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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달군님의 [우리 정규직 되면 결혼하자?]
기표와 기의의 기호학적 접근부터 해보자.
기표는 기의를 드러내지만 기표의 다양한 표현방식(코드)에 의해 기의는 다양하게 해석되어질 수 있다.
이미지하나, 텍스트 한 문장(기표)에는 여러가지 상징과 이데올로기(기의)를 함의할 수 있다. 단순한 이미지하나, 텍스트 문장하나일 수도 있지만 누가 어디에 어떻게 사용되고 누구에게 영향을 미치느냐에 따라 한 사회를 지배하는 관념을 공고히 할 수도, 투쟁의식을 고취하는 무기가 될 수도, 지배문화를 지배이데올로기를 전복시킬 수 있는 표상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한 장의 포스터로 얘기들이 무성하다.
포스터 하나가지고 왜 난리들을 치냐라고 언뜻 예민하다는 반응을 보일 수도 있을꺼라 생각도 된다. 하지만 포스터안의 담긴 이데올로기를 생각해보면 단지 카피하나, 이미지하나, 포스터한장의 문제가 아님을 인지할 수 있다.
일단 포스터를 언뜻보았을 떄 오..감각 많이 좋아졌네..직설적 표현과 강성한 투쟁방법이 노조의 일반화된 접근법이었다면 이번 포스터는 접근방식에 여러가지 고민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노조, 사회단체의 그러저러한 포스터들을 비교해 보았을 때 돈좀 들인, 기획이 보이는 포스터임을 순간 감지가능했다. 감각이 돈들인만큼 보일까에는 여러가지 이견이 있겠지만 현실은 그렇기도 아니기도 하다. 여튼..
포스터를 조금 들여다 보면 이렇다.
회색빛 서울을 배경으로 벤치에 앉은 등진 남녀. 회색빛은 여러가지를 상징한다. 어두운 비정규직의 불안한 미래, 보이지 않는 뿌연 그들만의 사회 등 현재를 드러내는 다양한 해석이 되어질 수 있다. 이를 배경으로 앉은 남녀와 그 중심에 텍스트를 박아 넣은 절묘한 디자인(배치, 레이아웃)이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이내 이 이미지는 논란의 여지를 충분히 내재하고 있다고 평가될 수 있다. 남녀의 관계설정이라 할 수 있는 행위, 이미지를 함축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텍스트. 남성중심사회의 전통적 가치관에 입각한 편향적 관점이라는 것과 소수자에 대한 배려가 고려되지 않은 표현방식이라는 것에 슬슬 화가 치밀게 됨을 느낀다.
예를 들면 여성의 어깨에 손을 얹은 남성의 일방적 팔걸이자세라든지, 이미지를 함축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카피글 “우리 정규직 되면 결혼하자”은 비혼자, 장애인, 동성애자, 여성에 대한 관점은 온갖데 없고 가부장남성의 시각임으로 분석가능해진다. 사실, 의도한바가 보이지 않는게 아니고 디자인감각이 뒤떨어지지도 않은데 왜 따지고 드냐라고 하면 생뚱맞은 평이 되어질 수도 있겠으나 이미지와 텍스트가 가진 기표가 의도한 바를 드러내는 기의가 편향적이다라면 기표에 대한 비판적 관점이 드러나는 건 당연한 결과이다.
상대적으로 최근 본 인권영화제 포스터는 대표적으로 잘만들어진 창작물이라 생각된다.
지구모양의 둥근형태안에 다양한 인간들이 여러가지 형태와 칼라로 자리잡고 있는 이미지이다. 이 이미지는 ’인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나 영화가 보이지는 이미지는 아니다. 하지만 아래 텍스트로 인권영화제임을 보조해준다. 아동이 슥슥 그린 듯한 친근한 이미지가 인권영화제를 인간적으로 와닿게 해서 그래서 더 따뜻한 인간의 감정을 드러내는 그래서 결과적으로 인권영화제 포스터로는 잘만들어진 창작물이라는 평가를 내리기에 주저함이 없다.
잼나는건 전체의 형태이다. 이미지와 텍스트를 연결해서 보면 "열쇠구멍"의 형태를 띄는데 인권영화를 보려면 이 공간으로 들어와보라고 권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인권을 여는 열쇠, 해법을 제시하겠다는 의도로 해석이 가능해진다. 신기하다. 포스터는 인권영화제를 드러내는 얼굴중의 하나이므로 이 포스터를 통해 이번 인권영화제의 정체성을 살짝 감지할 수 있는 것이다.
사실 이번 민주노동당 비정규직법안저지 포스터는 기획의 미숙함이 보여진다.
