 상당수는 자발적으로 자본의 품안에 안겼다고 표현하고 싶다.


이것은 명백히 한국 언론의 위기이다. 언론의 본질인 비판적 기능은 쇠퇴하고 있다. 이는 한국사회 전체적으로도 불행일 뿐 아니라, 한국 언론이 설 자리를 점점 사라지게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 언론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해온 새언론포럼에서 ‘삼성, 그리고 대한민국 사회와 언론’을 주제로 토론회를 마련한 것은 뜻 깊은 일이다. 함께 토론하고 고민하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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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독재체제’ 삼성, 술 취하지 않도록 하고 나쁜 마음을 먹지 않게 해야


- 김기원 (방송통신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위원) -


먼저 나는 친삼성 쪽 패널임을 밝힌다. 친삼성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사이비 친삼성이고 또 하나는 진정한 친삼성이다. 사이비 친삼성은 삼성을 망치는 친삼성맨이고 진정한 친삼성은 잘하도록 격려하기도 하고 잘못된 건 비판할 줄 아는 친삼성이다. 그런 점에서 나는 진정한 친삼성맨이다.


1. ‘삼성’ 문제란


‘소인국의 걸리버’ 문제


- 소인국의 걸리버는 다른 소인국과의 전쟁에서 큰 역할을 수행함.
- 그러나 걸리버가 술에 취하거나 나쁜 마음을 먹으면 소인국에 커다란 피해를 초래할 수 있음.
- 이러한 위험성 때문에 소인국에선 결국 걸리버를 추방함.


걸리버화한 삼성


- 삼성이 소인국의 걸리버처럼 된 것은 ‘압축적 불균등’ 발전의 결과임.
- 현재 삼성은 한국경제 성장의 견인차임.
- 그러나 삼성의 힘이 거대하다고 해서 걸리버처럼 추방할 수 없음. 더불어 살아가야하는 존재임.
- 따라서 삼성이 술에 취하거나 나쁜 마음을 먹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함.
- 이는 ‘삼성(또는 재벌)의 이중적 독재체제’의 문제에 대응하는 것임.
  ‘이중적 독재체제’란 삼성 내부적으로는 총수의 독재체제가 자리 잡고 있고, 삼성 외부적으로는 삼성이 국민경제(나라 전체)를 독재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것임. (재벌의 이중적 독재채제--> 삼성의 이중적 독재체제로)


80년대 후반까지 재벌의 이익이 대체로 국민경제 전체의 이익과 맞아 떨어지는 부분이 있었지만 80년대 후반부터는 재벌의 이익이 국민경제 전체의 이익과 안맞기 시작해서 오늘날엔 재벌 총수의 이익이 해당 재벌의 이익과도 충돌하는 일까지 발생.


술에 취하지 않도록 하는 것


- 삼성의 내부 의사결정이 합리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을 말함.
- 이는 소유지배구조의 개혁을 의미함.
- 삼성은 다른 재벌에 비하면 ‘조직이 일을 한다’고 이야기되는 것처럼 상대적으로 의사결정이 합리적임. 그러나 여전히 황제경영의 행태는 남아 있고 이것이 삼성자동차나 영상사업의 파탄을 불러왔음. 2001년 참여연대가 독립적인 사외이사 1인을 선임하고자 했을 때 삼성이 보인 극도의 신경질적인 행태를 보면 내부의 견제와 균형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알 수 있음.


나쁜 마음을 먹지 않도록 하는 것


- 삼성의 사적 이익추구가 나라발전을 저해하지 않도록 하는 것임.
- 사회적으로 삼성에 대한 적절한 견제와 균형 장치를 갖추는 것이 필요함.
- 따라서 삼성의 독재 권력을 견제할 기존세력의 정비와 새로운 세력의 육성이 필요함.


2. 삼성이 행사하는 지배력의 원천


경제력


- 삼성그룹은 우리 수출의 22%(527억달러),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23%(91조원), 세수의 8%를 차지하고 있음. 순이익은 10대 그룹 순이익 27조원의 27%인 7.4조원을 차지함. 또 2003년 삼성전자의 시설투자는 전체 제조업 시설투자의 39%를 차지했음.
- 이처럼 높은 점유율 때문에 정부가 경제정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삼성의 눈치를 보고 있음.
- 10여만 명의 임직원(수만명에 이르는 삼성생명의 보험설계사 포함), 삼성그룹의 수많은 하청업체도 삼성그룹의 영향력을 형성하고 있음.
- 아울러 막대한 매출의 일부가 비자금으로 조성되어 사회 각계각층에 대한 영향력 행사를 위해 사용됨으로써 삼성의 국가 지배력이 커지고 있음.


네트워크 망


- 삼성의 지배력은 단지 경제력만으로 구축된 것이 아니고 강한 네트워크에 의해서 뒷받침되고 있음.
- 삼성의 이러한 네트워크의 구축은 사건이 터졌을 때 찾아내는 식(예컨데 현대건설 식)이 아니라 평소에 길을 닦아두는 방식으로 해왔음.
정치인, 관료, 법조인사, 학계 등에 대해 자금지원, 골프 및 술집 접대 등을 통해 인맥을 구축하고 그 인맥구축 실적을 승진에 반영하여 왔음.
- 삼성은 유망한 정치인, 관료에 대해선 일찍부터 관리하여 승진을 도와주기도 하고, 그렇게 해서 높은 지위에 올라서면 그를 통해 삼성의 사업 편의를 제공받기도 하였음.
그리고 이런 관계는 오래 지속되어 예컨데 1993년 금융실명제 실시를 삼성에게 누설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인물이 현재 정부의 고위 관리로 재직하고 있을 정도임.
- 이런 네트워크 망은 곧바로 삼성의 정보력으로 연결됨. 삼성 스스로 중앙정보부 출신들을 이용해서 정보팀을 운영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삼성 임직원들로 하여금 각종 인맥을 통해 수집한 정보를 상부에 보고하게 하고 있음.


