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O(유전자조작생물)

칼럼

성당 교우분과 술자리를 함께 하게 됐습니다.

이 분은 생물학을 전공하신 듯 한데 어쩌다보니 GMO 얘기가 주제로 올라왔지요.

GMO는 아시다시피 유전공학으로 먹거리를 사람생각대로 바꾸는 것인데,

예를 들어 농약을 쳐도 안 죽게 한다든지, 색깔을 더 먹음직스럽게 바꾼다든지 하는 겁니다.

이 분은 그런 먹거리가 자연스런 교배를 통해서 만든 게 아니라서 미처 생각치 못한 위험이 있을 수도 있다고 하네요. 인터넷을 뒤져보니 그 분 얘기랑 비슷한 글이라 달아둡니다

생명윤리관점에서 본 유전자변형식품의 허와 실

 

이 분은 GMO를 반대하면서도

"그래도 GMO가 식량을 늘려서 인류한테 이익을 준 게 있다"고 하네요.

그런데 내 생각은 다릅니다. GMO가 아직 나오지 않았던 1930년대 미국에서는 대공황으로 멀쩡한 농산물이 팔리지 못하고 썩어가고 있었지요. 인터넷에 올라온 글에서 한 부분을 인용해 봅니다.  

 

대공황 때 농산물 가격이 폭락하자 미국에서 농산물과 우유, 치즈 등을 대량 폐기했다. 한쪽에서는 실업자들이 주린 배를 움켜잡고 있는데, 다른 쪽에서는 귀한 식품을 불태우고 바다에 빠뜨렸으니 얼마나 역설적인가. 자본주의 체제의 모순을 극명하게 보여준 사건이었다. 그 뒤에도 오렌지의 공급과잉으로 가격이 폭락하자 캘리포니아 농민들이 오렌지를 대량으로 폐기했다. 넓은 벌판에 산더미 같은 오렌지가 방치된 채 썩어가는 광경은 충격적이었다.


 

그러니까 GMO가 아니라도 농산물 생산량은 넘칠 수 있다는 말이지요

흔히 테크놀로지가 더 발달하면 문제가 해결될 거라고 착각합니다

하지만 위 사례는 문제의 본질이 테크놀로지가 아니라 경제질서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여분의 농산물이 가격폭락을 막기 위해 폐기되어야 하는 상황은 지금도 계속 되고 있습니다.

이런 시스템의 결함을 놔두고 진보를 얘기한다는 게 우스운 것이지요

풍작이 왜 고민이 되어야 합니까?

 

생산량이 늘면, 즉 공급이 늘면 가격이 떨어지고

그 가격하락이 농업에 투자한 돈의 이자를 커버할 수 없을 정도가 되면

돈은 이자를 받아먹지 못하니 더이상 제공되지 않습니다

돈이 없으면 일을 할 수 없고, 일을 못하면 먹고 살 수 없습니다

따라서, 여분의 농산물을 폐기하여 공급을 줄여 가격을 맞추게 되지요

그 가격이 돈에 바치는 이자조공을 커버할 수 있을 정도로 오르도록 말입니다

 

한편, GMO가 만들어지는 것도 돈의 결함에서 비롯합니다

돈이 정기적으로 이자를 낳으니 단기간에 최대이윤을 뽑아내는 것이 목표가 됩니다

그 과정에서 생명의 질서는 보이지 않습니다.

돈이 정기적으로 감가상각된다면 장기적으로 덜 위험한 사업에 투자되게 됩니다

따라서 GMO같은 괴물이 나올 수가 없지요

 

그러니까 '이자를 낳는 돈'은 양방향으로 작동합니다

1. 진보를 막고

2. 악한 흐름을 유도한다

 

돈의 결함이 만들어낸 장벽이

모든 진보를 막아버리고 그 안에서 악이 증식하고 있습니다

이걸 무너뜨려야지요. 다들 뭐하고 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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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17 23:51 2014/12/17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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