비정규직과 관련한 여러가지 계층별 상황시리즈로 기획되었다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
포스터의 영향력을 다양한 계층의 민중에게 다가가려면 면밀하고 치밀해야한다. 비정규직의 문제가 모두의 문제임을 감안할 때 좀더 신중해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
다양함을 내포하지 못하는 다수의 주장은 소수에게 폭력이 될 수 있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그것이 포스터 한 장에도 담길 수 있다는 것.
문화적, 이데올로기적 영향력을 인정해야 한다.
기획의 미숙함 탓이리라 믿고 싶다.
역으로 민주노동당의 정체성을 의심하게 만드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거다.
그러므로 포스터에 딴지를? 걸만한 똑같은 상황이 재발하지 않기를 희망하는 것이다.
이런 희망에 재뿌리는 상황을 다시 경험하지 않길 바란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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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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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들의 행위가 편향적이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는 한 앞으로도 이러한 포스터는 계속 제작될 것입니다. 그게 참으로 답답한 일이죠...부가 정보
자일리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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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 열쇠구멍을 상징하는 것인지는 이 글을 보고 처음 알았어요. 글을 읽은 후 미술관 한바퀴 돌고 나온 것 같은 느낌을 준 해설포스트... 리버미어린이 차~암 자~알 해애~써어~요오~~~! 도장 꾸욱!!!부가 정보
river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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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답답한일 엄기를 바라는뎅..희망이 큰거인가요? 미치겠네..자일선생. 도장다섯개주시와요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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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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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 이미지에 대해 매우 분석적인 해설을. 제가 썼다면 아마 "왠지 짜증난다"로 끝났을 것 같은데요.ㅎㅎㅎ부가 정보
san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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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에서 포스터 많이 만들어 봐서 아는데요... 회색빛이 무엇을 뜻하는지 그걸 생각할 겨를이 없어요. 또 거꾸로 여자의 팔이 남자의 어깨로 올라와 있었다면 사진이 어울릴까요? 그럼 저 뒤의 고압선 철탑은 과연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요? 왜 공원이나 산이 아닌 강변에 앉아 있었을까요? 나무벤치 등받이는 가로가 아닌 세로로 된 것을 썼을까요? 두 사람이 앉았는데, 벤치는 저렇게 왜 긴 걸 썼을까요? 그런 생각 다하고 포스터 못만들어요...부가 정보
san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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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포스터가 산오리도 맘에 안들지만, 만든 사람들의 수준이나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넘 멀리, 넘 많이 나가 있는 듯하네요.산오리가 왜 저 포스터를 열심히 변명해 주고 있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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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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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 역시 미갱 ^^ 사실, 저는 첫문장을 읽고 아주 익살맞은 글일 꺼라고 예상했었는데... 이렇게 차분히 읽고나니 그도 좋네요. ㅎㅎ부가 정보
미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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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오리, 그런 걸 다 '생각'하고 만들지는 않겠지만 적절한 덧글은 아닌 것 같아요. 특히, 여자의 팔이 남자의 어깨로 올라와 있었다면 '어울릴까요?'라는 질문은 좀 불편하네요. 안 어울려요? ^^;(강 저편의 고압선 철탑과 뿌연 건물들은 공업단지의 느낌을 주네요. 아마 산이나 공원에서 그런 이미지까지 건지기는 쉽지 않을 듯하죠? 등받이가 세로로 되어있어서 마치 창살처럼 갑갑한 느낌을 주고 벤치는 길어서 연인의 표정이 보이지 않는데도 허전하고 쓸쓸해보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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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ver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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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니/결론은 바로 그거마자용~ㅎ_ㅎ레니처럼 음악파일을 찾거나 올려 정보에 대한 파장을 크게 하고파요~(항상 부탁만@_@)
산오리/포스터 스킬이 떨어진다는 얘길 하는건 아니어요.기획의 문제인데..
내부사정을 어느정도 파악하는 저로서도 현실적 부분이야 이해하조. 그래서 생각이 오히려 투박하고 정직한 방식으로 제대로 된 소리를 하면 별 불만이 엄쓸꺼라는 생각. 돈들이고 욕먹고..바보죠.^^;
미류/오호~익살맞은 글이라...그런거 원하는대로 쓸수있는 능력이 되면 좋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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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ver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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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언해보면.. 이 포스터는 붉은 사랑님 말대로 "환상"을 키운다는 얘기가 일면 맞는거 같아요. 소시민적 삶을 키우게 만들지만 현실은 정규직이 되어도 소시민적 삶을 유지하기가 얼마나 어려운게 사실인지..키워드의 선택문제인데.."정규직=행복한 삶"이런거 보다는 좀더 핵심적인 키워드를 잡는게 방향설정이 옳았을꺼라는 생각. "비정규법 통과되면 큰일인데..."의 뉘앙스는 약간은 패배주의적 사고가 내제해 있어 힘빠지게 할 수도 있고하니 좀더 적극적인 정공법을 택하는 전략이 더 좋았을꺼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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