이데올로기의 장악


- 삼성은 과거의 육사처럼 나라를 자기네가 이끌어간다는 교만한 생각을 갖고 있고, 그리하여 정부의 정책방향이나 우리 사회의 지배 이데올로기를 만들어가려고 해왔음.
- 이를 위해 전경련을 통해 보수 이데올로기를 생산해 왔음. 전경련은 삼경련이라 일컬어질 만큼 삼성의 외곽조직인 셈이고, 전경련 업무의 80% 정도가 삼성 관련 업무로 알려져 있음.
- 아울러 삼성경제연구소가 각종 현안에 대한 즉각적인(그러나 깊이나 엄밀성에선 문제가 있는) 보고서를 일반인, 전문가, 재계, 정관계에 살포하여 자신들의 이데올로기를 확산하고 있음. 물론 여기엔 중앙일보도 삼성의 이데올로기 장악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음.
- 비서실을 통해 그룹 차원에서 이데올로기를 전파하기도 함. 예컨데 과거에 전교조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룹 차원에서 전교조를 공격하는 이데올로기를 퍼뜨리기도 했던 것으로 보여짐(실제 삼성에 근무하는 친구로부터 교사인 아내의 전교조 가입 철회 권유가 있었음). 그리고 각종 정관계 인맥에 대해 술자리, 골프 자리에서 삼성 직원(특히 임원)들은 일상적으로 자신들의 이데올로기를 전파하고 있음.


3. 삼성 지배체제의 약한 고리(아킬레스 건)


총수 승계의 문제


1) 승계 과정에서 행해진 불법.탈법의 문제


- 이는 우선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았다는 문제를 안고 있음. 3세 총수가 승계받은 재산이 수조원인데도 실제 납부한 세금은 16억원 뿐임. 간단히 50% 증여세율로 계산하면 내야할 세금의 1/500~1/1,000밖에 내지 않았다는 의미임. 삼성보다 훨씬 규모가 작은 다른 기업 총수도 승계과정에서 훨씬 더 많은 세금을 냈음. 현재 국세청이 겨우 수백억원을 추징했지만 이에 대한 불복 재판이 진행중임.


- 그리고 이 재산승계과정에서 기업의 재산을 빼돌려 3세 총수에게 넘겨준 배임 부분은 세금 문제가 아니라 형사적인 문제이고 원상회복 되어야 할 부분임(예컨데 계열사가 보유한 에버랜드 전환사채를 3세 총수에게 헐값에 넘겨준 사건). 현재 검찰이 일부 부분에 대해 기소처리를 하였고 법원이 재판을 질질 끌고 있음. 한마디로 이건희 회장을 구속시킬 수 있는 사안이다. 그렇다고 꼭 구속을 시켜야 한다는 차원이 아니라 삼성을 사랑(?)하기 때문에 제대로 원상복귀가 필요하다는 차원임.


2) 삼성샘영 주식의 명의위장(?) 가능성 문제


- 삼성 창업주인 고 이병철씨는 자신의 삼성생명 주식을 임원명의로 위장분산해 두었을 가능성이 있고, 그 중 일부를 에버랜드에 헐값에(실제 수십만원인 주식을 9,000원에) 매각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있음. 이렇게 함으로써 상속세를 탈세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있음.
- 그런데 아직도 옛 임원명의로 되어 있는 삼성생명 주식이 존재하고 있고, 이를 어떻게 3세 총수나 3세 총수의 개인회사인 에버랜드 등에 넘길 것인가가 삼성 총수나 비서실의 고민거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듦.
이전의 매각 처분이 커다란 사회적 문제를 야기한 상황에서 이전과 같은 방식을 답습할 수는 없을 것임. 최근 일본에서는 西武(세이부)의 총수 堤(쓰쓰미)씨가 주식 명의위장 문제로 큰 곤욕을 치르고 있음.


3) 3세 총수의 그룹 통솔력 확보 문제


- 이재용씨는 외아들이므로 이건희씨 때나 현대의 경우와는 달리 ‘왕자의 난’을 겪지 않고 지배권을 승계 받았음. 그 과정의 불법.탈법 문제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어쨌든 그룹 지배권은 사실상 확보한 상태임.
- 그러나 그룹 내에서 이재용씨 자신이 경영을 통솔할 수 있는 지위를 확보하지는 못했음. 이는 현재 받고 있는 황태자 교육과는 별개의 문제임. 만약에 선진국의 총수 자식들처럼 지배권은 행사하되 경영일선에는 나서지 않기로 한다면, 이는 삼성이 선진적 대기업으로 거듭나는 것이고 모두에게 바람직한 일이지만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임.


- 물론 이병철씨로부터 이건희씨로 넘어가면서 경영에 대한 개입정도는 축소되었고, 마찬가지로 이재용씨에게로 넘어가면서 그 개입정도는 더 축소될 수밖에 없을 것임. 그렇지만 그래도 이건희씨 사후에 경영에 개입하려 할 때 인맥의 재구축이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긴장이 조성될 것임. 이를 이재용씨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그룹의 위기가 도래함. 또 자기능력 확인을 위해 함부로 투자결정을 내린다든지 하면 많은 다른 재벌에서처럼 위기가 발생할 수 있음. 이건희 회장도 삼성자동차 등에서 과오를 저질렀지만 삼성전자 덕택에 위기를 극복하였음.


- 그룹 내적으로뿐만 아니라 그룹 외적으로도 3세는 자신의 정당성을 확보해야 하는 문제가 존재함. 이런 게 과거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고 규모가 작은 다른 재벌에선 지금도 문제가 되지 않았음. 하지만 지금은  시민의식도 성장했고 또 삼성이 거의 독점적으로 한국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3세는 자신의 통치에 대한 정당성 확보가 필요함. 게다가 본인 스스로도 ‘자신이 부모 잘 만나 그룹을 지배하는 게 아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은 욕구를 갖고 있을 것임.


그리하여 삼성그룹이 3세의 경영능력을 증명한답시고 그룹의 지원하에 e삼성 등 몇 개의 회사를 꾸렸으나 결국 모두 실패하고 그 부담은 삼성전자가 떠안았음. 장차 이런 정당성 문제를 3세가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가 관건임.


노조설립 탄압 문제


- 삼성은 무노조를 관리하기 위해 한편으로는 노조추진자들에 대해선 회유, 협박, 납치 등 전근대적인 불법적 수단을 동원하고 그래도 안 되면 유령노조를 통해 진짜노조의 설립을 막아왔으며(복수노조 금지조항 악용), 다른 한편으로는 적어도 금전적인 면에선 업계 최상의 대우를 제공하여 왔음.(삼성전장의2004년 직원 평균연봉은 7,130만원으로 대기업중 1위임)


- 이에 따라 삼성의 무노조를 둘러싼 분규나 비리가 잊을만 하면 터져 나오곤 하였음. 특히 삼성일반노조(삼성해고자 복직투쟁위원회가 전환된 조직)도 꾸준히 무노조 경영을 공격하고 있음. 게다가 단병호 의원을 통해 국회에서까지 이 문제가 정식으로 다루어지고 있음. 다만 최근 대기업노조의 비리나 폭력사태로 인해 노조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이 상당히 나빠져 있고 또 삼성의 로비가 작동하여 이 문제가 크게 확대되지는 않고 있음.


