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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것을 이분으로 나누는것에 유독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는 나는, 그것이 가지고 오는 수많은 '오류'들이 속속 들어나는것을 보고 새삼 놀라고 있다. 늘상 하는 말이지만, 나는 흑이면 흑, 백이면 백, 그 이외의 '변수'에 대해 여지를 잘 두지 않는 습성을 가지고 있는듯 하다. 주변의 지인들은 그래서 늘, 나에대해 피곤해 하기도 했었다.
철이 없을때나 있을때나 어쩌면 그렇게 똑같은 모습이냐고...
근데 나도 그게 잘 조절이 안되는걸 어쩌랴..나의 머릿속 즉, 뇌의 구조는 그저 흰색과 백색으로만 규정해버려야만 직성이 풀리는 맛이 있는지 '회색'이거나, 노랑이거나, 빨강이어야 하는 무리수에 그닥 눈이 돌아 가지 않는 것을...
많은 사람들은 나와 대화하기에 불편하다는 말을 하곤 했었다. 그때도 사실, 귀담아 듣지는 않았다. 들리는대로 듣고, 듣고 싶지 않은 부분은 나름대로 알아서 정리 하면 그만인것을...그런데, 어느 순간 이건 너무 내 중심적 사고가 아닌가 싶은거다. 사실, 어느것 하나 내 중심적으로 사고 하지 않은것이 있겠냐마는, 세상을 혼자 살지 않는 이상 최소한의 '배려'는 필요충분한 조건이라는 사실을 비로서 깨닫게 되기까지도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런데, 어느날 이 조건을 충족시키려고 애쓴 나머지 나는 너무 깊이 생각하는 버릇이 생기게 되었다. 즉, 상배방이 하는 말을 곧이 곧대로 듣지 않고 저 말속에 들어 있는 의미와 진짜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일까를 항상 염두에 두면서 나름대로 해석해 버리는 우를 범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하루이틀 시간이 흐르면서 이 과대망상증은 깊이를 더해 가기 시작했다. 도대체가 남의말을 너무 예민하게 받아 들인다는 것이다. 말한마디 한마디에 꼭 무언가 의미가 담겨 있어야만 하는 것이고, 굳이 저렇게 말한 이유가 뭘까를 몇번이고 곱씹으면서 생각해보는 아주 골때리는 현상이 슬슬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하여 남들은 대충 넘어갈 말도 어? 저건 아닌데 라거나, 왜 그렇게 말했을까를 조목조목 따지고 들어 가기 시작했는데...상대방의 대부분, 나를 너무 무겁거나 피곤하게 보기 시작한다.
아니, 그렇다면 가벼워도 탈, 무거워도 탈이라는 말인가?? 참 정말 중심이란걸 잡기 너무 힘들다. 나는 나대로 상대방이 편한것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면서 살려고 하는데 그것이 때로는 오바라니..그것도 너무 자주 오바 하면서 상대방을 지치게 한다고도 한다. 그렇다면 넘어갈것과 아닌것의 '기준'이란 과연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걸까? 참으로 복잡하고도 머리가 아프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어쩌면 무언가로부터 얻은 피해의식의 잠재적인 발상일지도 모르겠다는 것에까지 생각이 미치기 시작한다. 그래,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받은 피해의식이 어디 한두개 이겠냐마는...적어도 이쯤의 나이테에 들어 섰다면 체념과 웬만한 포용은 갖추고 살만도 하지 않을까? 쓸데없는 과민증세 조금씩 털고 살아야 될것 같다. 안그래도 나의 뇌는 술과 담배연기와 불필요한 상념으로 쪼그라 들고 있을텐데 말이다. 그리고 이분법의 한계를 극복하는 방법을 고민해 보자. 나도 웬만하면 보이는것만 보고, 들리는 대로만 듣고 살고 싶다구.. 나도, 피곤하기는 마찬가지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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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각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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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비슷한 고민중입니다. 말을 곧이 듣지 않고 해석하는 습관. 근데 그나마 그게 빨리 되면 좋을텐데 그렇지가 않으니.. 얘기하다 흐름 놓치기 일쑤죠. 이것도 맘의 병인가 싶습니다. 요즘엔 "이렇게 말하는 건 이렇게 들어주길 바라는 거겠지" 생각하며 그냥 들으려 노력중입니다. -_-부가 정보
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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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블로그의 제목으로 '부드러운 직선'이란 말을 쓰더군요. 누군가와 관계지어 살아간다는 것은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부드러운 직선'처럼요.. 그게 부드럽건 어떻건 직선이란 것이 중요하겠지요..부가 정보
머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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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각생//그래서 저도 맨날 구박 받고 있어요. 얘기의 흐름을 놓치고 딴데로 샌다는것에 직빵이라는 것에서..우리 같이 힘을 내보자구요! ^^체..//저도 그 제목 봤어요. 근데, 조금 어려운 표현인듯..여전히 제게는 이분법적인 사고 밖에는 안되는게..쩝~ '조화'도 역시나 매우 필요한거긴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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