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러운 경제질서>는 영화로 치면 블록버스터급이다. 거대한 스케일로 사회문제의 뿌리를 파고든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지 못한다. 각자가 살고 있는 좁은 영역에 익숙할 뿐, 그 전체 흐름이 어떤 식으로 움직이는지 알지 못한다. 우리를 짓누르는 사회문제의 원인은 모호해 보이고 그 해결책도 모호해 보인다. 그래서 우리는 여태껏 각각의 문제에 대해서 각각의 대증요법으로 대응하였으며, 문제의 원인을 바로잡는 게 아니라 문제의 결과만 억제하는 미봉책을 남발했다. 그 과정에서 모든 사회문제의 뿌리는 그대로 살아남았다. 겉으로 드러난 증상 배후에 있는 근본원인을 바로잡아야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우리가 매스미디어를 통해 접하는 경제문제에 관한 담론들은 모두 무의미한데, 근본적으로 잘못된 토지제도와 화폐제도를 그대로 둔 채 그 위에서 이야기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잘못된 전제 위에서는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기존 화폐제도와 토지제도의 불합리함이 사회문제의 뿌리임을 이해하고 그 토대를 발로 걷어차서 무너뜨려야 비로소 의미있는 변화가 시작될 것이다. 기존의 낡은 정치가 그 잘못된 토대 위에서 유권자에게 광고하는 대증요법들은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현재의 문제를 배배 꼬아서 더 복잡하게 만들고 새로운 문제를 증식해 갈 것이다. 정부를 수천 번 갈아엎어도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같은 방법만 쓰면 같은 결과만 얻을 것이다. 오로지 문제의 뿌리, 토지제도와 화폐제도의 결함을 바로잡아야 우리 사회가 앓고 있는 병적 징후들이 사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