- 2007년이 되면 개별 사업장에서도 복수노조의 설립이 허용될 예정이고, 이렇게 되면 삼성중공업을 비롯해 유령노조로 인해 노조설립이 저지되고 있는 일부 사업장에선 곧바로 노조가 설립될 것임. 그렇게 되면 삼성정밀화학 등 이미 노조가 있는 사업장을 인수한 경우와 더불어 노조설립이 그룹 내에서 확대될 것이고 그에 따라 무노조 방침이 변화될 가능성은 존재함. 다만 기존 한국노총이나 민주노총도 복수노조 허용을 바라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이게 삼성의 입장과 맞아떨어져서 2007년에 법안실시를 다시 연기함으로써 유령노조로 노조설립을 저지하려 할 수도 있음.
- 어쩌면 이재용씨 등극의 정당성 확보를 위해 등극에 맞추어 무노조 방침을 철회할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다는 게 개인적 예상임.


삼성자동차 부채처리와 삼성생명 상장 문제(현안문제)


- 이건희씨는 삼성자동차 도산에 따른 책임을 진다는 명분하에 2조 8천억원(은행부채 및 하청업체 손실)에 해당하는 삼성생명 주식 400만주(주다 70만원으로 계산)를 내놓았음.


- 그런데 실제는 삼성자동차의 부채에 대해선 이건희씨 개인이 보증을 서고 있었고, 따라서 도의적 책임에서가 아니라 법적으로 이건희씨가 갚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이야기가 있음.
- 그래서 삼성생명 주식 제공으로 개인보증을 없었던 일로 하고, 다른 한편 숙원이던 삼성생명 상장을 통해 막대한 이득을 챙기려 했던 것으로 보여짐.
- 그러나 삼성생명 상장에는 계약자 몫을 극도로 축소하려는 삼성 측 입장에 대한 반발여론으로 상장이 연기되고 있음.
- 이에 따라 삼성생명 주식을 받은 채권단은 배임혐의를 피하기 위해 일단 이건희씨에게 소송을 제기하기로 한 상황임. 이 소송은 2조 4,500억원의 채권원금에 연체이자를 합치면 최대 6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됨. 현재 삼성생명 주식은 장외에서는 70만원이 아니라 21만원대에 거래되고 있음.


총수 개인의 스캔들?


몇가지 알고 있으나 밝히기 곤란.  개인적인 술자리에선 말해줄 수 있음.


4. 삼성의 견제세력 현황과 실태


보수지배층 내의 견제세력


1) 정치권력은 과거엔 박정희가 사카린 밀수사건으로 서울대 부지를 빼앗았고, 전두환이 TBC를 빼앗는 식으로 일정한 견제력을 행사했음. 김영삼은 전두환 등 5공 세력의 부활을 저지하는 차원에서 이건희씨 등 재벌 총수들을 일괄 기소하기도 했음.
하지만 정치권력의 견제력은 점점 약화되어 마침내 노 대통령이 “권력은 시장(삼성?)으로 넘어갔다”고 자조할 지경에 이르렀음. 정치권력의 견제력 약화는 정치자금의 덫 탓도 없지 않겠지만 삼성의 경제력, 중앙일보의 힘, 삼성의 인맥관리, 이데올로기의 힘도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임.


2) 관료들의 독자적인 견제력은 옛날부터 별로 신통치 않았고, 관료들은 삼성에 잘못 보이면 출세하기 어렵다는 식으로 꽤 주눅이 들어 있는 상태임.


3) - 언론에서는 과거엔 동아일보가 삼성(총수)에 대해 일정한 견제력을 행사했지만 지금은 혼인관계가 맺어지고 또 삼성의 광고력에 굴복한 상태임.
    - 조선일보는 중앙일보에 대한 경쟁차원에서 또 지배층 내의 패권다툼 차원에서 가끔씩 삼성을 견제해 왔음. 때로는 조선일보의 성격과 모순되게 삼성의 무노조 문제를 건드린 적도 있고, 최근에는 ‘삼성의 나라’라는 글을 통해 정면으로 공격하기도 했음. 그러나 과거에 비해 조선일보의 영향력은 상당히 약화되고 있고 또 수구적인 조선일보 자신의 한계로 인해 앞으로 그 견제력은 점점 약화될 것으로 판단됨.


4) 검찰과 사법부는 우리나라 지배층 중에선 삼성의 지배력에서 그나마 자유로울 수 있는 예외적인 부분이고 또 자존심도 대단히 강해서 비판과 함께 격려의 대상이기도 함. 하지만 대체로 보수적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혀 있고 삼성의 인맥관리로 인해 확실한 견제력을 행사하고 있지는 못함.


어쨌거나 현재로선 삼성의 지배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곳이 검찰과 사법부이지만 삼성은 이 부분을 공략하기 위해 120명이 넘는 변호사(판검사 출신은 22명)를 고용하고 있음(장차 300명으로 확대할 예정임). LG가 3명이고 현대차가 0명임을 감안하면 그 막대한 규모를 짐작할 수 있음.


非보수지배층 내의 견제세력


1) 정치세력 : 민주노동당은 단병호 의원이 삼성 무노조 경영을 비판했던 데서 보듯이 분명한 견제세력임. 그러나 그 견제력은 민주노동당의 영향력에 비례할 수 밖에 없음.
2) 일부 개혁관료 : 가뭄에 콩 나듯이 삼성을 견제할 수 있는 개혁적 관료가 있으나 그 영향력에는 역시 한계가 있음.
3) - 대중적 언론 중에서는 한겨레신문, 오마이뉴스, 프레시안이 삼성체제의 문제점을 꾸준히 지적해왔음. 그러나 한겨레신문도 삼성의 광고압력을 강하게 받고 있고(한겨레의 광고주 중 삼섬이 차지하는 비중은 다른 신문에 비해서 높다고 함), 다른 언론에도 삼성광고가 실리는 데서 보듯이 이들의 견제력도 제한을 받고 있음.
   - MBC와 KBS도 삼성체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음. 특히 개혁적 노조가 힘이 강했던 MBC는 오래 전부터 삼성의 미움을 받을 정도였음.
다만 방송사 특히 KBS의 간부들이 삼성체제의 견제에 적극적일 만큼 개혁적인지는 의문임. 또 방송의 보도는 그 특성상 논리적으로 삼성의 문제점을 파헤치기엔 부족함. 게다가 근년에 들어 공중파의 점유율이 하락하고(80%-->60%), 아울러 방송사 경영도 어려워지고 있음. 따라서 삼성의 광고 압력이 보다 강하게 작동할 가능성이 커짐.


