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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막힌 우연

야만의 시대에 들려오는 소식들은 온통 슬픈소식들이다.

사람은 원래 자기의 죽을 자리와 죽음의 방식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침해당하는 것은 살아가는 것을 침해당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이런 야만의 시대에 재미있는 우연이 있다.

인터넷검색을 하다가 우연히 몇가지의 단어가 나의 눈을 스쳐갔다.

부천... 거부... 이용석...

아니 난 최근에 병역거부로 인터뷰한 적도 없는데 왠 내이야기?

하고 살펴보니 내가 아닌 나였다.

 

부천 상동고등학교의 이용석이라는 선생님이 국기에 대한 경례 거부때문에

중징계를 당할 위기에 놓여있다는 것이다.

마침 한겨레21을 보니 그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와 인터뷰가 실려있다.

부천의 이용석이라는 공통점 외에도,

국기에 대한 격례거부 뿐만아니아 채식, 국가주의와 군사주의에 대한 문제의식

등등 나의 생각과 굉장히 많은 부분이 비슷하였다.

음... 그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병역거부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군대와 군사주의

문화에 대한 비판을 이야기한 것과 이순신을 비롯한 국가전쟁영웅들의 우상화가

가지고 있는 문제를 평화주의적 관점에서 비판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심한 전율로 일체감을 느꼈다.

 

전체주의에 대한 반성으로 일본에서는 히노마루를 숭배시 하거나 기미가요를

강제하는 것이 굉장히 위험시 되고 있다. 스스로를 애국자라고 하면서 이선생님을

볼아붙이는 그 학교 교장선생님은 만약 일본 학생들이 똑같은 옷을 입고

연병장과 흡사한 운동장에서 일본국기에 일사분란하게 격례를 하고

국기에 대한 맹세같은걸 외치는 것을 본다면 어떤 생각을 할까...

 

부천에 사는 채식을 하는 평화주의자이며 양심에 따른 거부자인 이용석.

이 기막힌 우연은 나로 하여금 또 다른 이용석을 위해 무언가를 하도록 인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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