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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험한 세상에서 밥벌어 먹고 살기 힘듭니다. 무슨 일을 해도 고된 노동으로는 남들만큼 먹고 살기 힘들어 보입니다. 정당한 노동이 대가를 받는 사회가 아니라, 남의 등 쳐먹는 것이 돈벌기 가장 쉬운 사회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힘없는 사람들에게 사기치는 것이 돈벌기 가장 쉬운 방법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아무리 돈을 벌어도 행복하지 않습니다. 사람이 돈만으로는 살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행복하기 살기 위해서는, 가족과 함께 두런두런 앉아서 하루를 행복한 웃음으로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때문에 사람들은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알면서도 그것을 거부합니다. 돈을 많이 버는 대신 더 많은 것을 잃어버리기 때문입니다.
용역이라는 일은 참 고됩니다. 몸만 고된 것이 아니라 마음도 고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어쩌다 저희는 이렇게 용역일 안하고 살아가는 사람이 되어있고 어쩌다 여러분들은 용역일을 해서 돈을 벌어야 할 처지에 놓여있습니다. 또 어쩌다 평택의 주민들은 여러분들과 얼굴 붉히는 관계가 되어버렸습니다. 여러분들이 여러분들의 생계를 위해서 하는 일이 조금 더 보람된 일이면 좋겠습니다. 다른사람들의 피눈물을 봐야하는 일이 아니었으면 합니다. 여러분이 원치 않더라도 결과적으로 힘없는 사람들의 가슴에 피멍들게 하는 일이 아니었으면 합니다.
우린 아무리 어렵더라도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법을 잘 알고 있습니다. 어떤 법보다도 어떤 규칙보다도 중요한 것은 사람에 대한 존경심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세상이 망하게 된다면 그것은 잘못된 결정을 내리는 몇 사람들 때문이 아니라, 잘못된 행동을 하는 몇 사람들 때문이 아니라, 그런 야비한 계율을 순종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많아지기 때문이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평택 주민을 쫓아내려는 몇몇 높으신 양반들 때문이 아니라, 미군들 때문이 아니라, 아무 악연없던 용역들과 주민들을 원수로 만들어버리는 이 돈세상 때문이 아니라 이것들을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정중하게 부탁드립니다. 참 살기 어렵고 팍팍하지만 그래도 우리 서로 얼굴마주보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니까 제발 부탁드립니다. 아무리 먹고 살기 어려워도 인간으로 살기위해 아둥바둥 해야하지 않겠습니까? 돈 조금 못 벌더라도 없는 사람끼리 서로 돕고 살면 더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요?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
평택 대추리의 마음을 봐주세요. 백발이 성성한 농사꾼들의 갈라진 손과 그 보다 더 팍팍하게 피말라버린 가슴을 봐주세요. 사람 노릇하고 살기 정말 어렵지만, 그래도 우리 같이 사람으로 살아봅시다. 대추리 주민들을 내 쫓는 일이 과연 어떤 일인지 생각해 봐주세요. 우리 먹고 살기 위해서 해야 하는 일과 그래도 인간으로 살기 위해서 해서는 안되는 일을 생각해주길 바랍니다.
- 용역들이 양심선언을 했다고 한다. 참 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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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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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감동적으로 들었어요.용역들이 양심선언을 했군요. 다행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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