4) 시민단체로서는 참여연대가 끈질기게 삼성의 비리를 물고 늘어지고 있고, 삼성의 소유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 하지만 참여연대가 수십만의 시민을 동원할 수 있는 것은 아님. 따라서 참여연대의 견제력은 언론이 참여연대의 활동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보도하는 가, 그리고 검찰과 사법부가 얼마나 엄정하게 행동하느냐에 의존하고 있음. 그런데 중앙, 동아는 예전부터 그랬지만 조선일보도 근년에 들어선 참여연대를 무시하거나 비판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듯함.


5) 노조는 제 코가 석자인 형편이고 국민적 과제를 다루려는 의지가 박약한 근시안적 사고에 매몰되어 있음. 따라서 삼성의 노조설립 탄압문제가 제기될 때 이외에는 삼성을 견제하려는 힘으로 작용하고 있지  못함.


5. 현정부와 삼성


1) 청와대와 삼성


- 대통령은 자신의 지역구와 관련이 있었던 ‘삼성자동차 살리기’에 참가한 적이 있음.
- 부산상고 선배인 이학수(삼성구조조정본부 부회장)와의 관계는?
- 조선일보와는 일전 불사하는 자세를 가졌지만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또 다른 축인 삼성과 대결해 보려는 자세를 보인 적은 없음(청와대에서 조선일보와 더불어 삼성, 서울대 등을 5적으로 삼았다는 이야기는 조선일보(?) 등이 보수세력의 결속을 위해 지어낸 허황된 이야기임).
- 대통령 측근이었던 이광재 의원은 삼성과 적극적 관계를 구축하였고, 인수위 시절에 삼성경제연구소의 아이디어를 갖고 와서 내놓곤 했다는 이야기가 있음. ‘2만 달러론’도 삼성경제연구소에서 마련한 것임.
또 이 의원은 청와대를 나와 국회의원이 된 후에도 의원그룹 ‘의정연구센터’를 만들어 삼성경제연구소와 토론회를 개최하기도 하였음.
- 다만 그렇다고 대통령이 삼성총수의 이익을 위해 뭐든지 하겠다는 식으로 직접 행동하는 것 같지는 않음.


2) 행정부와 삼성?


- 진대제 장관, 홍석현 대사는 모두 직접적으로 삼성의 인물임
- 재경부의 박병원 차관은 4년 전 국장 시절 토론회에서 삼성생명의 계약자 돈으로 삼성총수의 의결권을 늘리는 것이 뭐가 문제냐고 강력하게 이야기한 적이 있음.
- 금감위에선 이 정부 들어와 삼성과 대결했던 이동걸 부위원장은 결국 밀려났고, 그 후 금감위는 여러 불법과 편법을 덮어주려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음.


6. 삼성제국(?)에 어떻게 대응 할것인가 : 삼성개혁의 방향


1) 삼성제국에 대항한다는 것이 곧 ‘삼성 죽이기’는 아님


- 재벌개혁이 재벌 죽이기나 재벌 혼내주기가 아니라 ‘재벌 거듭나게 하기’인 것처럼 삼성개혁도 삼성 죽이기가 아니라 ‘삼성 거듭나게 하기’임.
- 삼성의 거듭나기는 삼성 내부구조의 개혁과 삼성을 둘러싼 외부구조의 개혁을 의미함. 이는 비유하자면 삼성이 술(마약)에 취하지 않도록 하고, 삼성이 나쁜 마음을 먹지 못하도록 하는 것임.


2) 삼성의 내부개혁


- 삼성이 발전하기 위한 내부개혁은 삼성의 소유지배 구조를 황제경영 구조에서 선진적 대기업과 같은 구조로 전환하는 것임. 선진적 대기업에선 2세, 3세로 넘어가면서 총수는 자신의 경영능력이 뛰어나지 않는 한 전문경영인에게 경영을 위임함. 그 대신 총수는 배당금을 받고 유유자적하거나(자선사업 활동 등), 아니면 전문경영인을 선임하는 데 영향력을 행사하는 정도임. 이는 2세. 3세 총수가 능력도 신통치 않으면서 경영일선에 나섰다간 그룹이 망하기 때문임.


- 스웨덴의 발렌베리 같은 경우가 다소 예외적으로 경영에 대한 총수의 영향력이 강함. 하지만 이 경우에도 발렌베리 가문은 지배권을 행사하고, 가문의 인물이 일부 계열사의 이사로 활동하는 정도임. 결코 삼성 총수처럼 중요 사항을 모두 결제하고 심지어 임원들이 읽을 책까지 지정해주는 따위의 일을 하지는 않음. 더구나 스웨덴의 기업에선 노조가 이사를 파견하고 있으므로 가문이 멋대로 할 수도 없음.


- 이런 식의 개혁은 삼성총수의 결단만 있으면 가능하므로 총수에게 계속 압력을 행사할 필요가 있음. 총수승계와 관련된 불법.탈법 문제를 계속 제기해야 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이것임. 한편 기업회계를 투명하게 함으로써 총수가 전문경영인에게 경영을 위임하더라도 전문경영인이 돈을 빼돌리지 않을까 하는 불안을 없애줘야 함. 만약 전문경영영인화가 진전이 잘 안되면 3세 총수의 영향력 행사 범위를 축소하도록 해야 함. 또 이사회 제도 등에서 내부의 견제와 균형이 작동하도록 재벌개혁을 지속해야 함.


