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장애아동과 일일 현장체험..

언제나 머릿속으로 생각하는것보다는

현실에서 부닥치는 그것들은 훨씬 진지하고도 생생하고도 따끔하게 다가온다.

 

장애인이라는 말을 들은게 학교 다닐때 부터지만, 막상 졸업하자마자 장애인

단체에서 일했을때는 그들과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무엇부터 부숴야 할 벽(?)

인지 암담할때가 있었는데...

 

약간 각설하고...

오늘은 복지관에서 장애아동들을 데리고 현장체험을 하러 에버랜드로 떠났다.

말하자면 그들의 '소풍'인 셈이다.

말이 소풍이지 말하자면 그들에겐 '체험'인것이다.

그 어린아이들이 그 먼곳에 부모와 함께 다니러 간적이 얼마나

되겠는가...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오직 '걷는다.'는게 다일정도로 누군가의

손길이 필요한 그 아이들.. 장애 유형도 다양했고 다양한 종류 만큼 보호자의 손길도

분주한가 아닌가가 결정되기도 한다.

 

내가 맡은 아이는 6살짜리 여아였다.

가지고 있는 장애는 정신지체 ?급 정도인데...

비슷한 아동을 접해 본적(예전에 자원봉사 하면서)은 있지만, 직접 아이를

데리고 야외로 나가서 함께 움직여 본적은 처음이다.

사전 교육이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무지 어디서 부터 어떻게 그 아이의

장애를 받아 들이고 어떤 도움을 주어야 할지 참으로 난감했다.

 

작고 귀엽게 생긴 그 아이는 평범한 아이라면 재잘거리면서 창밖의 경치를

그대로 표현 하면서 소풍가는 기대에 들떠 한시도 입을 다물지 않았을텐데

일단은 말이 없다.  아직 말까지 하지 못하는 단계인것 같았다.

내가 무언가를 말해줘도 반응조차 없다.

 

가슴이 답답해 오기 시작했다.  저 어린 아이가 도대체 무슨 죄가 있다고

신나게 놀면서 느끼고 감상해야 할 그것마저 차단 되어야 하는가 하고..

물론 말을 못한다고 해서 그 아이의 감정이나 표현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첫번째 놀이기구를 타면서 약간 겁을 먹는듯 했으나 그 다음부터는 어서 가자고

내 손을 잡아 끄는걸 보고 나까지 기분이 좋아졌다.

아이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게 신기 하기까지 하고...

 

역시나 아이는 아이인가 보다.

신나는 음악과 함께 돌아가는 놀이기구를 타면서 처음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즐기는'것을 알게 된것이다.

역시 나까지 점점 더 아이와 가까워 지면서 신나지기 시작했다.

 

이것저것 되는대로 말을 해주고 싶었지만 한낮이 되어 점점 더 뜨거워지는 햇볕과

어제 먹은 술로 인해 몸은 그야말로 땅으로 꺼지고 싶을 정도로 지쳐가느라 더 다정

하고 따뜻하게 해주지 못한것이 미안하기도 했다.(헤어질때 되니 괜히 아쉽더군..)

 

어제는 과음 한것도 아닌데, 아침 일찍 출근해야 한다는 부담이 잠마저 설치게 했나보다.

거기다 포스트까지 한구절 써놓고 잤더니 영...

(근데 진짜 술먹고 쓰는 포스트는 훨씬 잘 써진다. 막힘이 없기도 하고..흐흐..)

 

하튼, 줄곧 생각하기를 건강한 사람으로 태어난다는것 또한 가장 큰 축복이 아닌가

싶으면서 왠지 모를 씁쓸함과 안도까지 교차 되는게 사람 마음의 '간사함'까지

동시에 드러나는 참으로 묘한 여운까지 감도는 하루였다.

 

힘들었다.  무지하게...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