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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Andante)친구에게..

바로 엊그제까지 그렇게 따뜻하고 온화하던 날씨가 변덕을 부려도 너무 부리더구나...주말 부터 쉼 없이 내리던 비가 그치더니 예년의 3월 날씨인듯 비로서 정상으로 회복된 듯 하다.. 3월 날씨는 원래 이것 보다는 추웠지...다행이 불과 일주일 사이에 정상에 가까운 온도를 보여주어 안심이 되기는 했지만...몸으로 느껴지는 온난화는 정말 불안하기 그지 없다.

 

난 여전히 왜 이렇게 감상적이기만 할까? (봄)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그날, 네가 생각 났어..목청 끝에 시원하게 달라 붙는 막걸리와 함께 말이야.. 그런데 차마 막걸리 한잔 같이 하자는 말을 꺼내지 못했지..그냥, 보고 싶다는 말만을 전했을 뿐... 눈치 없는 너는 비오는 밤! 좋은 밤! 하면서 생까는 모드를 보여 주었고...그래! 너도 나름대로의 상황이 있을테니까... 이제는 내 청이 누군가에게서 '거절' 된다고 한들 시시콜콜 반응하거나 서운해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많이 진척된거지.  나라는 덜 떨어진 인간의 모습로서는...

 

발악(??)을 하며 참고 있는데 '네가 변하지 않으면 나는 니 옆에 있을것 같아.' 라고 하는 문자를 보내왔지..그렇구나...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으리라고는 생각 못했는데...순간, 너무 기분이 좋으면서 난 참 남의 마음을 읽을 줄 모르는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을 했어. 기뻤다, 솔직히. 그리고 걱정 하지 말아. 난, 절대로 변하지 않을거니까. 적어도 '우정'이라는 이름의 관계라면.. 사람이 살면서 그 정도의 '의리'는 가지고 살아야 하는거 아니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나의 청(또 그놈의 막걸리 마시자는)이 무산 되었음이 섭섭함으로 다가왔지.. 충분히 들어 줄거라고 생각했는데, 째째하게 그 정도의 청을 거절 한다는게 무슨 친구야? 라는 말을 중얼거렸었어.. 물론 직접 표현하지는 않았지만...그리고 생각했지. 너의 템포와 나의 템포가 과연 조율이 가능할까?  이러한 나의 우문에 너는 대답했지. 적어도 친구라면 템포가 다를 수있다는 걸 인정해야 하는거고, 그것보다 중요한것은 얼마든지 다른 방식으로 '교감'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이야..  이 말을 듣고 내가 정말 한심해 졌어.  그 깊은 뜻을 몰랐다니 말야...

 

그래, 친구라면 서로의 입장과 생각과 상황을 존중해 주는것은 물론이거니와 충분히 '배려'해 주려는 노력이 있어야겠지... (육체적으로)힘들고 지쳐서가 아니라 나름대로의 사적인 그것이 있을테니까..순간적으로 섭섭해했던 내가 너무나 쪽팔린다... 이러고도 내 나이가 불혹을 바라본다니 말야.. 미안하다, 친구야! 너의 그 따뜻하고 사려 깊은 마음을 몰라줘서..

 

술먹고 전철에서 못 내릴까봐 시간 맞춰 전화 해 주는 친구,  본인도 술 먹고 있으면서 집에 잘 들어 갔냐고 꼭 물어봐 주는 센스를 가진 친구,   음치의 극치를 이루는 노래소리도 흔쾌히 들어 주는 친구, 망가질대로 망가진 모습을 봤으면서도 기억 안난다는 말로 뭍어 주는 친구, 밥이 보약이야! 라면서 밥걱정 제일 많이 해주는 친구, 무식하다고 구박구박 하면서도 책을 한아름 선물해 준 친구, 그런 사람이 내 친구라는게 지금 이 순간, 참으로 고맙고 행복하기만 하다...네가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앞으로는 단명(短命)하겠다는 말을 삼가해야겠다. 

 

사랑해, 나의 벗!!

 

지지리 궁상, 너의 알레그로(Allegro)가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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