3) 삼성의 외부개혁


가) 경제의 균형 발전


- 삼성그룹의 힘이 과도하면 국민경제의 균형발전이란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고, 삼성 자신도 그 힘을 관리하지 못해서 허우적거릴 위험성이 있음.
삼성이 주목했다고 하는 스웨덴의 발렌베리 그룹도 그 그룹의 지배력이 과도하여 1970년대 이후로 스웨던에선 새로운 대기업이 등장하지 못하고 있음. 이것이 스웨던 침체의 하나의 중요한 요인이라고 보여짐.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삼성생명의 계열분리를 추진해야 함.


- 경제의 균형발전이라는 목적 이외에도, 재벌개혁의 기본원칙인 ‘산업자본의 금융지배 차단’이라는 원칙을 실현하기 위해서도 삼성생명을 삼성그룹에서 분리시켜야 함. 삼성생명은 자산이 70조가 넘는 거대한 금융기관이고 계약자가 1,000만명 정도이므로 형식적으로는 ‘국민의 금융기관’임.  이 금융기관이 총수의 지배력 확보를 위해 운영되도록  할 것이 아니라 진정한 국민의 금융기관으로 거듭나야 함. 그러려면 삼성생명을 삼성그룹에서 분리시켜야 함.
- 계열 분리시키는 방법으로는 삼성생명을 일본의 생명회사처럼 상호회사로 전환하는 길이 있음. 또 삼성생명을 상장하면서 계약자 몫을 제대로 인정해주고, 에버랜드 및 총수일가가 보유한 삼성생명 주식을 매각처분하거나 공익재단에 기부하는 길이 있음. 총수승계과정에서 저지른 불법의 원죄를 청산해기 위해 공익재단(예컨데 북한식량의료지원재단)에 상당 정도의 주식(또는 그 매각대금)을 기부하면 삼성총수는 진정으로 존경받는 기업인으로 거듭나게 됨.
- 아울러 이렇게 삼성생명이 계열 분리되면 삼성생명은 자신이 보유한 삼성전자의 주식에 대해 제약 없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으므로 삼성전자에 대한 삼성총수의 지배권은 더 공고해짐.
나아가 삼성생명이 일본생명처럼 은행의 주식을 보유토록 하여 우리 은행이 외국자본에게 넘어간다고 아우성칠 필요도 사라짐. 실제 삼성그룹에서 자금줄은 이제 삼성전자로 넘어가고 있으므로 과거처럼 삼성이 삼성생명을 붙들고 있어야 할 필요성도 줄어들고 있음.


- 그리고 기술과 시장 측면에서 중소기업을 업그레이드시켜 이들에 대한 삼성 등 재벌의 지배력을 약화시켜야 함.


나) 민주주의의 강화


고대 사건때 민주노동당 학생 당원이 있었는 지는 모르겠지만 시위 학생들의 플래카드에 이건희 회장에 대한 ‘무노조 경영’ 문구만 보였는데 사실은 그보다 ‘불법탈세 주범’이라는 문구가 함께 있었어야 했다. 무노조 경영보다 더 강력한 설득력을 발휘할 수 있는 문구가 안보인 건 전략적 실수였다고 본다.


- 현재 우리나라는 ‘허약한 민주주의 + 삼성의 독재’라는 상황으로 나아갈 위험성을 안고 있다.
- 이러한 위험에서 벗어나려면 민주주의를 강화해야 함
- 민주주의 강화를 위해선 우선 자신감을 가져야 함. 삼성의 지배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되지만 그렇다고 과대평가해서도 안됨. “삼성과 맞붙으면 질 수밖에 없다”라든가 “삼성이 하고자 하면 다 된다”는 식의 패배의식에 사로잡히면 아무런 개혁도 추진할 수 없음.
작년의 공정거래법 개정 때 삼성이 총력을 기울여 저지했음에도 개정안이 통과되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음. 또 삼성자동차나 삼성 영상사업의 파산처럼 삼성이 실패한 사업도 꽤 있음.


- 다음으로 민주주의 강화를 위해선 검찰과 법원이 정치권력에서 뿐만 아니라 삼성과 같은 경제권력에서도 독립성을 확보하도록 촉구해야 함. 전술했듯이 정신만 차리면 가장 강력한 견제력으로 기능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찰과 법원임. 삼성(총수)과 관련되어 현재 진행중인 재판에서부터 언론이 이를 보다 더 강하게 요구해야 함.
- 기존 정치권의 각성이나 민주노동당의 약진이 필요함은 말할 필요도 없음. 노조의 혁신과 시민단체의 강화도 마찬가지로 중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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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권력 감시하는 네트워크 결성하자


-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


앞서 언론이 자본의 품안에 안겼다는 지적이 있듯이 국회에서는 정치인들 스스로가 자본의 품안에 안기려고 했다.


정치권 내부에서도 ‘삼성을 저버리고는 정치하기 어렵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퍼져 있다. 금산법 개정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은 이같은 현실의 단면이다.


얼마전 국회 정치개혁특위에서도 보여주었듯이 우리-한나라당이 기업(법인)의 정치자금 기부를 허용해야 한다는 것 가지고 수개월을 왔다갔다 하다가 결국 거센 국민의 비판여론에 굴복 관철시키지 못했다.


또한 ‘금융산업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은 재벌이 5% 이상의 금융계열사 지분을 소유하지 못하도록 하는 단순한 ‘산수’의 문제인데, 이게 갑자기 고등수학으로 바뀌는 데는 항상 삼성이 있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재벌개혁 문제로 간혹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는 커튼 앞에서의 일이다. 실제 커튼 뒤에서는 삼성 등 재벌 대기업을 지원하는 문제에 있어서 두 정당이 의견 차이가 없다. 그러다 보니  재정경제위원회에서 유일한 야당은 민주노동당인 나밖에 없게 됐다.


삼성의 성공과 역할, 국민경제 시각에서 종합적인 손익 투명하게 규명해야


과연 ‘삼성이 잘나가면 국민은 행복한가?’란 명제를 정확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삼성의 성공과 삼성이 국민경제에 기여하고 있는 역할을 제대로 규명해야 한다.


문제는 삼성의 성공을 위해 국가의 직간접적인 특혜지원 규모가 엄청남에도 정작 삼성이 국민기업으로 당연히 내야할 세금은 안내고 있다는 데 있다.


먼저 지난 수십년간 삼성에게 주어진 직간접적인 특혜지원 규모가 밝혀져야 한다. 재벌형성과정, 수출육성정책에서 행해진 직간접적인 지원 규모 등이 분석, 평가되어야 한다.


