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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는, 어디로 가시려는가 장석남
저 새로 난 꽃과 잎들 사이
그것들과 나 사이
미소는,
어디로 가시려는가
무슨 길을 걸어서
새파란
새파란
새파란 미소는,
어디만큼 가시려는가
나는 따라갈 수 없는가
새벽 다섯 시의 감포 바다
열 시의 등꽃 그늘
정오의 우물
두세 시의 소나기
미소는,
무덤가도 지나서
화엄사 저녁 종 지나
미소는,
저토록 새파란 수레위를 앉아서
나와 그녀 사이 또는
나와 나 사이
미소는,
돌을 만나면 돌에 스며서
과꽃을 만나면 과꽃의 일과로
계절을 만나면 계절을 쪼개서
어디로 가시려는가
미소는,
새벽 감포 바다에 가보고 싶다.
노고단을 올라가며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가파른 산길을 걸으며
멀리서 들려오던 해질녘의 화엄사 종소리를 기억한다.
새로난 꽃과 잎들 사이, 그녀와 나 사이
그래서 미소는 어디로 가시려는걸까? 나는 따라갈 수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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