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 목록
-
- 책을 냈습니다 - <...
- 무화과
- 2022
-
- 자음과모음 부당 전...
- 무화과
- 2015
-
- 앤지 젤터와 이석기(3)
- 무화과
- 2013
-
- 출판노동자들의 노...(2)
- 무화과
- 2013
-
- 보리출판사 6시간제...(55)
- 무화과
- 2013
나의 눈은 핏발이 서서 감을 수 없다
-메이데이를 위하여 임화
눈이 부시게 푸른 나뭇잎 사이로
이따금 구름이 흘러가는 풀밭 우
행복한 짐승처럼 누웠으면
미풍은 조을 듯 불어오고
아아 나의 눈은 핏발이 서서 감을 수 없다.
저 峨峨한 산들과 보리밭과
點點한 마을과 도시와
끝없이 불행하였던 동포들의
피에젖은 가지가지의 추억
희망밖엔 아무것도 아니 가진
소년들의 빛나는 눈과 작은 손과 작은 다리와
주절거리며 뛰어가는 걸음걸이를
아아 너희는 또 다시 가져가려 한다
우리들의 어버이가 미어진 잔등에 짐짝과 더불어
우리를 업고 고향을 떠날 때
너희들은 어디에 있었느냐
우리들의 어린것이 낯선 도시에 와서
호올로 눈물지으며 외로이 잠자던 공장에서
너희들은 어떻게 살았느냐
우리들의 동무가 주림과 박해에 못 이겨
성난 이리처럼 싸움에 일어났을 때
너희들은 무엇을 하였느냐
너희들은 국외에서 싸우지 않고 승리를 기다리었고
너희들은 우리의 교만한 주인으로 행복하였고
너희들은 능히 일본군경의 良友이었다
아아 모처럼 돌아오려는 자유를 찾아 깃발을 날리는 메이데이
오늘에 또다시 이빨을 갈며 달려드는 너희는 대체 어느 나라 사람이냐
꾀꼬리 우는 시냇가에 발을 잠그고 해마다 조국에 향그런
五月一日이 오면
후파람 불며 불행한 동포의 지나간 이야기를
사랑하는 우리 어린것들에게 들려줄 메이데이를 위하여
대한의 병든 가축을 치는
너희들의 운명을 파멸로 인도해야겠다
아아 나의 눈은 핏발이 서서 감을 수 없다.
언제적인가 메이데이에 즈음해서 내마음에 남긴고 간 시하나.
해마다 메이데이가 다가오면 불현듯 이 시가 생각난다.
메이데이가 다른 이들에게는 어떤 어떤 감정일지 몰라도
나에게는 미련과 그리움의 감정이다.
아아 나의 눈은 눈물이 서려 감을 수 없다.
최근 댓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