노무현 정부의 경제정책도 한마디로 ‘삼성을 중심으로 하는 재벌 대기업 정책’이다. 정부 정책의 거의 90%가 재벌 대기업 위주의 정책이다.


일례로 참여정부가 부자들을 위한 정책이라며 고가 사치품에 대한 특소세폐지 정책을 내세운 바 있다. 당시 나는 이 법안에 대해 부자들의 소비진작에 큰 효과도 없으면서 세수만 줄어든다고 반대했지만 당시 이헌재 경제부총리는 처음에는 삼성이 소니와 경쟁관계니까 도와줘야 한다고 했다가, 실제 시장조사 결과 이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자 나중에는 부총리가 “이번 한번만 봐달라”고 했다. 이유인즉슨 이미 삼성 등 재벌들이 특소세 폐지를 전제로 해서 시판에 들어갔으니 이제와서 철회한다면 시장에 큰 혼란이 온다는 것이다. 어안이 벙벙했다. 한 국가의 경제정책이 이렇게 재벌에 휘둘려서야…


또한 정부는 작년 1년동안 환율방어를 위해 외평채 발행비용으로만 무려 10조원 이상의 손실을 감수했다. 여기에 평가손실까지 모두 포함하면 2004년 환율관리비용이 28조에 이른다.


환율방어의 최대 수혜자인 삼성의 순이익을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약 3조원 가량이 삼성의 순이익을 보전해주기 위해 국민 세금이 쓰여진 셈이다.
이처럼 직간접적으로 삼성에 특혜가 돌아간 정책적 지원 규모가 규명돼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의 부가가치를 우리 국민들은 얼마나 향유하고 있는가.
문제는 삼성은 당연히 내야할 세금조차 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의 세금납부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삼성이 우리나라 세수의 8%를 차지하고 있다지만, 일례로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가 재산을 승계받을 때 납부한 세금은 16억원 뿐이다. 재계순위 15위권의 대한전선이 3339억원의 재산을 상속하면서 그 절반에 가까운 1355억원의 상속세(상속세 납부 사상 최대금액)를 낸 것과 비교해볼 때 수조원의 재산을 승계받은 삼성의 후계자는 고작 16억원만 납부했다는 사실을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삼성 대항 국민감사운동, 세력화돼야


한국사회에서 권력이 재벌자본으로 이동하였으나 이 권력에 대한 국민의 감사는 취약하다.


정부권력을 국회가 감사하듯, 재벌권력에 대한 범국민적 감사가 시급하다. 일부 시민단체의 활동을 전사회적 부분으로 확대해야 하고 삼성이 공화국을 건설하듯, 삼성을 감시하는 대항네트워크가 구축되어야 한다.


이 대항네트워크 운동은 단순히 기업체제의 민주화에 그치지 않고 수익과 경쟁을 절대시하는 신자유주의 대항활동과도 맥을 같이 해야 한다.


삼성에 잘 안보이고도 출세할 수 있는 정치. 그게 바로 진보정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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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공화국의 그늘, 노동자 탄압


- 김명호 (민주노총 기획국장) -


삼성의 성공이 노동자의 희생 없이 가능했겠느냐는 물음에 그렇다고 말할 사람은 우리 사회에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삼성은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엔 절대 노조만은 인정할 수 없다’는 창업주의 뜻을 유훈처럼 받들고 있다.


삼성은 1996년말 노동법 개정시기에 공익안을 재계에 유리하게 후퇴시키는 날치기 통과를 자행하는데 최선봉에 서서 대정부 로비를 벌였음은 널리 알려진 일이다.


또한 삼성의 노조 불승인 및 노동자 탄압 사례는 일일이 열거하기에도 힘들지만 그 중에 1987년 8월 삼성경제연구소가 작성한 ‘345지침(노조결성 저지용)’과 1998년 7월 25일 인력구조조정 T/F 명의의 ‘인력 구조조정에 따른 시나리오 및 대응방안(정리해고 반발 대책용)’등은 악랄하기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삼성SDI의 경우처럼 유령노조 설립으로 민주노조 설립 원천봉쇄, 불법복제 휴대폰 이용 노동자 20여명 위치 추척 등에서 보듯이 그 수법도 첨단화하고 있다.


자본주의의 핵심 추동력은 기업이고 그 기업의 이익은 노동자의 피와 땀에서 나온다.


그러나 그 기업의 지배구조와 운용이 1인 총수 지배와 노동자 탄압, 불법적 세습구조에 기인하고 있다면, 과연 그 기업이 주도하는 사회가 정상적이고 민주화된 사회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인가가 문제가 된다.


기업의 권력을 제어하는 것은 국민과 소비자라는 외부의 감시만이 아니라 기업내부의 노동자가 1차적이다. 아울러 내부의 권위주의, 인권탄압은 외부로 반드시 드러나게 되어있다.


삼성과 언론


삼성의 선전부대가 된 언론은 이미 비판의 기능을 잃고 있다. 그나마 남은 인터넷의 영역 역시 삼성의 돈으로 잠식해 들어가고 있다.


삼성그룹은 ‘antisamsung.com’을 비롯해 ‘antisamsung.net’ , ‘antisamsung.org’ ,‘antisamsung.name’,  ‘antisamsung.biz’, ‘antisamsung.info’, ‘antisamsung.cn’   등  대표적인 영문 안티 사이트 7개를 싹쓸이해 점유하고 있다.


이들 도메인의 등록자는 모두 삼성 계열사인 삼성네트웍스로 돼 있다.


삼성은 또 ‘samsunganti.com’, ‘outsamsung.com’, ‘nosamsung.org’,  ‘stopsumsung.com’  등 나머지 안티 도메인 수십개도 사들였으며  ‘안티삼성.com’, ‘삼성반대.com’  같은 한글 도메인도 갖고 있다.


언론에 재갈을 물리기에도 지나쳐서 자유로운 인터넷 공간에 까지 비판의 여지가 올라올 길을 봉쇄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 스탑삼성 사이트나 삼성해복투 사이트도 이제는 없어졌다. 삼성에 대한 비판은 몇몇 삼성해고자투쟁 사이트 외에는 없다.


그래서 한가지 제안하자면 그동안의 삼성안티운동을 포괄하는 사이트를 하나 개설하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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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사회 그리고 삼성


- 김동춘 (성공회대학교 사회과학부 교수) -


삼성SDI에 관한 법원 판결을 보고 민주노총, 민주노동당 사이트에 들어가 보았다. 그에 관한 논평이 없었다.


