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만에 주검 4구가 발견됐는데 제대로 뒤지면 얼마나 나올지.” “이러다 다 죽어. 빨리 탈출하시길.”
제주에서 경찰관이 ‘허위 종결’한 실종 사건의 30대 여성과 60대 남성의 주검이 잇달아 발견되자 온라인을 중심으로 제주의 치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통계로 볼 때 제주를 ‘공포의 섬’ ‘범죄도시’라고 보는 시선은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30일 경찰청 범죄통계를 보면, 지난해 제주의 범죄 발생비는 4193.8건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2위 부산(3605.5건)과도 격차가 벌어진다. 하지만 범죄 발생비는 주민등록인구 10만명당 발생 건수로, 이때 인구수에는 제주에 사는 주민(약 67만명)만 들어가지만 범죄 발생 건수(2만7880건)는 외지인이 저지른 범죄도 포함한다.
예를 들어 관광객이 렌터카를 몰다 음주운전이 적발돼도 제주의 범죄 건수에 들어간다. 매년 1300만명이 찾는 관광지 제주는 주민등록인구보다 ‘생활인구’가 상당히 많아 인구 대비 범죄 건수가 많을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생활인구란 특정 지역에 주민등록을 두지 않았지만 관광, 취업, 통학 등의 이유로 머물고 있는 이들까지 포함해 실제 그 지역에 있는 인구를 뜻한다. 한 경찰관은 “제주에서 살인·강도 같은 4대 강력범죄는 매우 드물고 폭력이나 소액 절도 사건이 대부분”이라며 “상주인구가 적다 보니 범죄율 1위는 맞지만 통계의 착시가 있다”고 했다.
무사증 제도로 제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많다 보니 ‘이번 실종 범죄의 배후도 중국’이라는 괴담도 퍼지고 있으나 제주의 외국인 범죄율은 대도시와 비슷한 수준이다. 채현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검거된 피의자 중 외국인 비율은 제주의 경우 3.5%로 1위인 경기 남부(4.13%)보다는 낮고 서울(3.42%), 인천(3.19%)과 크게 차이가 없다.
이달 22일부터 사흘 동안 30대 여성 장아무개씨를 비롯한 실종자 주검 4구가 수습되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제주 실종지도’가 등장하기도 했다. 29일에도 20대 남성이 실종 신고 하루 만에 서귀포 해안가에서 숨진 채 발견되자 “수색만 하면 주검이 나오는 동네”라는 글이 온라인에 이어졌다. 하지만 경찰청이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에게 낸 자료를 보면, 지난해 제주에서 접수된 실종 성인(가출인) 접수 건수는 786건으로, 인구 10만명당 접수 건수로 치면 18개 시·도경찰청 중 7위다.
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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