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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수선한 '봄'...

봄은 4계절중 내가 제일 안좋아하는 계절이다.

봄의 이미지는 화려하고 상큼하고 발랄해서 좋기는 한데, 왠지 봄이 되면 분위기는 뭐라 말할 수 없을만치 산만해진다.  나는 나 자신이 산만한 분위기인지라 주변까지 산만한 분위기가 연출되면 그야말로 정신을 못차릴 지경이다.  그렇다고 내가 쾌쾌하거나 고리타분한걸 좋아하느냐, 그렇지는 않지만 긴긴 겨울동안 움츠려 있던 몸과 마음을 여는데 왠지 시간이 걸린다는 표현이 맞을까나???

 

 



봄이 되면 낮이 길어진다.  잠자는걸 인생에서 최대의 쾌락으로 여기는 나는 낮시간이 길어져 잠자는걸 방해 하는 그것부터 싫다.  거기다 낮시간이 길어짐으로 인해 그 시간을 때워줘야 할 뭔가의 일거리(?)를 찾는것부터 귀찮고 피곤해 지기만 한다.  겨울은 춥기는 해도 따끈한 방바닥이 있고, 짧은 낮의 길이로 인해 무얼하며 시간을 보낼까를 궂이 고민하지 않아도 후딱 하루가 가기 때문에 좋다. 만약에 시간이 남으면 어디가서 진득하게 술이라도 퍼붓고 앉아서 놀면 온몸엔 따스한 기운이 퍼지며 훈훈한 분위기까지 한몫 더할 테니깐...^^

 

그래서 봄이되면 나는 산만한 마음과 정신을 가다듬을 약간의 수양(?)이라도 해야 하는 지경에 이른다.  무엇으로 수양을 해야 할까나??  ㅡㅡ;

 

 

 

근데 봄이되면 한가지 좋은점은 있다.  지나가다 마주치는 나무들의 새잎, 조금씩 조금씩 고개를 내미는 초록색 새잎사귀들은 언제 어느해에 봐도 새롭고 신비 스럽다.  그리고 반갑다.

봄이 가고 여름이 되면서 점점 짙푸르러 지는 은행나무 잎이나, 플라터너스 잎들의 그 생기 발랄함은 사계절중 가장 역동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금방 피었다 지는 벚꽃이나 개나리 진달레 보다는..

 

이제 벚꽃도 거의 지다시피 했다. 벚꽃구경 한번 간다고 서둘러 저녁을 먹어 치우기도 했는데 역시나 몸은 말을 듣지 않아 못움직였지만, 대신 파릇파릇 돋아나는 연두빛 그것들은 산만하고 인산인해를 이루는 꽃구경이 무색할만치 평화롭고 아름답다.  다가올 여름만 아니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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