참여연대가 성명서라도 내지 않았다면 그냥 넘어갈 뻔했다.


나는 삼성권력에 대한 대항세력이 없다는 데서 큰 위기의식을 느꼈다.


87년 이전에는 국가가 사회를 지배해던 시기였다면 그후 몇 년간의 과도기를 거쳐 90년대 부터는 시장이 사회를 지배하는 시기가 돼버렸다.


다시말해 시장에 의해서 우리 사회의 모든 조직이 식민화된 ‘기업사회’가 진행되고 있으며 그 정점에 삼성이 있다.


현재 미국의 정치가 바로 완전히 자본의 포로가 돼 있는 사회다.


국회에서 전광판의 투표 결과가 어떻게 나타나느냐는 볼것도 없이 그 전에 정치자금이 의원들에게 어떻게 배분되었는가를 보면 알수 있다는 게 미국사회의 상식이 돼버렸다.


미 행정부는 부통령에서부터 주요관리들이 아예 기업가들로 채워졌다. 미국은 바로 기업이 사회를 움직여 가는 나라다.


나는 그런 미국을 보고서 한때 우리나라는 그 정도는 아니니 얼마나 다행인가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한국에 와서보니 우리 나라도 미국과 똑같이 돼가고 있었다. 삼성에 대한 비판들이 쉽게 묻어져 버리고 있었다.


김대중에서 노무현 정부로 이어지는 민주정부는 자본의 지배이자 지식이 지배하는 정권이라고 볼수 있다.


담론을 가지고 여론을 만들어 정치를 하는 지배구조인 것이다. 판교문제가 불거졌을 때 공급부족을 말하며 공급측면에서 담론을 주도하는 부류가 바로 지식 경제학자들이었다.


그런데 노무현 정권 어디에서도 이에 대항하는 논리를 갖추고 대응하는  관료나 지식인이 보이지 않았다.


개별정책에 대해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이 삼성의 논리를 대변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삼성은 경제적 지배에 이어 사회적 지배까지 넘보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경제분야에서만 연구결과를 발표하는 게 아니라 사회복지, 고령화 사회 등 우리 사회의 미래까지 담론을 주도하려 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도 연구소 같은 싱크탱크에서 나온 연구원들이 담론을 지배하고 있는데 한국도 삼성경제연구소가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


그에 반해 우리 사회의 삼성 문제에 대한 대응은 너무 느려 ‘발빠른 대응능력’이 떨어지고 있다.


21세기 기업사회에서는 자발적으로 발빠르게 기업의 논리를 옹호하는 군상들이 만들어지면서 ‘신노예화’ 돼간다.


대안으로 진보.개혁진영에서 지혜를 모아 ‘기업의 사회적 책임성 지표’를 만들어 매년 발표하는 게 어떨까 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성 지표란 기업의 준법성,  노동조합 인정과 합리적 처우, 사회적 기여 정도 등을 일정한 기준에 따라 종합적으로 평가한(수치화한) 지수를 말한다.


그렇게 해서 국민들이나 소비자들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성 지표에 따라 그에 상응하는 경제행위 및 사회운동을 하도록 촉구하고 유도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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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중앙일보, 노무현 정부의 뒷거래 징후들


- 신학림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 -


삼성의 문제를 다루는데 있어서 삼성과 중앙일보 그리고 노무현 정부와의 ‘삼각 커넥션’을 언급 안하고서는 실체에 접근했다고 볼수 없다.


앞선 토론자들이 그 부분을 말하지 않는 건 그 이야기는 나에게 하라고 넘겨준 것 같다.


내가 삼성과 노무현 정부가 뒷거래를 하고 있다고 보는 징후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홍석현 주미대사 내정 훨씬 이전에 법무부 인사란을 보고 깜짝 놀랐다.  노무현 정부의 초대 검찰국장(검찰 핵심요직)에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의 동생인 ‘홍석조’씨의 이름이 올라온 것이다.


나는 그 인사란을 보고 노무현 정부는 끝났다고 생각했다. 노 정권도 신자유주의로 간다고 직감했다.


정치분야에 있어서 노 정권이 시도한 것들은 상당히 의미있는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경제적으론 삼성과 뒷거래를 하면서 사실상 끝났다고 본다.


2. 삼성그룹이 한나라당에 거액의 대선자금을 제공했는데 이건희 회장은 불기소했다. 그보다 적은 대선자금을 제공한 한화 김승연 회장은 해외를 떠돌며 전전하다 검찰 출두까지 했다. 이건 분명 차별이고 정권과의 뒷거래를 짐작케 한다.


대선 당시 380억원이라는 거금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난 삼성의 경우 “내가 다 알아서 했다”는 이학수 부회장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였다(노 정권은 이학수 부회장마저도 얼마전에 사면해버렸다).


3. 이건희 회장의 장남 이재용씨에 대한 편법변칙 증여 등 여러 개의 소송에 대해 검찰은 늑장 대응 그리고 법원은 결정을 미루고 있다.


4. 노 대통령이 홍석현 주미대사와 무려 3시간 35분 동안 대담을 했다. 이건 국빈에 준하는 예우였으며, 대담 결과 나온 게 “기업인 처벌 원치 않는다”였다.


5. 신문시장을 망친 가장 큰 주범이 중앙일보다. 94년 천문학적인 자금을 뿌려서 신문시장을 초토화한 주범인 것이다.


세계신문협회 행사(홍석현 주미대사가 회장으로 있을 때 유치한 행사)를 하는데 문광부에 행사비 지원 요청을 했다. 신문협회 회비도 제대로 안내고 있는 조중동이 자신들이 유치한 행사에 국민 세금으로 지원을 요청한 것이다.


그런데 이에 대한 정부와 정치권의 태도가 가관이었다. 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은 2억 5천만을 지원키로 했고, 이어 국회로 넘어와서는 국회의원들이 지원규모를 8억원으로 더 늘려버렸다.


그러나 결국 이 행사로 인해 여론의 거센 질타만 돌아왔다. 한마디로 돈대주고 빰맞은 것이다.


6. 공정거래위원회의 미온적 태도다.


신문시장에서 불법.탈법 사례만 철저히 없애도 작은 신문들도 함께 살수 있다. 현재 신문 구독료는 신문 제조원가의 30% 수준이다. 한마디로 구독료 가지고는 모두 망한다. 조중동은 그 공백을 광고와 불법,탈법적인 신문 판매로 메우고 있다.

