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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하지도 않고 장례를 치를 수는 없다 -故 윤주형 동지의 원직복직과 해고책임자 처벌 이루어져야

  • 분류
    노동
  • 등록일
    2013/01/31 21:22
  • 수정일
    2013/01/31 21:27
  • 글쓴이
    사노신
  • 응답 RSS

 

지난 1월28일 기아비정규직 해고자 윤주형 동지가 2장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기아차해고자원직복직투쟁위원회(이하 해복투)는 긴급성명서을 통해 ‘故 윤주형 동지의 원직복직과 사측 책임자 처벌이 이루어져야 하며 이러한 조치가 이행되지 않을 경우 총력투쟁을 배치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사측은 ‘故 윤주형 동지를 하청업체의 “명예사원”으로 위촉하고, 원청 협력지원실과 하청 사장단의 사과만 하겠다’는 안을 제시했다. 
이에 해복투는 허구적인 명예사원 처우는 죽어서도 원직복직을 거부한 것이며, 해고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은 해 사과만 하겠다는 사측 태도에 분노하며 요구안이 관철될 때까지 장례를 치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기아차지부 화성지회는 해복투가 반대하더라도 시신 없이 영정사진만으로 장례를 강행하겠다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30일 오후에 화성지회가 일방적으로 입관절차를 밟으려고 시도하자 이를 막기 위해 조합원들과 연대단위들이 모여들었고, 이에 화성지회는 입관식을 취소했다. 
화성지회는 오늘 31일로 예정되었던 노제를 취소했지만 노조소식지를 통해 고인의 명예회복을 위한 자신들의 노력이 해복투와 일부 의견그룹에 의해 수포로 돌아갔다며, 이들이 고인의 뜻을 왜곡하여 정치적으로 탈바꿈되었다고 비난했다. 이에 해복투 김수억 위원장은 페이스북 등을 통해 해복투에서 해고자 전원 원직복직이 아니라 윤주형 동지의 원직복직을 요구하고 있으며, 사내하청분회 대의원 간담회와 화성지회 임원 및 제조직 의장단 간담회에서도 이를 명확히 밝혔다고 말했다. 그러나 화성지회 함성소식에서는 마치 해복투가 윤주형 동지의 죽음을 이용하는 것처럼 왜곡하고 있는 것이다.

 

해복투와 제대로 소통도 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장례 진행하려했던 화성지회

그러나 내막을 조금만 자세히 살펴보면 화성지회의 말이 설득력이 없음을 알 수 있다. 지난 2012년 임단협 과정에서 상정된 ‘해고자 전원 원직복직안’이 대의원대회에서 논란이 되었는데 특히 故 윤주형 동지의 해고는 노동조합 활동으로 인한 해고가 아님을, 그리고 2·3차 하청 해고자 이동우 동지는 조합원이 아니라고 못을 박았다. 
윤주형 동지의 해고가 노동조합 지침에 따른 잔업거부 때문에 벌어진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전 집행부와 마찬가지로 현 집행부 역시 윤주형 동지의 투쟁의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았던 것이다. 때문에 해고 이후 죽음에 이르는 3여년의 긴 시간동안 기아차지부와 금속노조에서는 신분보장기금이나 생계비 지급이 한 푼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결국 해고자 4인 중 윤주형 동지와 이동우 동지는 사측과의 합의서도 없이 취업알선하는 것으로 임단협이 정리되었다. 그러나 현재 복직을 합의한 해고자에 대해서도 제대로 된 논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기아차지부장과 대화를 요구하는 이동우, 김수억 동지를 막아서는 집행간부들 (출처 : 참세상)

빈소에서 벌어진 몸싸움에 관련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윤주형 동지가 자결한 다음 날에도 대의원대회를 진행했던 기아차지부 집행부는 이틀이 지난 어제 저녁에야 장례식장을 찾았다. 당시 화성지회의 일방적인 입관시도를 막기 위해 모였던 조합원들과 연대단위들은 장례식장 앞에서 촛불집회를 하고 있었다. 

조문을 마친 배재정 기아차지부장이 접객실로 나가자 이동우 동지가 지부장에게 면담을 하자고 수차례 이야기 했으나 오히려 집행부 임원들이 우르르 몰려와 이동우, 김수억 동지를 빈소에서 나오지 못하도록 에워싸고 막아서며 조용히 하라고 소리쳤다. 과정에서 이동우, 김수억를 밀지 말라고 얘기하는 연대단위들에게 집행간부들은 욕설을 하거나 밀쳐내는 등 위압적인 모습을 보이며 다들 제자리로 돌아가라면서 상황을 무마시키기 바빴다.

 

기아차지부와 화성지회는 지난 시간동안 故 윤주형 동지 투쟁의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윤주형 동지가 받았을 고통을 되돌아보고 반성하기는커녕 유족과 같은 해복투와 제대로 소통하지도 않은 채 형식적인 노동조합장을 치르고 모란공원으로 모시는 것으로 자기역할을 다 한 것처럼 말하고 있다. 심지어 사측에 대한 투쟁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장례를 진행하는 것에 문제제기 하는 해복투과 활동가들을 비난하고 있다.

현재 화성지회는 노제를 연기하고 오늘 사측과 협의를 더 진행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해복투의 요구를 받아 안고 투쟁을 배치할 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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