공정거래위원장이 집 앞을 나서는데 경품을 주겠다며 신문을 보라는 권유에 자신이 공정거래위원장이라는 사실조차 말하지 못했다고 한다. 당장 잡아 들여 고발조치 해야 할 사람이 말이다. 이것은 마약사범이 검찰 마약부장에게 당신 마약 한번 하겠냐고 제안할 때 자신이 마약부장이라는 것조차 말하지 못하는 것과 똑같은 것이다.


7. 중앙일보는 완벽한 복합미디어 그룹을 꿈꾸고 있다. 그 꿈을 실현하는데 노무현 정부가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의 주미대사 임명으로 엄청난 힘을 실어 준 것이다.


주지하다 시피 홍석현 주미대사의 부친(홍진기씨)은 고 이병철 회장과 동업자 관계다. 개인적으로 사돈관계이기도 하다. 거기에다 이건희 회장과 홍석현 주미대사는 처남매부 지간이다.


중앙일보는 복합미디어 그룹의 야심속에 중앙일보가 발행하는 잡지사만 16개에 경제지 그리고 일간스포츠까지 사실상 인수한 상태다.


중앙일보가 삼성그룹에서 계열분리했다지만 여전히 삼성 그룹과 직간접적으로 거래관계 등으로 얽혀 있어 삼성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주식회사 한국신문인쇄에는 한겨레, 경향신문의 컬러 인쇄 윤전기도 참여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신문인쇄 회사의 최대주주는 문화상품권 취급회사인 한국문화진흥이고 이 회사의 최대주주가 바로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 일가들이다.


속된말로 중앙일보가 폐간되면 한겨레, 경향신문도 신문 못 찍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이외에도 중앙일보가 10%의 지분을 갖고 있는 회시만 23개, 1%이상 지분을 갖고 있는  회사만 31개 등 명실상부 복합미디어 그룹이다.


중앙일보가 지금은 덜 악랄하게 노무현 정권을 공격하고 있지만 노 정권이 레임덕에 이르면 더 악랄하게 노 정권을 공격할 것이다.


특히 홍석현 주미대사가 대사직을 그만두고 복귀시에는 그동안 주미대사 재직시 얻은 정보를 가지고 노 정권의 약점을 까발리고 나설 것이다.


향후 개헌논의가 진행될 때 현재 논의되고 있는 ‘4년 중임제’가 아닌 ‘내각제’로 선회할 가능성도 있는데 내각제로 가면 삼성은 자신들의 역량을 총동원해 삼성공화국의 영속화를 완성하게 될 것이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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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를 보고 나서(나의 생각)


삼성공화국의 문제점과 신자유주의의 폐해에 대응할 수 있는 정치세력이 조직화되어야 한다는 데까지 논의가 진행되고 있고, 또 어쩌면 그게 궁극적인 대책이자 매우 시급한 문제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뚜렷한 실천적 방안이 마땅치 않아 당위론적 문제제기 수준에 그치고 있다.


또 한가지 문제는 삼성공화국의 문제점들을 어떻게 서민대중들에게 특히 네티즌들에게 효과적으로 인식시키고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전달체계를 구축하느냐도 관건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삼성공화국과 신자유주의에 대항할 수 있는 진보적인 지식인 그룹이 하루 빨리 경제정책, 노동, 빈부격차 문제 등과 관련하여 총망라돼 조직화 되어야 한다.


그리고 조직화에 앞서 중요한 것은 연구결과물을 서민의 언어로 서민대중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고, 뇌리에 남을 만한 언어로 변환할 ‘언어의 조련사’들을 확보하고 양성하는 문제가 구체적으로 고민되어야 한다.


아무리 훌륭한 분석과 연구결과라도 서민들의 귀에 쏙쏙 박히는 언어로 변환하지 않는 한,  그저 지식인 '그들만의 연구 논문'일 뿐이다.


서민대중이 문제의 심각성을 내화하지 못하고 정당한 분노로서 축적되지 못하는 한 대항세력의 힘은 조직화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국민적 여론을 얻지 못하면서 스스로 지쳐갈 것이다.


지식인 그룹을 조직화하되 쉬운 언어로 표현하는 능력있는 '논객과 지식인 그룹'이 함께 동참해야 하고 무엇보다  생성된 논리를 전파할 수 있는 개미조직들이 홍보 전령사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럴려면 조직된 지식인 그룹의 연구 결과물을 먼저 흡수하고 이를 퍼뜨릴 개미 전령사도 양성해야 한다.


이렇게 삼박자를 갖추는 노력을 통해 보다 구체적으로 체계화 되지 않고서는 지금의 불리한 여건을 극복할 수 없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기존 민주노동당, 참여연대 등이 자신들의 주도권을 의식 개인플레이를 더 선호한다면 유기적인 역할에도 큰 제동이 걸리게 된다.


비상시국에는 단결해야 힘이 배가되며 주도권 다툼이나 중구난방으로 흐를 소지가 있을 땐 대의에 비협조적인 단체와 조직, 정파들은 과감히 버리고 가야 한다.


그 과정속에서 기존 정당과 단체를 뛰어넘는 '새로운 정치주체'를 만들어 가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여론의 지지를 일정 정도라도 받는 새로운 정치조직체로 발전해야만 기존 보수정당의 우경화와 친삼성행을 차단할 수 있다.


국회의원 선거에서 강력한 라이벌의 등장과 견제야 말로, 자유주의 보수 정치인들(특히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새로운 정치주체와 흐름을 자신들의 당선을 위협하는 잠재적 위험요소로 인식할 때만이 삼성의 막강한 로비력으로부터 그들 기회주의 정치인들의 발목을 묶어 놓을 최대의 무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공격은 최선의 방어다.


어쩌면 지금 우리 사회는 기존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을 뛰어넘는, 삼성에 대항할 수 있고, 신자유주의에 대한 비판적 대안을 추구하는 세력을 시급히 개혁.진보진영의 새로운 정치주체로 조직화해내고 탄생시켜야 할 절박한 시점에 이미 와있는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누가 총대를 멜 것인가가 남는다. 아니 그보다는 누가 나서야  되느냐(자격)의 문제일 지도 모르겠다.



▲ 새언론포럼이 주최한  ‘삼성, 그리고 대한민국 사회와 언론’  토론회 모습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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